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는 어르신 1시간이나 기다렸다가 마침내 버스에 오르는 여수 가사마을 어르신
정병진
병원은 보통 오전 9시부터 진료를 시작한다. 진료를 마치고 약을 받아도 귀가가 쉽지 않다. 마을로 들어오는 버스는 오후 2시에나 있기 때문이다. 병원 진료 자체는 짧지만 이동과 대기 시간을 합치면 하루가 꼬박 걸린다.
또 다른 주민 B씨(84)는 사정이 더욱 어렵다. 오랜 당뇨 합병증으로 보행이 불편해 한 달에 두 차례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그러나 혼자 승강장까지 걸어가기 어려워 택시를 이용하는 일이 많다. 병원을 오가는 택시비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해결 방안을 찾던 중 여수시가 운영하는 '100원 택시' 제도가 떠올랐다. 면사무소와 여수시 교통과에 확인한 결과, 가사마을은 현재 100원 택시 대상 마을이 아니었다.
여수시에 따르면 소라면에서는 5개 마을, 여수시 전체에서는 25개 마을이 100원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지정 기준은 '마을회관에서 버스 승강장까지의 거리가 500m 이상인 마을'이다.
그러나 가사리 농곡마을의 경우 이 기준에 비춰봐도 대상에 포함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사리의 마을회관은 큰가사마을에 있고 이곳 승강장에서 농곡마을까지의 거리는 약 1.25km에 달한다.
이에 대해 여수시 교통과 관계자는 "지역 시의원의 건의도 있어 해당 상황을 알고 있다"면서도 "당장 대상 마을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이 관계자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장애인 바우처 택시 이용을 안내했다. 장애 정도나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대상자는 일반 버스요금 수준으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B씨는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면 기존에 받고 있는 직불금이 중단될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확인 결과 장기요양등급 신청과 직불금 지급은 서로 관련이 없는 제도였다. 잘못된 정보 때문에 정작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례는 농촌 교통 문제를 단순히 버스 운행 횟수의 문제로만 볼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동 지원 제도가 마련돼 있어도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해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사마을은 차량으로 시청까지 15분 남짓 걸리는 곳이다. 그러나 하루 네 차례뿐인 버스 운행으로 인해 고령 주민들에게는 병원 진료나 장보기 같은 일상적인 외출조차 큰 부담이다.
수도권에서는 고령자들이 지하철과 다양한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농촌에서는 이동권 자체가 복지의 출발점이 된다. 교통약자들이 필요한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제때 이용할 수 있도록 100원 택시 대상 확대와 장애인 바우처 택시 등 지원 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교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의료와 복지, 삶의 질을 연결하는 기본 인프라다. 농촌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실에서,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세심하게 살피는 일이야말로 지역 복지의 첫걸음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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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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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네 대뿐인 농촌… 병원 한 번 다녀오려면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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