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계곡 자연이 만들어 놓은 모습.
문운주
계곡길에는 목교와 철다리가 잇따라 이어진다. 다리를 건널 때마다 풍경도 달라진다. 발아래에는 에메랄드빛 소가 펼쳐지고, 고개를 들면 흰 물줄기가 바위를 타고 쏟아진다. 다리는 계곡을 건너는 길이면서 한신계곡을 가장 아름답게 만나는 전망대이기도 하다
길게 누운 바위 하나가 눈길을 붙든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 한 마리가 계곡을 지키고 있는 듯하다. 맑은 물은 바위를 휘돌아 흐르고 숲은 그 모습을 포근히 감싼다. 자연이 만든 풍경이지만 오래된 전설 하나쯤 품고 있을 것만 같은 신비로움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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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게곡 폭포박물관 ⓒ 문운주
1㎞ 남짓 더 오르자 가내소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검푸른 소와 15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예부터 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수행하던 스님이 계곡에 줄을 걸고 건너려다 실패한 뒤 "나는 가네"라고 말한 데서 가내소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전설도 전해 내려온다.
가내소폭포를 지나면 계곡은 더욱 깊어진다. 넓은 바위를 따라 여러 단으로 흘러내리는 오층폭포가 기다린다. 층층이 이어지는 물줄기와 이끼 낀 바위,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한여름에도 서늘한 풍경을 만든다. 이름 없는 작은 폭포와 소도 곳곳에 숨어 있어 발걸음을 자꾸 붙잡는다.
한신폭포 앞에 이르자 오늘 산행도 마침표를 찍는다. 백무동에서 약 8㎞, 어느새 걸음 수는 1만 1000보를 넘겼다. 계곡물 소리와 숲바람을 벗 삼아 걷는 동안 폭염은 기억에서 멀어졌다. 흘린 땀만큼 몸은 가벼워졌다. 마음은 더없이 시원했다.
산을 내려오니 허기가 밀려온다. 오늘 여정의 마지막은 지리산 토종 흑돼지 삼겹살이다. 불판 위에서 노릇하게 익어가는 고기는 담백하면서도 쫄깃하다. 잘 익은 묵은지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산행의 피로도 함께 녹아내리는 듯하다.
시원한 계곡에서 더위를 잊고, 지리산이 내어준 한 끼로 허기를 달랬다. 흑돼지 한 점은 산행 뒤 최고의 보양식이었다. 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한신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울창한 숲, 그리고 폭염마저 잊게 했던 그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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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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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와 숲, 흑돼지까지... 올여름 이곳으로 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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