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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워도 여긴 걸을 수 있지, 추억과 낭만의 산책

    [혼자 떠나는 당일 여행] 천왕역부터 항동철길을 따라 푸른수목원까지

    등록 2026.07.29 10:24수정 2026.07.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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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속에서 걷는 일은 자기 자신과 함께하는 소풍이면서 자신만의 은신처를 소유하는 것과도 같다."

    독일의 철학자 알베르트 키츨러가 쓴 <철학자의 걷기 수업>에서 빌려온 문장이다. 독일 철학자의 말을 믿고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을 찾고자 선택한 코스는 서울 구로구의 항동철길과 푸른수목원이다. 지난 26일 오전 7호선 천왕역부터 항동철길을 따라 푸른수목원까지 걸었다. 무궁화호 기차 여행의 추억이 있는 필자에게 철길을 따라 걷는 건 추억과 낭만의 산책이었다.

    항동철길과 푸른수목원 이정표 지하철 7호선 천왕역에서 200미터 지점이다.
    ▲항동철길과 푸른수목원 이정표 지하철 7호선 천왕역에서 200미터 지점이다. 최문섭
    처가가 있는 춘천에 갈 때면 자가운전보다 청량리발 무궁화호 열차를 애용했었다. 북한강을 끼고 덜컹대며 달리는 경춘선 무궁화호가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을 지나 춘천에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거의 2시간이었다.


    처가에 갈 때면 들뜬 아내가 차를 몰고 먼저 출발했고, 필자는 일을 핑계로 다음 날 출발하며 혼자서 'one way ticket'으로 기차 여행을 즐겼다. 아쉽게도 이런 즐거움은 오래 가지 못했다. 추억을 싣고 떠나는 경춘선 무궁화호 열차가 2010년 12월 20일 운행을 끝으로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다음날인 12월 21일에 경춘선 수도권 전철이 복선 전철로 개통되었다.

    항동철길 옆의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 기차가 다니지 않는 항동철길은 경기화학주식회사의 화물 노선인 오류선이었다.
    ▲항동철길 옆의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 기차가 다니지 않는 항동철길은 경기화학주식회사의 화물 노선인 오류선이었다. 최문섭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고 대성리로 MT를 떠나던 X세대에게 무궁화호 열차는 추억 그 자체였고, 가수 김현철은 그런 감성을 담아서 '춘천 가는 기차'를 노래했다. 항동철길을 따라 걷던 필자는 무궁화호를 타고 놀러 갔던 강촌에서 2인승 커플 자전거를 타다가 금세 지쳤던 기억을 떠올리며 무더위를 잠시 잊었다.

    푸른수목원 앞의 항동철길 철도건널목의 풍경이 이색적이다.
    ▲푸른수목원 앞의 항동철길 철도건널목의 풍경이 이색적이다. 최문섭

    주택단지와 아파트단지 사이로 이어지는 항동철길은 비교적 관리가 잘 된 편이어서 지금 기차가 다닌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항동철길과 옆으로 나란히 조성된 숲길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해주며 주변의 카페와 음식점들이 산책자의 식욕을 돋운다. 철길을 따라 조금 걷다 보니 천왕산 등산로와 구로올레길 안내판이 나왔고 푸른수목원 진입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푸른수목원을 산책하는 시민들 연인, 반려견, 유아 등 모두에게 행복한 공간
    ▲푸른수목원을 산책하는 시민들 연인, 반려견, 유아 등 모두에게 행복한 공간 최문섭

    푸른수목원은 2013년 6월에 문을 연 서울시 1호 공립수목원이며, 항동저수지를 품고 다양한 테마로 조성된 친환경 청정구역이다. 항동철길부터 가볍게 시작해서 푸른수목원까지 둘러보는 산책코스는 걷기 좋은 길로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곳이다. 푸른수목원의 항동저수지 일대는 '물 위에 피어난 여름'을 주제로 여름 연꽃수련 전시가 한창이었고, 이번 전시는 8월까지 계속된다.

    푸른수목원의 수국원 산책로 20개 주제정원과 항동저수지가 있는 푸른수목원
    ▲푸른수목원의 수국원 산책로 20개 주제정원과 항동저수지가 있는 푸른수목원 최문섭
    푸른수목원의 항동저수지 물 위에 피어난 여름, 여름 연꽃수련 전시
    ▲푸른수목원의 항동저수지 물 위에 피어난 여름, 여름 연꽃수련 전시 최문섭

    2022년 11월에 개관한 항동푸른도서관은 수목원 안에 자리 잡은 아담한 숲속도서관이다. 지상 3층, 연면적 908㎡ 규모의 항동푸른도서관은 자연친화적 구조에 북카페처럼 개방감 있는 공간이 특징이다. 자연 속에서 독서와 휴식을 누리기에 충분한 항동푸른도서관은 그 이름처럼 푸르름을 간직한 채 시민들을 맞이했다.


    항동푸른도서관 입구 푸른수목원 안에 있는 도서관, 한 시민이 지혜의 숲으로 들어가고 있다.
    ▲항동푸른도서관 입구 푸른수목원 안에 있는 도서관, 한 시민이 지혜의 숲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문섭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조용히 걷기에 좋은 항동철길과 푸른수목원은 여름 휴가철에 혼자 떠나는 당일 여행지로 적합하다. 산책으로 땀을 흘리고 난 후 시원한 카페와 도서관에서 수목원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는 건 소소한 행복이다.

    항동푸른도서관 휴일 오전에 도서관을 찾은 시민들
    ▲항동푸른도서관 휴일 오전에 도서관을 찾은 시민들 최문섭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항동철길 #푸른수목원 #항동푸른도서관 #구로구도서관 #걷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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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지도사, 아웃소싱타임스 칼럼니스트, 이모작뉴스 객원기자, 경비지도사 권익협의회 운영스텝, 광명시 사람책> 국내 최초의 경비지도사 직업 에세이 <경비지도사의 경력수첩>의 저자, 21년째 시설경비업에서 일 하며 "쓸모있는 경비지도사", "수시 채용에 필요한 경력만들기" 등을 주제로 강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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