탈북민들의 밝은 표정에서 '살아갈 희망'을 봅니다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고향과 평화를 새기다

등록 2026.07.16 09:19수정 2026.07.1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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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탈주민의날 현수막에 처음으로 북향민을 함께 표기했다.
북한이탈주민의날 현수막에 처음으로 북향민을 함께 표기했다. 이혁진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장 사진촬영장소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장 사진촬영장소 이혁진

14일 평소 알고 지내는 탈북민 김아무개(48) 화가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통일부 주관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고향을 품다. 평화를 잇다' 주제로 열린 기념식은 이 땅의 3만 6400명의 탈북민을 환영하며 축하하는 자리다.

김씨는 2012년 탈북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릴 때 북한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시절을 포함하면 화가 경력이 30년을 넘는다. 그간 여러 작품을 전시했지만 화가로서의 생활은 버거운 실정이다. 매일 막노동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주 이삼일 그림 작업을 하고 있다. 전업 작가가 꿈이지만 아직도 요원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탈북민의 밝은 얼굴

김씨는 기념식 행사장에서 오랜만에 고향사람들을 만났다. 서로 생계에 쫓기다 보니 이때를 기다린 표정들이다. 과묵한 김씨도 반가운지 미소를 띠었다. 탈북민들은 이날이 자신들의 진짜 생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탈북해 처음 한국에 온 날을 기억하듯이 평생 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기념식에 참석한 탈북민들의 표정은 모두가 밝았다. 헤어진 이산가족을 만난 듯 서로 기쁨을 나누며 행복한 얼굴이다. 이날 기념식에서 온갖 편견과 역경을 이겨내고 지역사회를 보듬고 성공한 여러 탈북민들이 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북한의 전통술 기법을 되살려 양조장을 설립하는 등 창업에 성공한 모녀의 스토리는 탈북민들에게 살아갈 의지와 희망을 주었다. 중국에서 태어나 2013년 어린 나이에 탈북해 어엿한 바이오 연구자로 성장한 젊은이의 꿈도 성공 본보기로 주목을 받았다.

이들이 걸어온 역정은 단순한 정착사례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체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주변에 감사하는 마음이 충만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대부분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봉사는 성공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울 때 해야 삶의 뿌리를 단단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 공연무대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 공연무대 이혁진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 공연무대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 공연무대 이혁진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장 도서전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장 도서전 이혁진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장 사진전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장 사진전 이혁진

이날 기념식장에는 내로라하는 탈북민 예술가들이 무대에 총출동해 자신들의 끼와 재능을 발휘했다. 탈북민들은 북에서 익히 들었던 음악과 노래를 회상하면서 눈물을 흘리거나 기쁨에 겨워 춤을 추기도 했다.

기념식장 한편에는 탈북민 작가들의 도서전도 열렸다. 부드러운 안락의자에 눕거나 앉아 책 읽는 사람들도 있었다. 몇 년 전 인사를 나눴던 탈북민 소설가는 어느새 새로운 책을 발간해 놀랐다. 필자와 도서전을 함께 둘러본 김씨는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탈북민 화가들이 적지 않은데 이들의 그림도 함께 전시했으면 고향사람들이 더 감흥을 느낄 수 있겠다는 바람이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남북한통합문화센터와 남북하나재단 등 탈북민 관련 기관과 단체들도 참가해 기념일을 축하하고 탈북민들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북한이탈주민의날을 맞아 남북통합문화센터도 참여했다.
북한이탈주민의날을 맞아 남북통합문화센터도 참여했다. 이혁진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장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장 이혁진

북한이탈주민의 호칭 변경에 대해

한편 이날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호칭도 언급됐다. 줄여서 '탈북민', '북향민' 등으로 부르고 '먼저 온 통일'이라는 추상어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북향민 표현이 최근 많이 회자되는데 이번 기념식에서 처음 북한이탈주민과 병기해 사용했다. 향후 북한이탈주민 대신 북향민으로 호칭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정체성을 바꾸는 호칭 변경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일례로 해방과 6.25 전쟁으로 북에 고향을 두고 남하한 이북도민 등 남북 이산가족의 고통을 기리는 이산가족의 날이 2023년 제정됐다. 이후 이산가족들은 북한이탈주민도 넓게 실향민으로 품어 이산가족 행사에 이들을 초대하고 화합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남북 실향민은 현재 이산가족과 북한이탈주민으로 나뉘어 각각 기념식을 갖고 있다. 요컨대 호칭 변경 문제는 폭넓은 사회적 합의와 동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북한이탈주민의 날이 세 살을 맞았다. 어린 아기가 이제 막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탈북민에 주목하는 것은 남북한이 한반도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다. 평화통일을 함께 이루려면 탈북민에게 보다 높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북한이탈주민의날 #탈북민 #이산가족의날 #실향민 #북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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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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