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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김건희 선고 하루 전 '8일 연기'... 대법원이 다시 보게 된 '명태균 여론조사'

같은 '명태균 여론조사' 두고 김건희 무죄·윤석열 유죄... 24일 오후 2시 대법원 판단 주목

등록 2026.07.15 13:36수정 2026.07.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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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의 매관매직 의혹 사건 1심 선고공판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6월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의 매관매직 의혹 사건 1심 선고공판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유성호

[기사 보강 : 오후 4시 40분]

대법원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통일교 금품수수·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사건 상고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일정을 연기했다.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이 "윤석열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 판결을 함께 검토해 달라"며 선고를 미뤄 달라고 요청하자, 대법원이 이를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특검이 요구한 '최소 한 달 이상'이 아니라 8일만 연기했다.

15일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김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을 당초 16일 오전 10시 15분에서 오는 24일 오후 2시로 변경했다.

선고를 불과 하루 앞두고 기일을 바꿨다는 점에서 단순한 일정 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이 특검의 주장에 따라 윤씨의 1심 판결 내용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검 "최소 한 달 필요"... 대법원은 왜 8일만 미뤘나

14일 김건희 특검은 대법원에 선고기일 연기신청서를 제출했다. 윤석열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판결문을 검토한 뒤 김씨 상고심에 반영할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겠다는 이유였다.


특검은 애초 "현시점으로부터 최소 한 달 이상 선고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허용한 기간은 8일이다. 이 같은 절충적 결정에는 특검법이 정한 재판 기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법에 따르면, 1심은 공소제기일부터 6개월 이내, 2심과 3심은 전심 판결 선고일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판결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씨 사건의 상고심 선고 시한은 오는 28일까지다. 대법원이 선고기일을 24일로 변경한 것은 특검에 추가 의견을 낼 시간을 주면서도 법이 정한 시한 안에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특검의 요구를 전면 수용했다기 보다 문제 제기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사건을 한 달 이상 장기 재검토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판단한 결과에 가깝다.

한 달 연기라는 결과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특검으로서는 최소한의 성과를 거뒀다. 당초 선고가 예정대로 이뤄졌다면 윤씨 사건의 판결문과 법리를 충분히 분석해 의견을 낼 시간이 사실상 없었다.

하지만 선고가 8일 미뤄지면서 특검은 윤씨 사건 재판부가 왜 같은 여론조사를 '정치자금'으로 인정했는지, 김씨의 1·2심 무죄 판단과 어떤 지점에서 다른지를 정리해 대법원에 제출할 수 있게 됐다.

같은 여론조사... 김건희는 무죄, 윤석열은 유죄

이번 선고 연기는 동일한 여론조사 제공을 둘러싼 하급심 판단이 정반대로 갈린 상황에서, 대법원이 새로 나온 윤씨 사건 판결까지 검토할 시간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공소사실의 골자는 윤석열·김건희씨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태균씨로부터 대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았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김씨 사건의 1·2심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활동이나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김씨 부부만을 위해 조사를 수행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김씨가 명씨 또는 여론조사 업체와 별도의 계약을 맺지 않았고, 조사 방법이나 표본, 공표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항소심 역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라고 판단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과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윤씨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다른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명씨가 제공한 여론조사 58회 가운데 14회, 2792만 7200원 상당에 대해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윤씨에게는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 3600원이 선고됐다.

특히 이진관 재판부는 명씨와 김씨 사이에서 여론조사 제공과 정치적 조언에 관한 합의가 먼저 이뤄지고, 윤씨가 이를 전달받아 묵시적으로 동의함으로써 세 사람 사이에 '순차적·암묵적인 의사의 합치'가 성립했다고 판단했다.

명씨가 별다른 합의도 없이 오로지 영업 목적이나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윤씨 부부에게 장기간 여론조사를 제공했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명씨가 윤씨에게 유리하도록 조사 방식을 변경하거나 일부 결과를 왜곡한 사정, 윤씨 부부와 주고받은 연락 내용 등도 판단 근거가 됐다.

결국 같은 여론조사 제공 행위를 놓고 김씨의 1심과 2심 재판부는 '명씨가 독자적으로 실시해 여러 사람에게 배포한 자료'에 가깝다고 본 반면, 윤씨 재판부는 '대선 후보 부부에게 제공하기로 합의된 정치적 용역과 재산상 이익'이라고 본 것이다.

대법원 선고 연기가 뜻하는 것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방해 등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인 9일 서울역에 관련 방송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2026.7.9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방해 등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인 9일 서울역에 관련 방송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2026.7.9 연합뉴스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사실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조사하는 법원이 아니라 원심판결에 법리 오해나 절차상 위법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법률심이다. 이는 윤석열씨가 유죄이므로 김건희씨도 반드시 유죄라는 식으로 곧바로 연결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윤씨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공소사실의 핵심 당사자와 행위가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윤씨 사건 재판부는 김씨를 여론조사 무상수수의 공동정범으로 명시적으로 판단했다. 반면 김씨 사건에서는 바로 그 공동정범 관계가 인정되지 않았다.

두 판결이 동시에 유지된다면 하나의 여론조사 제공 관계를 놓고 윤씨 사건에서는 김씨와의 공모가 인정되고, 정작 김씨 본인의 사건에서는 공모가 인정되지 않는 상태가 된다.

결국 대법원의 선고 연기는 이 같은 판단 충돌을 추가로 검토할 필요성을 인정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대법원이 추가로 검토할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여론조사 결과가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는지다. 김씨의 1·2심은 명씨가 독자적으로 수행한 조사를 여러 사람에게 배포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반대로 윤씨 사건 재판부는 실제 조사 비용을 산정하고, 윤씨 부부에게 제공된 14회 조사에 구체적인 재산상 가치가 있다고 인정했다.

대법원은 여론조사의 객관적 가치 산정이 가능한지, 반드시 계약이나 독점적 제공이 있어야 정치자금이 되는지, 정치 후보자에게 반복적으로 전달된 맞춤형 조사와 전략 조언을 하나의 정치적 용역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명씨와 윤씨 부부 사이에 무상 제공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다. 명시적인 계약서가 없는 사건에서 공모와 합의는 통화, 문자메시지, 만남, 실제 행동과 이해관계 등을 통해 추론된다. 윤씨 사건 재판부가 인정한 '순차적·암묵적 의사 합치'가 정치자금법상 공모관계를 인정할 정도로 충분한지, 김씨 사건의 원심이 이 부분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셋째는 여론조사 제공과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사이의 대가관계다. 여론조사가 무상으로 제공됐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공천 거래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명씨의 공천 요청과 윤씨 부부의 반응, 실제 공천 과정에서 행사된 영향력, 시간적 선후관계 등을 종합해 정치자금 제공과 정치적 보답 사이의 연결이 법률상 충분히 인정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선고 결과에 따른 주요 시나리오

 정치 브로커 명태균으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결과가 나오는 13일 명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07-13
정치 브로커 명태균으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결과가 나오는 13일 명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07-13 사진공동취재단

오는 24일 대법원의 선택은 크게 세 방향으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는 원심 확정이다. 대법원이 김씨 사건의 2심 판단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고 보면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확정할 수 있다. 이 경우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혐의에 대한 김씨의 무죄도 확정된다.

그렇게 되면 김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죄 판단을 받지만, 윤씨는 같은 사안을 놓고 1심 유죄 상태에 남는다. 이후 윤씨의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판단이 정리되겠지만, 당분간 동일 사건을 둘러싼 사법부 판단의 충돌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또한 윤씨 측은 김씨의 무죄 확정 판결을 항소심의 핵심 방어 논리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공동정범으로 지목된 사람은 무죄가 확정됐는데 다른 공동정범만 처벌할 수 있느냐'고 주장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같은 상황에 대한 상반된 결론으로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는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부분의 파기환송이다. 대법원이 김씨의 원심이 여론조사의 경제적 가치나 공모관계를 잘못 해석했다고 판단하면 무죄 부분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

이 경우 김씨는 명태균 여론조사 혐의에 대해 다시 항소심 재판을 받아야 한다. 파기환송심에서 유죄가 추가로 인정되면 기존 징역 4년보다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 윤씨 사건 1심의 유죄 판단도 상당한 법리적 힘을 얻게 된다. 대법원이 김씨 사건에서 '계약서가 없더라도 반복적이고 맞춤형으로 제공된 여론조사는 정치자금이 될 수 있다'거나 '암묵적 합의로 공동정범 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의 기준을 제시한다면, 윤씨 항소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는 대법원이 유죄가 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보고 파기환송할 경우다. 물론 이렇게 될 경우 김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까지 흔들리는 것이어서 파장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 측은 대법원의 선고 연기에 대해 "대법원이 선고기일을 변경한 만큼 우선 그 절차를 존중한다"면서도 "대법원은 법률심인 만큼 정치적 분위기나 다른 사건의 진행 상황이 아니라 기록과 법리에 따라 독립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법원은 15일 오후 오는 24일 열리는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금품수수·명태균 게이트' 사건 상고심 선고를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김씨 사건 상고심 선고의 중계방송이 허가되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처음으로 생중계된다. 선고는 윤석열씨에 대한 선고가 진행됐던 대법원 1호 법정에서 열린다.
#김건희 #윤석열 #대법원 #이진관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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