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AI 1학년'입니다... 60대인 내게 찾아온 용기

[서평] <김미경의 플러스 휴먼>

등록 2026.07.17 19:48수정 2026.07.1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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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책표지 어웨이크

지난 6월 둘째 주 토요일, <오마이뉴스> '마당집'을 찾았다. 번개처럼 마련된 작은 모임에서 오연호 대표가 직접 내린 핸드드립 커피를 나누며 '자연지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뜻깊은 자리에서 선물 받은 책이 바로 김미경의 신작 <김미경의 플러스 휴먼>(2026년 5월)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AI 활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책장을 덮고 난 뒤의 느낌은 예상과 달랐다. 이 책은 사용 설명서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인간의 태도를 묻는 인문서에 더 가까웠다.


오늘도 뉴스에는 챗GPT와 생성형 AI가 빠지지 않는다. 거대한 기술 변화 앞에서 많은 시니어는 한발 물러선다. "이건 젊은 세대의 영역이지", "내 나이에 배워서 어디에 쓰겠나"라는 생각이 먼저 앞선다. 은퇴를 준비하거나 인생 2막을 시작한 이들에게 인공지능은 새로운 기회라기보다 일자리를 위협하는 존재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책의 핵심 개념은 '노멀 휴먼(Normal Human)'과 '플러스 휴먼(Plus Human)'이다. 노멀 휴먼이 자신의 머리와 손만으로 일하는 사람이라면, 플러스 휴먼은 자신의 경험에 기술을 연결해 능력을 극대화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이를 "두 개의 뇌와 열 개의 손을 가진 사람"이라는 비유로 설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둘을 가르는 기준이 학벌이나 재능, 나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직 새로운 문명과 연결될 용기가 있는가 없는가가 차이를 만든다. 전기가 산업혁명을 완성했듯 인공지능은 인간의 사고를 확장하는 새로운 기반 기술이며, 이제는 우리의 생각에 이 거대한 에너지를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책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은 이것이다.

'20대 대학생이든, 60대 은퇴자든, 심지어 실리콘밸리 개발자든 완벽하게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이 거대한 문명 앞에서 우리는 모두 똑같이 1학년입니다.' (84쪽)

이 한 문장은 디지털 문장벽 앞에서 주눅 들었던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허물어뜨린다. 인공지능 시대는 누가 먼저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누가 먼저 배우기 시작하느냐의 시대라는 메시지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 책이 특히 시니어 독자들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흔히 첨단 기술의 시대에는 젊은 세대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오히려 오랜 세월 축적된 경험과 직관, 즉 '암묵지'가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도구는 질문의 수준만큼 답을 내놓는다. 결국 좋은 질문은 오랜 삶의 경험과 문제를 바라보는 통찰에서 나온다. 시니어들이 가진 연륜은 기술이 대신할 수 없는 자산이라는 설명은 충분한 설득력을 지닌다. 복잡한 기술 용어 대신 일상 언어로 설명하고, 독자가 직접 따라 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구성한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이것이 바로 요즘 AI 고수들이 AI와 협업하는 방식이다. 자기 안에 쌓여 있던 감각과 노하우를 AI와 연결해 형식으로 만들고, 그것이 저절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120쪽)

AI는 사람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확장하는 도구라는 사실을 이 문장은 명확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설득력을 더하는 것은 생생한 사례들이다. 폐업 위기에서 기술을 배워 영화감독으로 새로운 길을 연 자영업자, 화학 전문가가 아니지만 기술의 도움을 받아 특허를 획득한 40대 싱글맘의 이야기는 이것이 특정 전문가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저자가 전하는 성공담은 과장이 아니라 변화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구체적인 이정표로 다가온다.

이 책은 단순한 기술 입문서를 넘어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태도를 제안하는 자기혁신서다. 특히 은퇴 이후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무엇을 잃게 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새롭게 얻을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같은 AI를 쓰는 시대에 결국 남는 차이는 그 사람만의 결, 그 사람만의 호흡, 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마찰뿐이다. 당신의 아름다움을 작게 여기지 말자. 그 것이 이 시대에 점점 비싸지는 자산이다.' (255쪽)

이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새로운 문명은 특정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사람일수록 기술과 만났을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기술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확장하는 도구다. 그 확장의 첫걸음은 거창한 지식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용기다. 그런 의미에서 <김미경의 플러스 휴먼>은
인공지능 시대를 두려움이 아닌 가능성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다정한 길잡이였다.
덧붙이는 글 게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플러스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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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공직에 몸담고 퇴직했습니다. 지금은 은퇴 이후의 삶을 다시 배우는 60대 인턴으로 살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인생 2막의 의미를 발견하는 글을 씁니다.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중장년과 노년의 삶을 기록하며, 나이 들어서도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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