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사 서비스(AI생성 이미지)
오마이뉴스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는 2007년 시범사업을 거쳐 시행된 이후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복지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활동지원사는 이용자의 가사와 이동 지원은 물론 대독·대필, 병원 이용, 행정업무 등 일상생활 전반을 지원하며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있다.
제도가 시행된 지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정작 이용자가 원하는 활동지원사를 제때 연결받지 못하거나 자신과 맞지 않는 활동지원사와 매칭돼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여전히 적지 않다. 제도의 취지가 이용자 중심이라면, 이제는 서비스의 질과 매칭 과정에도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서울 신림동에 거주하는 30대 시각장애인 A씨는 활동지원사를 구하지 못해 배정된 바우처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 활동지원기관에 문의했지만 적합한 활동지원사를 찾지 못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과천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시각장애인 B씨는 경로당에서 안마사로 근무하고 있다. 출퇴근을 위한 이동 지원이 필요해 활동지원사를 신청했지만, 본인이 희망했던 또래의 여성 활동지원사가 아닌 70대 남성 활동지원사만 연결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결국 원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시각장애인 C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가사 지원을 위해 활동지원사를 신청했지만 자신보다 훨씬 연령이 높은 활동지원사가 배정됐다. 나이 차이에서 오는 부담 때문에 비슷한 연령대의 활동지원사로 변경을 요청했지만, 기관에서는 활동지원사 수급이 어려운 현실을 설명하며 우선 서비스를 이용해 보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활동지원사는 첫날부터 C씨를 이름으로 부르며 "딸 같으니 편하게 지내자"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C씨는 처음 만난 활동지원사에게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부담스럽고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후 기관에 이러한 어려움을 알리고 중재를 요청했지만, 기관에서는 "두 분이 서로 잘 이야기해 보라"는 취지의 답변만 했을 뿐 적극적인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필자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2년 전 가사 지원을 담당할 활동지원사를 연결받았지만 실제 가사 경험이 충분하지 않아 음식 조리와 주방 관리 과정에서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다. 면접 당시에는 가사와 음식 조리에 익숙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미역국에 파를 넣거나 냉동실에 유리 그릇을 넣어 깨지는 등 크고 작은 실수가 반복됐다. 이용자와 활동지원사 모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 이어졌고, 약 8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활동지원사는 "국가 예산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인 만큼 조금은 편하게 일하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해 필자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새로운 활동지원사를 다시 구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물론 활동지원사 부족은 개별 기관만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지역에 따라 활동지원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곳도 있고, 이용자의 장애 유형과 서비스 시간, 근무 조건 등이 모두 맞아야 하기 때문에 적합한 인력을 연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활동지원기관은 단순히 활동지원사를 연결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용자의 생활환경과 요구를 충분히 고려해 적합한 활동지원사를 매칭하고, 서비스 과정에서 갈등이나 불편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활동지원사에 대한 보수교육 역시 실질적인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장애 유형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이용자를 존중하는 의사소통 방식, 서비스 윤리, 인권 감수성, 갈등 대응 등에 대한 교육도 함께 강화될 필요가 있다.
장애인 활동지원제도의 목적은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제도가 시행된 지 20년이 되어가는 지금, 활동지원 시간 확대뿐 아니라 이용자가 신뢰하고 안심하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활동지원제도의 중심에는 언제나 장애인 이용자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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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 속에서도 색채있는 삶을 살아온 시각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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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러 와서 "딸처럼 편하게 지내자"?... 이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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