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영우 시인의 시집 <양재>
시인의일요일
섬이 가지고 있는 낭만, 비행기를 타고 타국으로 나가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삐쭉빼쭉한 나무들이 서 있는 이국적인 느낌들, 그런데도 말이 통하는 곳. 바로 제주입니다. 한때는 저도 제주에 살고 싫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생각에만 머물렀고, 앞으로도 생각을 확장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휴가철이 되면 생각나는 곳이 제주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푸른 백사장을 뛰어다니며 놀고 싶습니다. 저처럼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면, 시집을 읽으며 제주 출신 시인의 시집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겁니다.
최근 제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시집 중 하나가 부영우 시인의 시집 <양재>입니다. 양재는 제주도의 양재가 아닙니다. 서울 강남 양재동의 양재입니다. 이 시집을 소개해 드린 까닭은 부영우 시인의 출신이 제주이기 때문입니다. 꼭 제주 사람이라고 섬 얘기만 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서울은 누구나 동경하는 도시니까요.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제주 사람들은 휴가철에 어디를 가고 싶을까?
"내 친구는/ 시인 때문에 시인이 못 됐고/ 수의사 때문에 수의사가 못 됐다/ 된 것들은 될 것들이 되는 것이 두려워서." - 시 '때문에' 중에서
꼭 바다나 산, 계곡이 아니어도 충분한 시(詩)의 농도, 시의 낭만, 그것은 에어컨 바람 아래서 시집을 펼쳐 든 이들만의 특권일 것입니다. 여름 피치 스파클링처럼 톡 쏘는 시부터 피식 웃음이 나오는 부영우 시인의 시 까지, 올여름 휴가 기간 동안 시의 매력에 '콰삭콰삭'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더 소개해 드리고 싶은 시집이 많지만, 오늘의 욕심은 여기서 멈추고자 합니다. 다음 주에는 조금 더 흥미로운 주제로 휴가철 읽을만한 시집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치기 쉬운 무더위, 여러분 모두 시 한 구절로 마음을 촉촉하게 적시는 한 주 보내시길 희망합니다.
시 배달부 주영헌 시인 드림.
☞ [참고] 독해 난이도 표시(개인적인 판단입니다)
○○○○○ [초 급] 누구나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시집
●○○○○ [중초급] 일상적이고 편안하게 읽히는 시집
●●○○○ [중 급] 문장의 의미를 곱씹으며 읽는 시집
●●●○○ [중고급] 은유가 많아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시집
●●●●○ [고 급] 시를 많이 읽어본 독자용 시집
●●●●● [최상급] 난해하고 추상적인 시집
시와 산책
한정원 (지은이),
시간의흐름, 2020
여름 피치 스파클링
차정은 (지은이),
다이브, 2025
필사, 어른이 되는 시간 - 소란한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는 가장 고귀한 방법
나태주 (지은이), 보담 (삽화),
북로그컴퍼니, 2025
양재
부영우 (지은이),
시인의 일요일,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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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 보다 시읽기와, 시소개를 더 좋아하는 시인. 2009년 계간 『시인시각(현 시인동네)』 시 부문 신인상과 2019년 『불교문예』 문학평론 신인상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인류는 멸종을 예약했습니다』등 세 권의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동네책방과 도서관에서 북토크로 독자를 만나고 있습니다. 이메일 yhjoo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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