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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하고 3년 반만에 재취업 성공했습니다

    퇴직은 마침표가 아닌 쉼표... 도전 끝에 열린 문, 누구나 시작할 수 있어

    등록 2026.07.27 12:57수정 2026.07.2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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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제 마음 편히 쉬세요."

    지난 22년 12월 퇴직하던 날, 정든 동료들이 건넨 따뜻한 덕담이었다. 하지만 마음속 대답은 달랐다.


    '아직은 쉬고 싶지 않습니다. 나의 삶은 아직 진행형입니다.'

    33년 동안 입었던 경찰 제복을 벗었지만, 국민 곁을 지키던 삶의 사명감까지 벗어던질 수는 없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은 퇴직이라는 제도적 마침표 하나로 꺼질 만큼 작은 불씨가 아니었다. 나에게 퇴직은 끝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는 쉼표였다.

    그래서 멈추지 않았다. 퇴직 후에는 '인생나눔교실' 멘토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작가로서 소소한 삶의 온기를 나누며 펜을 들고 있다. 봉사 단체 활동을 하며 지역사회에도 힘을 보탰다. 봉사는 보람 있는 시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다시 일하고 싶다는 마음도 점점 켜져 갔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수없이 이력서를 냈지만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았다. 33년 동안 쌓아온 경험과 책임감보다 서류에 적힌 '나이'가 먼저 평가받는 현실 앞에서 허탈함을 느꼈다. 그렇게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 3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회에서 나는 이제 더 이상 필요 없는 사람일까.'


    그때 기다리던 연락이 찾아왔다. 지난 6월의 일이었다. 국세청 체납관리단 기간제 근로자 합격 통보였다. 근무기간은 6개월이지만, 내게는 어떤 정규직보다 값진 기회였다. 다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평균 4.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이 되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납세자 응대 요령과 비밀유지 의무 등 현장 업무 실무 교육을 이수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체납자의 실태를 파악하여, 조세정의· 재정확보·일자리 창출·체납정리·복지연계 등 1석 5조의 결실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8일 첫 출근을 준비하던 아침은 지금도 생생하다. 구김 없는 와이셔츠를 다리고 출근 가방을 챙기는데, 30여 년 전 순경으로 첫 출근하던 아침이 떠올랐다.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다듬던 긴장감,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설렘,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까지. 세월은 흘렀지만 새로운 출발 앞에서 뛰는 심장은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새로운 업무는 낯설었다. 나이는 배움을 멈출 이유가 아니라, 더 겸손하게 배우라는 신호였다. 민원인을 만날 때마다 경찰 생활에서 몸에 밴 존중과 경청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실천했다. 처음에는 경계하던 체납자들의 표정이 조금씩 풀리는 모습을 보며 깨달았다.

    나는 체납자를 단순한 관리 대상이 아니라, 형편을 살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행정의 동반자로 만나고 싶다. 체납 관리의 시작도 끝도 결국 사람이다. 제복은 달라졌지만 공직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가족의 응원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AI생성 이미지
    ▲ 가족의 응원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AI생성 이미지 오마이뉴스

    첫 출근을 마치고 돌아온 날, 아내와 아이들이 건넨 "고생하셨어요. 정말 자랑스러워요"라는 한 마디는 합격 통지서보다 더 큰 기쁨이었다. 다시 시작하는 사람에게 가족의 응원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은퇴를 앞두거나 퇴직 후 방황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많은 이들이 나이라는 숫자 앞에서 시작도 하기 전에 스스로 한계를 긋는다. 하지만 나는 몸소 경험했다. 나이가 많아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지 않기 때문에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을.

    오늘도 화려한 성과보다 성실한 하루를 쌓으며, 국세행정의 든든한 '눈과 귀'가 되겠다는 초심을 잊지 않으려 한다. 인생 2막의 출발선 앞에서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의 증거이자 따뜻한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인생 2막은 특별한 사람만 다시 시작하는 시간이 아니다. 오늘도 용기를 내 한 걸음 내딛는 평범한 사람들의 새로운 출발이다. 나 역시 그 길 위에서 다시 배우고, 다시 일하며, 다시 살아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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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년간 공직에 몸담고 퇴직했습니다. 지금은 은퇴 이후의 삶을 다시 배우는 60대 인턴으로 살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인생 2막의 의미를 발견하는 글을 씁니다.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중장년과 노년의 삶을 기록하며, 나이 들어서도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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