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국경에서 찍은 팔레스타인. 폭격으로 인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장준호
- <휴대폰과 독화살>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가난하거나 위험한 환경에 놓여 있지만, 그들의 삶을 단순히 불행하다고 규정하기도 어렵다. 그들을 만나며 오히려 우리가 잃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 있다면?
"그들의 삶을 단편적으로 '가난하지만 행복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병원과 학교가 부족하고, 당장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가난과 불편함을 아름답게 포장할 수는 없다. 다만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자신이 왜 일하는지를 비교적 분명하게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드자의 한 사냥꾼은 사냥한 고기를 들고 마을로 돌아갈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식량을 구해 가져오면 모두가 반겨주고,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함께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훨씬 편리하고 풍족한 환경에서 살지만, 열심히 일하면서도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이 누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느끼기 어려울 때가 많다.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더 많이 가지고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그들이 우리보다 더 행복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들을 보면서 많이 가지는 것만큼이나 내가 왜 일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 <휴대폰과 독화살>은 낯선 사람, 낯선 풍경, 낯선 문화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현대 문명과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으로 읽힌다. 이 책과 역마살로드를 통해 PD님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무엇인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서로 다른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전기와 수도가 없고 학교에 다니지 못하면 뒤처진 삶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혹은 전통적인 생활방식은 모두 순수하고 아름답다고 미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삶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독화살로 사냥하면서 휴대폰을 사용하고, 전통을 지키고 싶어 하면서도 자녀만큼은 도시에서 공부하기를 바란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느냐가 아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느냐이다. 다음 세대가 자연스럽게 다른 삶을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개발과 관광 산업, 국가 정책으로 인해 살던 곳에서 밀려난 것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기록하고 싶은 것은 사라지는 문화 자체라기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잃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 사실 '역마살로드'는 정말 가성비가 안 나오는 채널로 유명하다. 아마존 같은 경우는 6천만 원을 들여서 갔는데 영상 6개를 만들었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팬들의 '걱정 댓글'이 특히 많은 것 같다.(웃음)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
"역마살로드가 가성비가 좋지 않은 채널인 건 사실이다.(웃음) 구독자가 50만 명이 넘은 지금도 우리는 비행기표를 살 때마다 이번 촬영비를 회수할 수 있을지 계산한다. 게다가 오지 촬영은 이동과 허가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 어렵게 찾아갔는데 만나려던 사람이 이미 떠났을 수도 있고, 날씨 때문에 촬영을 전혀 못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그렇다고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잠깐 들어가 자극적인 장면만 찍고 나오는 방식으로 바꾸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하면 당장은 돈이 될 수 있지만, 역마살로드를 만든 이유가 사라진다.
물론 채널을 오래 운영하려면 열정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아무쪼록 이번 책이 좀 팔려서 촬영비를 벌 수 있으면 좋겠다.(웃음) 현재 우리의 가장 현실적인 목표는 서 감독과 존이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역마살로드만으로 생활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 가고 싶은 곳이 많다. 언젠가는 돈이 부족해서 꼭 기록해야 할 장소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까지 가고 싶다. 영상을 많이 만드는 채널보다,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남는 기록을 꾸준히 만드는 채널이 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다."
[역마살로드 영상 보기]
휴대폰과 독화살 - 역마살로드, 사라져가는 세계의 마지막 기록
장준호 (지은이),
시월,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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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살로드'가 오지에서 부족민과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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