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와의 면담 내용 설명하는 한동훈 의원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와 면담한 뒤 취재진을 만나 면담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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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폐지에 대한 찬반과 별개로, 국민의힘의 여성 피해자 동원 방식이 정당한가 하는 데 있다. 국민의힘은 성범죄 피해자 보호에 일관된 태도를 보여 온 정당으로 보기 어렵다. 비동의간음죄 도입에 반대했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당론으로 밀었으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인식을 전면에 내건 대선을 치렀다. 젠더 갈라치기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 온 정당이 검찰 해체가 임박한 시점에 돌연 성범죄 피해자를 호명하고 나선 셈이다. 그 호명의 실제 대상이 피해자인지 검찰인지 의심받는 것은 이런 이력 탓이다.
이 의심을 증폭시키는 사건이 같은 시기에 터졌다. 최영중 청주시의원 사건이다. 그는 2024년 10월부터 채팅 앱으로 알게 된 여중생에게 담배와 돈을 미끼로 성매매를 하고 성관계 영상을 성착취물로 촬영·보관한 혐의로 입건됐다. 국민의힘이 지금 보호를 앞세우는 바로 그 유형의 성범죄 피해 아동을 자당 소속 선출직이 만들어 냈다는 혐의다. 더구나 그는 5월 지방선거운동 기간에 이미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신분을 '직장인'으로 속인 것으로 드러났고, 국민의힘의 공천 검증은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걸러낼 시스템이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역 당협위원장은 '미혼이라 불륜도 아니다', '신고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해, 피해 아동이 아니라 가해 혐의자를 두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검증에 실패한 것인지, 검증할 의지가 없었던 것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아동 성범죄 혐의자를 공천으로 유권자 앞에 내세운 정당이 그 검증 실패가 드러난 주에 다른 한편에서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명분으로 검찰 수사권을 붙들고 있다는 사실은 남는다. 장윤기 사건의 피해자를 앞세우는 손과 최영중을 공천한 손이 같은 정당의 것이라는 점에서, 자당발 사건은 감싸고 외부 사건은 정쟁의 소재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존치론은 국민의힘만의 것이 아니다

▲ 지난 6월 25일 당시 김민석 국무총리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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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존치론을 국민의힘의 정략으로만 환원하기는 어렵다. 보완수사권 존치 혹은 성범죄에 한한 예외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러 곳에서 나온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를 포함한 여성단체 6곳은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 된다"며 우려를 냈고, 여당의 홍기원·고민정 의원도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예외를 언급했다.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를 비롯한 당사자들은 경찰이 놓친 혐의가 검찰 보완수사로 밝혀졌다고 증언한다. 장윤기 사건 역시 그 실례다. 이들의 문제 제기는 국민의힘의 정치적 셈법과 같은 층위에 놓기 어려운 실질적 우려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쟁점은 존치냐 폐지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존치론이 짚는 우려, 즉 경찰 초동수사의 부실, 피해자가 진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현실 등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로 옮겨간다. 그 응답이 반드시 검찰의 기존 수사권 유지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 수사의 질 제고, 재수사 요구권과 수사관 교체 요구권의 실효적 강제력 확보, 피해자의 이의신청권과 진술권의 제도적 보장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장윤기 사건이 드러낸 것도 결국 검찰 수사권의 부재가 아니라 경찰 수사의 은폐·축소였다는 점에서, 초점은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의 실효성에 놓여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국민의힘의 접근이 비판받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피해자의 정당한 우려를 검찰 조직 존치의 논거로 번역하면서, 여성단체와 당사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정략과 뭉뚱그린다는 것이다. 진정 피해자를 위하는 정당이라면 최영중 공천의 검증 실패부터 규명하고 당내 성비위 관행부터 청산하는 것이 순서다. 그 순서를 건너뛴 '피해자'의 호명은, 검찰을 지키고 끝내 자신을 지키려는 국민의힘이 비겁하게 훔쳐다 쓴 방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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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앞세운 보완수사권 존치론, 국민의힘의 자격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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