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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사회적 대화 끝에 '김충현 합의' 도출... 발전정비 외주화에 첫 제동

공공부문 경상정비 하도급 원칙적 금지·한전KPS 직접고용 추진... 태안화력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 계기 노·정 협의 결실

등록 2026.07.15 11:59수정 2026.07.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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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故)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를 계기로 시작된 발전산업 구조개선 논의가 11개월 간의 사회적 대화 끝에 역사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는 지난 14일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최종 합의문을 발표하고, 발전 정비 산업의 외주화 구조 개선과 발전공기업의 역할 강화, 노동자의 정의로운 전환을 핵심으로 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 김충현씨가 작업 중 숨진 사고 이후 정부와 노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약 11개월간 21차례 회의를 거쳐 마련한 것으로, 발전산업 전반의 안전과 공공성 회복을 위한 첫 사회적 합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학암포길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앞에 설치된 고 김용균 추모조형물과 김충현 노동자 묘비가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학암포길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앞에 설치된 고 김용균 추모조형물과 김충현 노동자 묘비가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신문웅

'위험의 외주화'에 사실상 종지부… 경상정비 하도급 원칙적 금지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발전 정비 분야의 외주화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질한 점이다.

협의체는 산업재해 예방과 안전 강화를 위해 한전KPS가 발전공기업과 계약하는 경상정비 업무의 하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또 현재 한전KPS 하청노동자들은 공정한 채용 절차를 거쳐 직접고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위해 한전KPS 노사와 하청노동자, 전문가가 참여하는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발전소 현장에서 수십 년간 지속돼 온 다단계 외주화 구조를 개선하는 첫 제도적 합의로 평가된다.


발전공기업 역할 확대… 정의로운 전환 후속협의체도 구성

에너지전환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졌다.


협의체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발전공기업의 역할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발전소 폐쇄와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과 산업구조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정부와 발전공기업, 발전정비공기업, 노동자 대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후속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노동자의 직무전환 교육과 교육재원 마련에도 합의했다.

 고(故)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가 지난 2월 1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합의안을 공식 발표했다.
고(故)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가 지난 2월 1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합의안을 공식 발표했다. 신문웅(김충현 대책위 제공)

"공공성과 민간 상생 함께 추진"

협의체는 공공성을 강화하면서도 민간 정비기업과의 상생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발전정비 경쟁체제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한전KPS가 공적 역할을 확대하되, 축적된 기술력을 활용해 민간 정비기업과의 협력과 산업생태계의 균형발전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김창섭 협의체 위원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발전공기업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은 노동자의 안전과 공공·민간의 상생에 있으며 정부와 발전공기업, 노동계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안이 남긴 과제… '김용균 이후 김충현' 반복 막아야

이번 합의는 태안화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가 다시 한번 우리 사회의 제도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2018년 태안화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진 이후 산업안전과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지만, 2025년 또다시 태안화력에서 김충현씨가 작업 중 목숨을 잃으면서 발전산업 구조개선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이번 합의는 그 연장선에서 외주화 구조 개선과 직접고용, 정의로운 전환을 제도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발전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동계가 요구해 온 내용이 모두 반영된 것은 아니어서 앞으로 후속 협의체 운영과 직접고용 이행, 발전5사 구조개편, 석탄화력 폐쇄지역 지원대책 등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가 남은 과제로 꼽힌다.

 고 김충현 대책위 소속 태안화력에 근무하는 한전KPS비정규직 농성단이 청와대 앞 농성장에서 65일간 합의서 이행 촉구 농성을 펼치기도 했다.
고 김충현 대책위 소속 태안화력에 근무하는 한전KPS비정규직 농성단이 청와대 앞 농성장에서 65일간 합의서 이행 촉구 농성을 펼치기도 했다. 신문웅(김충현 대책위 제공)

발전비정규직연대 이태성 지부장은 "전국 최대 석탄화력발전단지를 보유한 태안은 앞으로 발전소 폐쇄와 정의로운 전환 정책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지역인 만큼, 이번 합의가 지역경제와 노동자의 고용안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와 발전공기업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도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태안화력 #직접고용 #위험의외주화 #한전K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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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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