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술협의회(이사장 김용준)가 2006년 12월 무크 <지식의 지평>을 창간했다. 편집인 김용준, 주간 박은진, 편집위원 김광억·박두철·김혜숙·이태수·정운찬, 발행처 한국학술협의회다.
사단법인 한국학술협의회는 인문·사회·자연과학의 다양한 연구회 및 학회를 하나의 협의체로 연합 구성함으로써 규모 있는 학술연구 활동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1986년 발족했다.
창간호는 기획특집 '우리 학문, 어디에 서 있는가?', 권두 논문 '동과 서의 갈등 -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대담 ''아시아의 주체성'과 문화의 혼성화', 논단 '한국인구 문제 이해' 등이 실렸다.
김용준 이사장의 창간사 후반이다.
몇몇 학자들 사이에서 과거에 발행했던 <대우재단 소식지>처럼 여러 학자님들과 대우재단 간 소통의 통로가 될 수 있는 뉴스레터를 복간하면 어떻까 하는 의견이 간간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연락이 끊겼던 대우재단 관련 학자님들께 대우재단의 소식과 더불어 학술사업에 관하여 소개도 하고 또한 여러 학자님들의 고견도 들을 수 있는 채널이 된다면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래서 몇몇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러던 차에 아예 소식지 정도가 아니라 학제 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고급 학술종합잡지로 의견이 모이기에 이르렀습니다. '소식지'의 성격을 유지하되 그 내용은 오늘날 학문의 세분화에 따르는 학제간 간격을 메우면서도 창의적이고 새로운 지평을 재시하는 글들을 담자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탁상공론처럼 오가던 논의가 근 일 년간 지속되면서 결국 결실을 맺었다고나 할까요. 마침내 이렇게 <지식의 지평>이라는 이름으로 그간 꿈꾸던 새로운 형태의 지성 잡지를 상재하게 되었습니다.
정보는 있어도 지식은 없는 사회, 하이데거(M. Heidegger)의 말대로 '닦달(Gestell)과 부품(Bestand)'만 난무하는 기술문명 속에서 숨이 막히는 오늘을 사는, 자유를 그리는 지성인들의 자연스러운 결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02년에 102세라는 천수를 누리고 세상을 떠난 가다머(H.G.Gadamer)는 말년에 "왜 컴퓨터를 쓰지 않느냐?"라는 물음에 컴퓨터는 질문이 없기 때문에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위험이 더욱더 가까워 올수록, 구원자에 이르는 길은 더욱 더 빛나기 시작하고 우리는 더욱 더 물음을 제기하게 된다. 그 까닭은 물음이 사유의 경건함이기 때문이다.
하이데거의 '기술에 대한 논구'라는 논문의 대미를 장식하는 유명한 결구(結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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