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모닝 한정 굿즈. 북모닝 구성원들을 위해 열 살 봄이가 손수 만들어 선물해 준 맞춤 책갈피
같이
함께 읽고 함께 떠나는 아침
책모임을 시작했다고 해서 내가 갑자기 책에 푹 빠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책보다 휴대전화에 먼저 손이 가고, 모임 전 독서는 아직도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모임이 끝날 때마다 "다음 달에는 꼭 여유 있게 읽고 가야지" 다짐하지만 매번 체할 듯 급하게 읽고 가기 바쁘다. 책모임을 하니 이제는 말도 좀 잘하고 지혜도 깊어지면 좋겠는데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다. 여전히 나는 자주 흔들리고, 좁게 보고, 쉽게 판단한다.
그래도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 생각을 말해보는 용기가 생겼다는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정답을 찾는 방식에만 길들여져 있었기에 책모임 초기에는 내가 책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내 감상이 맞는 것인지 자꾸 불안했다. 하지만 '북모닝'을 계속하면서 알게 됐다. 정답을 맞히는 게 아니라 내가 느끼고 생각한 걸 자유롭게 말하면 되는 거라고.
책이야기를 나누며 내게 없던 생각을 얻을 때의 기쁨은 굉장하다. 아주 드물지만 내가 꺼낸 감상이 새로운 시선이 될 때의 기쁨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실 여전히 내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혹시 틀렸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부담은 많이 줄었다. 생각이 달라도 다름을 인정해주고,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정성껏 경청해 주는 '북모닝' 친구들 덕분이다.
내 관심의 폭도 조금 넓어졌다. 예전에는 내 가족과 일상에만 맞춰져 있던 안테나가 '북모닝'에서 만난 책과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여러 일에 조금씩 주파수를 맞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넓어진 관심은 자연스럽게 내가 속한 공동체로도 이어졌다.
처음 학교를 통해 공동체 생활을 마주했을 때, 철저한 개인주의자였던 나에게 공동체는 숨이 턱 막히는 거대한 산처럼 느껴졌다. 무엇이든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지고, 함께 움직여야 하는 비장한 각오가 필요한 등반을 앞둔 기분이었다.
그런데 '북모닝'을 하면서부터 공동체를 꼭 그렇게 무겁게 생각할 필요는 없겠단 마음이 들었다. 함께 책을 읽고, 내가 몰랐던 세계를 함께 알아가고, 나와 다른 생각에도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여 보는 것. 어쩌면 이런 작은 연대의 순간들이 공동체를 단단하게 이어가는 힘이 되어 주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에게 '북모닝'은 단순한 책모임이 아니다.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작은 공동체 연습장'이다.
다음 달 첫째 주 토요일 아침에도 나는 책을 들고 나갈 것이다. 여전히 책 읽기는 쉽지 않고 책 편식도 금세 고쳐지지 않겠지만, 낯설어도 함께라서 즐거운 새로운 버스에 오르기 위해서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자리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만나보는 아침 하나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내게는 그 아침이 바로 '북모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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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끼리 책을 읽는다니... 혹독한 대가 치르고 알게 된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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