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한복기부 물품 한 본당에서 중간 수거해 정리한 기부 한복. 기부 시작 5일 만의 모습이다.
천주교제주순례길위원회
장롱 깊숙이 넣어두었던 한복이 제주를 찾는 순례자들의 옷으로 다시 태어난다.
7월 19일, 천주교 제주교구 산하 천주교제주순례길위원회는 신자 가정에 보관 중인 한복을 기부받아 순례자용으로 리폼하여 제공하는 '행복한 한복기부' 캠페인의 1차 접수를 마감했다.
이번 한복기부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 World Youth Day)를 앞두고 기획됐다.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모이는 이 행사를 전후해 국내외 청년 순례자들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원회는 이들이 제주 순례길을 걸으며 제주의 교회사와 우리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한복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계획은 이렇다. 내년 WYD를 앞두고 희망하는 본당에 한복 일부를 배분해 청년 체험 프로그램에 사용할 계획이다. 세계청년대회를 시작으로 천주교 제주 순례길 각 코스 내 쉼터 또는 순례지에 한복을 상시 비치하는 방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부 품목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저고리와 치마, 바지, 두루마기는 물론 한복 신발과 가방 같은 소품도 받았다. 색이 바랬거나 치수가 맞지 않는 옷, 혼례식 날 한 번 입고 오랫동안 장롱에 넣어두었던 예복까지 저마다의 사연이 담긴 한복들이 모였다.
이번 1차 기부에는 제주교구 신자들뿐 아니라 멀리 타교구에 거주하는 신자들도 동참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닌 도민들 역시 캠페인 취지에 공감해 한복을 보내오면서, 종교와 지역을 넘어선 나눔으로 확대됐다.
2차 기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위원회는 1차로 모인 한복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다시 진행하겠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한복 기부는 마감됐지만 할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국에서 모인 소중한 한복들을 순례자들이 실제로 입고 걸을 수 있도록 하나하나 다듬고 정돈하는 과정이 남았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한복 재단·수선·세탁·다림질·손바느질이 가능한 봉사자와, 자투리 원단으로 전통 소품을 만들 공예 봉사자들을 지속적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천주교제주순례길 위원장 현요안(요한) 신부는 "신앙의 이웃들과 도민들이 함께 모아주신 정성은 제주의 순례길을 한층 더 풍요롭게 만드는 평화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이 평화의 씨앗이 2027년 개최될 세계청년대회(WYD)를 통해 제주를 찾을 전 세계 청년 순례자들의 마음에도 곱게 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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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 속 잠든 한복, 순례자의 옷으로 다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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