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산불의 영향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뉴욕은 16일 대기오염 위험수위인 200AQI를 넘어서기도 했다. 17일 오전 1시 경에는 230AQI까지 치솟기도 했다.
장소영
맨해튼의 대표적인 부촌 '어퍼이스트(Upper East Side)'에서 수십 명이 레지오넬라(Legionnaires)균에 감염되었다. 30개 이상의 건물 냉각탑에서 균이 검출되었고 메트박물관과 구겐하임박물관의 냉각탑에서도 레지오넬라균이 발견되어 긴급 소독에 들어갔다.
호흡기 전염병인 레지오넬라병은 감기나 폐렴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냉각탑 미스트(분무 형태의 극세 물방울)를 통해 감염된다. 뉴욕시는 관련 지구의 빌딩 냉각탑에 대한 긴급 검사와 소독에 들어갔다.
먹거리에서는 기생충(Cyclospora) 문제가 불거졌다. 설사와 복통을 유발하는 채소 기생충이 원인이 되어 뉴욕주에만 500건이 넘는 발병 보고가 있었다. 이 때문에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는 샐러드 특히 로메인(서양 상추), 딸기를 포함한 베리류의 과일 등을 흐르는 물에 꼼꼼히 세척하라는 뉴욕주 보건국의 당부가 있었다. 기생충이 31개 주로 계속 퍼져 나가자 결국 CDC(정부 보건국)의 경고까지 나왔다. 미국의 한 주요 상추 공급업체(Taylor Fresh Foods)는 자사 유통중인 양상추 전량 회수에 들어갔고, CDC와 FDA에서는 유명 식당 체인인 타코벨을 등을 상대로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우리 가족은 뒷마당에 작은 텃밭을 두고 상추, 부추, 깻잎, 고추를 비롯한 허브 몇 개를 기르고 있다. 오랜만에 집에 들르겠다는 지인이 있어 텃밭 작물을 드리려고 깨끗하게 세척해 준비했는데, 오시는 분도 직접 기른 텃밭 작물을 나보다 더 많이 가져오셨다.
우리는 서로 "깻잎을 먹지 않는 미국인들에게 깻잎 맛을 알려야 한다" "안된다 그러다 깻잎 씨가 마른다. 우리끼리만 알고 먹자"라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지인을 보내고 돌아서려는데 옆집 이웃이 관심을 보였다. 얼른 상추 한 봉을 나누며 코리안 허브인 깻잎을 먹어보겠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자신이 없다면서도 조금 덜어 받아 갔다. 마켓의 채소 코너에 채소들이 쌓였더라는 이야기도 서로 나누었다.
인터넷에는 마스크를 쓰고, 기저귀를 차고, 우산을 쓴 뉴요커들을 묘사하는 그림이 돌고 있다. 레지오넬라균과 산불로 오염된 공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채소기생충 때문에 폭풍 설사를 하고, 눈처림 내리는 재 또는 재가 섞여 내리는 오염된 비를 피하기 위해 쓰지도 않던 우산을 구매해 쓰고 다니는 모습이다.
먹거리도, 호흡도 힘든 뉴욕의 7월. 그러나 산불 진압을 위해 현장에서 고생 중인 분들과 삶의 터를 잃은 피해자들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아무쪼록 캐나다와 미국 애리조나에 큰비 소식이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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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연기에 기생충까지 등장... 뉴요커들의 수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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