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인상이라지만... 기초생활수급자의 삶은 여전히 팍팍

[주장] 수급자의 삶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당사자... 중앙생활보장위에 당사자 위원 참여시켜야

등록 2026.07.30 12:48수정 2026.07.3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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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7월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7월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8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올해보다 6.70%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기준 중위소득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해 각종 복지정책의 대상과 급여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이번 결정에 따라 2027년 생계급여도 함께 인상됐다. 1인 가구의 생계급여는 올해 82만 556원에서 내년 87만 5533원으로 5만 4977원 인상된다. 2인 가구는 134만 3773원에서 143만 3806원으로 9만 33원, 3인 가구는 171만 4892원에서 182만 9789원으로 11만 4897원, 4인 가구는 207만 8316원에서 221만 7563원으로 13만 9247원 오른다. 기준 중위소득 역시 1인 가구는 273만 6042원, 2인 가구는 448만 645원, 3인 가구는 571만 8091원, 4인 가구는 692만 9885원으로 확정됐다. 역대 가장 높은 인상률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수급자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사뭇 다르다.

빈곤사회연대는 그동안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생계급여 현실화와 함께 수급 당사자가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서도 이러한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정작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기초생활수급자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제대로 담기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말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수급자 대표를 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내용이 담긴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 계류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국제 정세 불안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장바구니 물가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대형마트를 둘러보기만 해도 계란과 돼지고기, 채소 등 기본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생계급여 인상액이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를 보다 현실적으로 살펴야

수원에 거주하는 50대 중증 시각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는 이번 생계급여 인상 소식을 접한 뒤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내년에는 물가가 더 오를 텐데 이 돈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치과 치료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의 생계급여로는 의료비와 생활비를 함께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 신림동에 거주하는 30대 시각장애인 1인 가구 수급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생계급여와 장애인연금을 합쳐 월 130만 원 안팎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응급실을 자주 이용하고 매달 평균 20만 원가량의 의료비를 지출한다. 여기에 식비와 생활용품 구입비, 공과금까지 부담하고 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다. 그는 "갑작스럽게 병원에 가야 하는 날이 가장 두렵다"며 생활고를 호소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계층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결정을 보면 이러한 정책 기조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대 최대 인상이라는 수치와 달리 수급자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정부는 기초생활수급자의 생계를 보다 현실적으로 살펴야 한다. 현금 지원 확대가 어렵다면 의료비와 돌봄, 생활지원 등 필수 복지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기초생활수급 당사자가 정식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수급자의 삶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현장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당사자들이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될 때 비로소 현실을 반영한 복지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 역대 최대 인상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다.
#기초생활수급자 #중증장애인 #생계급여인상 #장애인복지 #수급자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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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 속에서도 색채있는 삶을 살아온 시각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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