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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독려한 '유휴부지 활용 햇빛소득마을', 지자체 장벽에 막혔다

완주·여주 '하천구역·구거(도랑) 태양광 불가 처분'… 필지별 검토 없는 '도장 깨기식 불허'에 발목 잡혀

등록 2026.07.19 17:55수정 2026.07.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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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4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4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여주의 햇빛발전협동조합 조합원 박아무개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 영상을 보면서 한 가지 꿈을 꾸게 되었다.

"농촌이 지금 텅텅 비어있는데, 어떻게든 제도적으로 보완방법을 찾아서 소위 묵밭(잡풀만 무성한 밭)이나, 도로 사면, 시골 오솔길, 작은 하천 위, 이런 데는 태양광 발전해서 팔면 웬만한 농사보다, 수도권에서 직장 없어 고생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같거든요." (이재명 대통령, 2026.2.24.)

대통령의 발언은 농어촌 유휴부지를 적극 활용해 주민들이 주도하는 '햇빛소득마을'을 전국적으로 확산하라는 강한 드라이브로 이어졌다. 이후 박씨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마을 주변의 작은 하천 위에 태양광 패널을 얹은 예시 조감도를 그렸다. 주민 복지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공익성에 대통령의 강력한 정책 의지까지 더해졌으니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주변 이웃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러나 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막상 마을 주민들과 햇빛소득마을 협동조합을 꾸리고 부지를 찾던 지난 6월 말, 여주시청으로부터 이런 통보를 받았다.

'하천 부지 활용 불가.'

완주 원봉산 마을도 '불허'... "제방부근 설치는 허가 불가"

생성형 AI를 이용해 만든 작은 하천 마을태양광 조감도 여주 햇빛소득마을 준비 시민들이 생성형 AI를 이용해 만든 작은 하천 마을태양광 조감도
▲생성형 AI를 이용해 만든 작은 하천 마을태양광 조감도 여주 햇빛소득마을 준비 시민들이 생성형 AI를 이용해 만든 작은 하천 마을태양광 조감도 여주햇빛소득마을

하천과 구거(도랑,개천) 를 활용해 햇빛연금을 만들겠다던 주민들의 꿈이 막힌 곳은 여주뿐만이 아니다. 전북 완주군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취재진이 입수한 완주군의 '햇빛소득마을 공모 신청 대상지 하천법 협의 회신' 공문에 따르면, 완주군 비봉면 원봉산마을 주민들이 신청한 998.46 킬로와트(kW) 규모의 태양광 사업에 대해 '불허' 처분을 내렸다.


완주군은 공문에서 "대상 부지는 하천구역 내 포함되며 하천시설물인 제방에 위치해 있음. 따라서 하천법 제33조 제4항 제4호 규정에 의거 고정구조물을 설치하는 행위로 점용허가가 불가하며, 하천점용허가 세부기준 제3조 제2항 제4호 규정에 의거 공작물은 하천시설, 제방부근에 설치하여서는 아니되므로 해당 위치는 허가 불가함"이라고 못박았다.

대통령은 제도적 보완방법을 찾아내 "도로 사면, 작은 하천 등 남는 공공용지를 활용하라"고 지시했지만, 일선 행정 현장에서는 '하천법'을 근거로 주민들에게 '불가통보'가 내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하천법' 상 고정 시설물은 절대 불가한 것일까,


"자전거도로·데크는 되는데"… 지자체의 '기계적 확대 해석'

복수의 행정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이러한 처분이 법 조항의 취지를 지나치게 좁고 보수적으로 확대한 기계적 행정이라고 지적한다.

완주군이 근거로 제시한 '하천법' 제33조 제4항 제4호는 제방에 고정구조물 설치를 제한하고 있지만, 단서 조항과 시행령을 통해 '구조물의 안전성을 저해하지 않거나 하천 관리에 지장이 없는 경우' 등의 예외를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의 많은 국가·지방하천 제방과 사면에는 자전거도로, 주민용 산책 데크, 전망대, 교량 등 무수한 고정구조물이 공익과 친수 목적으로 이미 설치되어 있다. 자전거길을 내기 위한 철제 구조물은 허가되면서, 주민 복지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태양광 구조물은 '고정구조물이라 불법'이라며 단정 짓는 것은 모순된 행정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부지 특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완주군 원봉산마을 주민들이 제출한 신청지에는 하천뿐만 아니라 전(밭), 답(논), 도로, 구거(도랑) 등 다양한 필지가 섞여 있었지만, 완주군이 보낸 공문에는 '하천구역 및 재방 부근'이라는 불허 의견만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1540개 마을의 햇빛소득 희망, 실제 신청은 10분의 1로 쪼그라들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2월 13일 여주시 흥천면 율극1리에서 추진 중인 ‘햇빛소득 시범사업’ 현장을 방문해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상수원 규제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2월 13일 여주시 흥천면 율극1리에서 추진 중인 ‘햇빛소득 시범사업’ 현장을 방문해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상수원 규제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여주시

당초 행정안전부가 전국 기초지자체를 통해 실시한 '햇빛소득마을 추진 의향 조사'에서는 무려 1540개에 달하는 마을이 참여하겠다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5월 31일 마감된 햇빛소득마을 1차 공모에 신청접수한 마을은 129개에 불과했다. 당초 의향 조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마을마다 부지 찾기부터 애 먹으며 신청이 위축되었다고 평한다.

"우선 마을마다 부지 찾는 게 녹록지 않습니다. 비축농지는 있는 마을도 있고 없는 마을도 있지만 작은 하천은 마을마다 다 있거든요. 그런데 건건이 사용 불허 통보 받다보면 위축되죠." (이창수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하천법에서 우려하는 홍수 안전이나 구조 안정성의 문제는 현대 토목 기술과 정밀 설계, 엄격한 감리 과정을 통해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지자체들은 행정 편의주의적인 '지침 답습'을 고수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촘촘한 규제망을 일선 마을 공동체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법의 모순이라면 국회가, 행정의 모순이라면 부처 장관들이 나서야할 것이다. 부지 마련부터 벽에 부딪치며 '도장깨기' 식으로 다음 과제를 넘어야하는 내일의 햇빛소득마을 주민들의 한숨 소리는 한 여름 장마철 속에 깊어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오늘의 기후는 지상파 라디오 최초의 매일 기후변화 프로그램이며 매일 오후 6시-8시(2시간) FM 99.9 OBS라디오를 통해 경기, 인천 전역에 송출되고 있습니다. (진행 김희숙, 작가 허윤선, 홍소영, 연출 노광준, 한준탁)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이재명 #햇빛소득마을 #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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