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월빵공장의 고소한 빵 냄새가 번지는 카페 카운터 너머로 수천 권의 책이 꽂힌 영풍문고의 서가
홍영미
'서점+베이커리', 요즘 뜨는 오프라인 트렌드
시원한 차를 들고 자리를 잡은 뒤 서점과 카페의 경계를 둘러보았다. 볼수록 신박하고 효율적인 공간 구성이었다. 현대인들에게 카페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곳을 넘어 공부를 하고, 데이트를 하며, 홀로 노트북을 켜고 업무를 보는 공간이다.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체류 시간도 극대화된다.
이처럼 고객이 오래 머무는 공간 바로 옆에 서점이 들어선 것은 대단히 영리한 비즈니스 전략이다. 누군가를 기다릴 때 가볍게 옆 서점으로 건너가 신간을 뒤적일 수 있고, 카페에서 공부를 하다가 집중력이 흐려질 때쯤 머리를 식히러 책 구경을 갈 수도 있다.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책은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진다.
📌 서점-베이커리 카페 이용 에티켓
서점과 카페가 연결되어 편리하지만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서점의 도서를 계산하지 않은 채 카페 좌석으로 가져가서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 도서 훼손 방지를 위해 반드시 계산을 완료한 책만 카페 테이블로 가져가야 한다. 물론, 구매 전 서점 내부 공간에서 가볍게 책을 훑어보고 고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서점×빵집'의 상생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
이러한 결합은 온라인 쇼핑과 전자책이 대세가 된 오늘날, 오프라인 매장들이 살아남기 위해 던진 매력적인 승부수다. 포털 클릭 한 번으로 책을 사고 배송으로 받아보는 세상이지만, 향긋한 커피 향을 맡으며 종이책의 촉감을 직접 만져보고 고르는 감성만큼은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이 결합은 거부할 수 없는 '상생(Win-Win)' 구조를 만든다.
첫째, 독서의 문턱을 낮추고 종이책을 가까이하게 만든다. 바쁜 일상 중에 일부러 서점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카페에 왔다가 자연스럽게 서점으로 스며들면서 잊고 지냈던 독서의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둘째, 상호 고객 유입 효과가 탁월하다. 책을 사러 온 손님이 커피와 빵을 소비하게 되고, 빵을 먹으러 온 손님이 서점에서 도서를 구매하게 된다.
우리 일행 역시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다가 서점 구역으로 넘어가 신간 도서들을 둘러보았다. 요즘 어떤 책들이 출판되는지 살펴보며 시대의 흐름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친구들도 저마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 앞에 멈춰 서서 책장을 넘겼다. 카페에 오지 않았다면 누리지 못했을 뜻밖의 지적 풍요로움이었다.
'동종 또는 이종' 골목의 지혜... 협업이 미래다
이러한 밀접한 결합을 보며 대구의 자랑인 특화 골목들이 떠올랐다. 대구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부품 골목', '안경특화거리' ,'반고개 무침회 골목', '막창 골목'등이 존재한다. 이 골목들은 비슷한 업종들이 한 곳에 모여 '집적 효과(클러스터 효과)'를 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 곳에서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고, 상인들 역시 집단으로 모여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과거의 골목 시장이 '동종 업종'의 집적을 통해 시너지를 냈다면, 오늘날 영풍문고와 애월빵공장, 혹은 예스24와 남산제빵소의 결합은 '라이프스타일과 감성'이라는 코드가 맞는 '서로 다른 업종'을 인접하게 배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현대판 클러스터다. 책과 커피, 지성과 감성이 결합한 이 공간은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하다.

▲ 예스24 바로 옆에서 도심 속 작은 정원처럼 자리한 남산제빵소. 국수공장을 리모델링한 도서관 콘셉트의 대형 카페는 이웃한 서점과 함께 완벽한 문화적 시너지 효과
홍영미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이 풍요로워짐을 느꼈다. 오랜 친구들과 나눈 온기, 행복한 디저트, 그리고 서가 가득 꽂혀 있던 책들의 존재감까지. 앞으로 또 어떤 훌륭한 '상생의 공간'들이 우리 일상을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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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과 빵집의 맛있는 동거, '북카페'가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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