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검의 북두칠성 삼인검의 칼날에는 북두칠성을 새긴다. 북두칠성은 통치자를 상징하고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통치자의 권위를 의미한다.
정재학
여기에는 북두칠성을 새겼는데, 이는 북두칠성은 통치자를 상징하고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통치자의 권위를 의미한다. 이도 역시 벽사와 호국의 의미를 담았으며 왕실과 무관들이 소중히 간직하였다. 사인검이 최고의 양기를 상징한다면, 삼인검은 현실에서 활용 가능한 가장 강한 길상(운수가 좋을 조짐) 검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여정을 마치며 문득 한산(寒山)과 습득(拾得)의 <인내가(忍耐歌)>가 떠올랐다. 이들은 중국 당나라의 고승으로 세속의 조롱과 냉대를 묵묵히 견디며 수행을 이어간 인물들이다. 한산이 물었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비방하고, 나를 속이고, 내게 욕되게 하고, 나를 비웃고, 나를 깔보고, 나를 천하게 여기고, 나를 미워하고, 나를 속이려 한다면, 이를 어찌해야 하는가?" 이에 습득은 "그저 인내하고, 그들에게 양보하고, 그들의 뜻대로 하게 하고, 그들을 피하고, 그들을 견뎌내고, 그들을 존경하고, 그들을 상관하지 말게. 다시 몇 년을 기다리면 그대는 그들을 또 보게 될 거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네 개의 인이 모인 사인검은 단지 강한 양기를 상징하는 유물만은 아니었다. 수십 년을 기다려야 비로소 완성되는 시간과 인내의 결정체였다. 그래서 사인검이 전하는 가장 큰 가치는 힘이 아니라 기다림이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만이 가장 좋은 때를 맞이할 수 있다.
호랑이도 쉬지 않고 달리는 동물이 아니다. 오랜 시간을 숨어 기다리다가 결정적인 순간 단 한 번 움직인다. 인의 기운도 마찬가지다. 인년은 삶의 방향을 세우고, 인월은 희망을 품으며, 인일은 행동을 결심하고, 인시는 그 결심을 현실로 옮기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때를 기다려야 하는가, 아니면 행동할 시간인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박물관 학예연구사이자 20여 년 동안 문화유산을 연구하고 탐방해 온 문화유산 전문 크리에이터입니다. 김구 선생 탄생150년을 맞아 문화강국 프로젝트 일환, 2036년 전주하계올림픽 유치 및 국립한국호랑이박물관 건립 기원을 위해 기획한 연재로 "거룩한 장도-한국호랑이를 찾아서" 매주 금요일,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한국호랑이를 찾아 탐방합니다.
공유하기
국립고궁박물관 가면 찾아보세요, 매우 특별한 검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