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2월 27일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과 김혜경 여사가 공동명의로 보유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가운데 이날 저녁 해당 아파트 단지 모습
백진우
이 대통령 부부는 소유한 아파트를 29억 원에 내놨고, 그대로 거래됐다. 청와대 역시 매매는 실거래가보다 낮은 29억 원에 거래됐다고 했다. 실제 해당 단지에서 이 대통령과 같은 평수의 아파트는 지난 4월 30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전세가는 지난 5월 11억 5500만 원으로 갱신됐다. 20일 현재 KB 부동산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매매 호가 역시 같은 면적의 경우 30억~31억 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이 대통령의 아파트가 매물에 나온 시점은 2월, 최종 계약까지 5개월여 시간이 흘렀다. 일부에선 매수자를 찾지 못해 시간이 오래걸린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왔다. 청와대는 최초 가계약자와 최종 매수인이 동일하며, 토지거래허가 절차 때문에 본계약 체결이 늦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세 세입자의 거주 문제와 재건축 일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분당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당사자끼리 가격에 합의했다고 곧바로 거래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행 부동산거래신고법은 토지거래허가 신청서에 계약내용과 토지 이용계획뿐 아니라 취득자금 조달계획도 적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금계획이 바뀐 경우 등기일까지 변경 내용을 제출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계약이 늦어진 것 자체를 매수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4. 17억7700만 원 근저당은 무엇인가
이번 거래의 가장 큰 논란은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이 이전된 아파트에 이 대통령 부부 이름으로 17억7700만 원의 근저당이 설정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구조는 집을 사는 사람이 매매대금을 한꺼번에 지급하지 못할 때 사용된다. 집을 파는 사람은 잔금 일부를 나중에 받기로 하고, 그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이미 넘겨준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집주인이 매수인에게 잔금을 빌려주고, 매각한 집을 담보로 잡은 셈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그동안 금융권의 대출 강도가 높을 경우 종종 활용됐던 방식으로, '매도인 금융' 또는 '셀러 파이낸싱'으로 불린다.
다만 등기부에 적힌 17억7700만 원이 실제 빌려준 원금과 같은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근저당권 등기에는 원금 자체가 아니라 이자와 지연손해금, 집행비용까지 포함한 '채권최고액'이 기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등기부도 마찬가지다. 실제 대여금이 얼마인지 확인하려면 매매계약서와 차용증, 근저당권 설정계약서를 봐야 한다.
5. 왜 이 대통령은 거액의 잔금을 빌려줬을까
매수인의 기존 집 처분 일정과 이 대통령 아파트의 등기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였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매수인은 자신이 살던 집을 매각했지만 그 집의 잔금을 받는 시점이 이 대통령 아파트의 소유권 이전 시점보다 늦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 부부가 일시적으로 일부 잔금 지급을 유예하고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일부 언론은 여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는 10월께 입주 예정인 매수자의 잔금과 근저당으로 설정된 금액이 일치하는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해당 아파트가 재건축 추진 단지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거래 시기가 늦어지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승계 등에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정비법령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를 제한하면서도, 1세대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양도를 허용한다.
이 대통령 부부는 1998년부터 장기간 보유했지만, 실제 조합원 지위 승계가 적법한지는 해당 단지의 사업 단계와 당사자들의 주택 보유 상황까지 살펴야 한다. 청와대는 "등기상의 내용은 매수자의 사정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6. 집주인이 매수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 일종의 편법대출?
부동산 업계에선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잔금 일부를 빌려주고 근저당권을 설정 받는 행위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부동산을 전문으로 하는 김아무개 변호사는 "개인 간에도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채권을 보호하기 위해 부동산에 담보권을 설정할 수 있다"면서 "일회성 거래라면 은행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불법 대출이 되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대신 실제 계약내용과 다른 허위 차용증을 만들었거나, 거래가격을 사실과 다르게 신고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자신의 집을 매각하면서 이같은 계약을 할 이유도 없을 것이고, 그럴 가능성도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의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정아무개씨는 "과거 재건축아파트나 고가 주택, 기존 주택에서 갈아탈 때 집주인이 일시적으로 잔금 등을 (매수인에게) 빌려주고 근저당을 설정하는 거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서로간의 신뢰 관계가 있다면 매도인이나 매수자 모두에게 불리한 거래는 아니다"고 말했다.
7. 정부의 대출규제를 우회한 것 아닌가
정부가 고가주택 대출을 제한하고 가계대출을 강하게 관리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자신의 집을 사는 매수인에게 거액의 신용을 제공했다면, 일반 국민이 이용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거래를 성사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국민의힘 등 야당에서 내놓는 주장이다.
하지만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주택담보인정비율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는 개인 간 채권관계까지 적용되지 않는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금융권에선 대통령이 부동산과 대출규제의 최종 책임자라는 점에서 거래 조건을 일반인보다 더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이번 논쟁의 경우 대여금에 대한 이자율은 얼마인지, 상환기한은 언제인지, 무이자 대여는 아닌지, 매수인의 기존 주택 잔금으로 실제 상환할 계획인지 등이 공개되면 해결될 문제들"이라고 했다.

▲ 서울 아파트 전세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최근 전세 수급이 전세가격 급등기였던 2021년 수준에 가까워진 것으로 나타난 2026년 4월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곳곳에 아파트가 빼곡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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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우회했다? 이 대통령 분당 집 매각 둘러싼 쟁점 7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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