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듣기
  • 이 대통령이 "집 사려 빚내면 사회주의"라고 했다? '뉴스1'의 완전한 오보

    정부의 과도한 주택가격 개입을 사회주의에 빗대... 이래도 언론 믿으라 할 수 있나?

    등록 2026.07.23 15:31수정 2026.07.23 17:34
    5
    원고료로 응원
     해당 기사는 "이 대통령은 "모든 사람이 '집은 사놓으면 돈이 되더라. 빌려서라도 사자. 인생을 걸자'고 하면 그게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지 않느냐"며 "지금과 같은 대한민국 경제 상황에서 시장 질서를 무시하고 수요·공급을 어거지(억지)로 하거나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정책 목표가 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 해당 기사는 "이 대통령은 "모든 사람이 '집은 사놓으면 돈이 되더라. 빌려서라도 사자. 인생을 걸자'고 하면 그게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지 않느냐"며 "지금과 같은 대한민국 경제 상황에서 시장 질서를 무시하고 수요·공급을 어거지(억지)로 하거나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정책 목표가 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뉴스1> 보도 갈무리

    '李(이) 대통령 "집 사려 빚내는 사회는 사회주의에 가까워… 집값 억지로 안 낮춰"'

    23일 <뉴스1>이 보도한 기사의 제목이다. 필자는 얼핏 보고 '내가 잘못 봤나' 싶어 기사를 클릭해 본문을 읽었다.

    기사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사람이 '집은 사놓으면 돈이 되더라. 빌려서라도 사자. 인생을 걸자'고 하면 그게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지 않느냐"며 "지금과 같은 대한민국 경제 상황에서 시장 질서를 무시하고 수요·공급을 어거지(억지)로 하거나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정책 목표가 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 소련이나 동구권 등 현실사회주의 국가의 주거정책을 전혀 모르고 있는 셈이다. 현실사회주의 국가들은 적어도 1980년대 중반까지는 '사회적 소유'라는 개념 아래 국가나 국영기업, 주택건축조합 등이 주택의 소유권을 지니고 있었고 공식적으로 시장에서의 주택 거래는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실제 발언은 기사 제목이 전달한 의미와 상당히 달랐다. 이 대통령의 실제 발언은 다음과 같다(1시간 0분 20초부터).



    "어느 특정 지역에 대해서는 그 인근 지역보다 골목 한 개 차이로 가격 두 배 차이가 나고 많잖아요. 저는 그게 비정상이라고 보지 않아요. 거기에 상응하는 사회적 부담을 하면 되죠. 그래서 정상화하는 게 목표다.


    적정하고 정당한 수요, 공급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시장 가격은 존중해야 되겠죠. 다만 모든 사람들이 '집을 사놓으면 돈 되더라. 빌려서라도 사자. 인생을 걸고라도 집을 사서 그것밖에 돈 버는 길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모두가 거기 몰려서 '한 도시의 땅을 팔면 다른 나라 통째로 살 수 있다더라' 이렇게 되면 언젠가는 문제가 생기겠죠. 그걸 미리 막자는 거죠."

    위 발언은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경제 질서 아래 형성되는 가격은 존중하되, 부동산만이 자산 상승의 유일한 방도라는 생각으로 투기가 과열되면 문제가 생긴다는 너무나 일반론적인 말이다. 심지어 사회주의라는 단어 자체도 없다. 그렇다면 사회주의는 어디서 나왔을까.


     즉, 이 대통령은 '빚내서 집을 사는 것'이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다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억지로 주택 가격을 낮추고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는 것'이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다고 한 것인데 이걸 <뉴스1> 보도는 사실상 맥락을 거꾸로 보도한 셈이다.
    ▲ 즉, 이 대통령은 '빚내서 집을 사는 것'이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다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억지로 주택 가격을 낮추고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는 것'이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다고 한 것인데 이걸 <뉴스1> 보도는 사실상 맥락을 거꾸로 보도한 셈이다. Youtube '이재명'

    이 대통령이 사회주의를 언급한 대목은 부동산 투기 과열을 우려하는 대목보다 조금 더 앞서 나온다.

    "제 생각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억지로 가격을 낮추자는 게 아니다. 주택가격의 목표를 정해놓고 여기에 맞춰서 수요, 공급을 억제하거나 어떻게 조정하겠다고 하면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지 않나. 가능하지도 않다."

    즉, 이 대통령은 '빚내서 집을 사는 것'이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다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억지로 주택 가격을 낮추고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는 것'이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뉴스1>은 '집 사려 빚내는 사회'와 '사회주의에 가깝다'를 연결해 독자가 대통령이 전혀 다른 취지의 발언을 한 것처럼 받아들이도록 만들었다.

    이 정도면 단순한 표현상의 차이를 넘어 발언의 취지를 뒤바꾼 제목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발언은 유튜브 생중계로 공개됐고, 자막까지 제공됐다. 녹취가 어려운 상황도 아니었다. 오인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발언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문제는 이미 이 제목이 빠르게 확산됐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서 해당 보도가 공유되자 이용자들은 "사회주의? 자기가 뭔 소리하는지도 모를 듯", "뭔 궤변이야 집 못 사게 대출 금액규제하고 토허제 걸어서 이사도 못 가게 하는 게 사회주의 아니고?"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다른 온라인커뮤니티 '루리웹'에서도 "사회주의는 오히려 집을 배급해주지 않나? 자본주의체제에선 집 사려고 빚내는 게 당연한 건데"라는 반응이 나왔다.

    원본 영상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이용자들을 탓하기는 어렵다. 국내 주요 통신사가 제목으로 인용한 대통령 발언이 실제와 다를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23일 오후 3시 10분 기준, 해당 기사는 수정 없이 <뉴스1> 누리집과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 그대로 게시돼 있었다. 유튜브와 SNS 등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나는 환경에서 시민들이 그나마 신뢰하는 것은 레거시 언론이다. 그런데 그 언론마저 발언의 취지를 뒤바꾸는 내용을 보도한다면, 어떻게 시민들에게 언론을 믿어달라고 호소할 수 있겠는가.
    #뉴스1 #가짜뉴스 #오보 #이재명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나름대로 읽고 나름대로 씁니다. 음성노동인권센터에서 일합니다. 후원계좌 : 농협 351-0802-5012-33(음성노동인권센터) 제보 문의는 ahtclsth@naver.com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40년 만에 한 무대서 만난, '청년 유열'과 '돌아온 유열' 40년 만에 한 무대서 만난, '청년 유열'과 '돌아온 유열'
    2. 2 가사까지 고쳐서 미얀마 군부가 뺏으려는 노래 가사까지 고쳐서 미얀마 군부가 뺏으려는 노래
    3. 3 단일시즌 '30승' 투수의 아름답지 못한 말년 단일시즌 '30승' 투수의 아름답지 못한 말년
    4. 4 '패륜 영화' 낙인... 대구서 '암살자(들)' 보기 쉽지 않은 까닭 '패륜 영화' 낙인... 대구서 '암살자(들)' 보기 쉽지 않은 까닭
    5. 5 다이아몬드가 널려 있는 바다를 공개합니다 다이아몬드가 널려 있는 바다를 공개합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