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은 미치게 되었을까 책에 등장하는 광기라 불린 천재들. 왼쪽부터 프리다 칼로, 버지니아 울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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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미친놈'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삼촌이 아닌, 어린 내 눈에 보이던 삼촌을 떠올려본다. 형제들 가운데 가장 목소리가 작았던 삼촌, 인물도 훤하고 성격도 순하며 나에게 다정했던 삼촌,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할 정도로 머리가 좋았던 삼촌, 나를 보면 수줍게 다가와 알맹이 없는 말을 툭툭 던지고 갔던 삼촌, 형제 가운데 누구도 모시지 않던 부모를 시골집에서 홀로 지켜왔던 삼촌을.
삼촌은 가끔씩 우리 가족 위로 떠오른다. 동생의 상황이 걱정되어 장문의 문자를 보낸 나에게 엄마는 말했다. "너, 지금 네 삼촌 같아." 난 그 말에 담긴 함의를 알았다. "너 지금 미친 것 같아." 당시에 엄마의 말을 들은 나는 즉각적으로 불같이 화를 냈다. 지금 다시 그런 말을 듣는다면 다르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 엄마가 듣기에 불편하다고 해서 미쳤다고 하면 안 돼. 삼촌은 삼촌의 세계에서 최선을 다했어."
<뇌가 만든 천재들>은 천재를 신화로 만들려는 책이 아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밀려났던 사람들의 뇌와 삶을 통해 우리가 '정상'이라고 믿어온 기준을 다시 묻게 하는 책이다. 프리다 칼로와 도스토옙스키, 버지니아 울프와 보르헤스 등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천재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는 자꾸만 삼촌을 떠올리게 된다. 어쩌면 이 책을 만든 이유도 결국 끝내 이해하지 못했던 삼촌을 다시 만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해하지 못하는 대상은 죄다 광기라고 부르는 듯하다. 정말로 실패한 것은 그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의 논리다. 보르헤스는 시력을 잃은 일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누구나 자기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도구로 여겨야 한다. 전부 목적이 있어서 주어졌으며, 예술가의 경우 더욱 그렇다. 자기에게 일어나는 일 전부, 굴욕과 치욕, 불행까지도 진흙처럼 주어진 예술의 재료다. 그 재료를 활용해야 한다."
라미레스와 도스토옙스키, 반 고흐를 비롯해 여기서 소개하는 모든 예술가들은 신체적·정신적·물질적 한계가 분명했지만 이를 작품을 통해 극복했으며, 바로 그 점에 그들의 천재성이 있다.
- 1장 '정신병원에 갇힌 천재'
뇌가 만든 천재들 - 광기와 창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지은이), 성소희 (옮긴이),
흐름출판,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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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출판노동자. 세 권의 책을 낸 작가. 근근이 뛰는 여성 아마추어 풋살선수. 나이 든 고양이 웅이와 함께 살고 있으며, 풋살 신동이 되고 싶습니다. 《편집자의 마음》, 《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 《취미로 축구해요, 일주일에 여덟 번요》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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