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7.31 16:03수정 2026.07.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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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은 부족해도 카메라를 들고 나서면 좋은 사진을 남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좋은 사진이란 어떤 사진일까? 예전에는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그대로 다 담아야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했다. 필름 카메라로 찍을 때는 나름대로 고민을 거친 뒤 셔터를 눌렀지만, 디지털카메라로 바꾸고 나서는 별다른 고민 없이 셔터를 누르곤 한다. 많이 찍다 보면 좋은 사진이 하나 쯤 나오리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지내는 탓이다.
그래도 사진을 찍고 덜어내는 일을 되풀이하면서 어렴풋이 좋은 사진을 고르는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첫째는 간결함이고, 둘째는 주제다. 평소 인물보다는 풍경을 주로 담는데, 시간도 실력도 부족하다 보니 복잡한 후보정을 즐기지는 않는다.
울릉도 여행 사진을 정리하다가 이른바 'A컷'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에 한두 장을 손 보았다(관련 기사 어디선가 들려온 '아리랑', 독도 여행에서 마주한 풍경). 갑자기 나타난 어선이 눈에 띄어 급하게 셔터를 눌렀는데, 생각보다 초점과 노출이 잘 맞았다. 그런데 지난 글에 사진을 올리고 나서 다시 보니, 프레임 구석에 찍힌 반사경이 자꾸 눈에 거슬렸다. 사진을 찍을 때는 보이지 않던 불필요한 요소가 이처럼 나중에 떡 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아쉬울 때가 많다.

▲ 딴바위 사진 원본
박영호
수평을 바로잡고 구석의 반사경을 잘라내었다. 한결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되었다. 평소 삼분할 구도를 염두에 두고 촬영하다 보니 요소를 잘라내면 전체적인 구도가 깨질 때가 많은데, 다행히 이번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 반사경을 덜어낸 딴바위 사진
박영호

▲ 프레임을 넣고 전선을 덜어낸 사진
박영호
나를 소개하는 문구로 논어 공야장편에 나오는 글귀인 "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를 적어 놓았다. '나이 든 사람에겐 편안하게 느껴지고 벗에게는 믿음직스럽게 느껴지고 젊은이에겐 그리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공자님 말씀이다. 어떻게 하면 젊은이에게 그리운 사람이 될 수 있으려나 고민하다가 잔소리를 줄이기로 했다.
어릴 적 어른들의 잔소리를 꽤 싫어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삶에서 덜어내야 할 것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말이다. 수다스럽지는 않지만, 직업이 교사라 말이 적지는 않은 편이다. 몇 해 전부터 학교에서 학생이나 후배 교사에게 잔소리를 없애려고 노력 중이다.
마지막으로 울릉도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독도에서 찍은 사진 두 장을 나란히 올려 놓는다.
첫 번째 사진은 수많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활기 넘치는 독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람들이 비워진 두 번째 사진은 태고의 고요함을 간직한 독도의 민낯을 보여준다. 두 사진은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이처럼 사람이 있어도 좋고 덜어내도 좋으니, 무조건 다 덜어낸다고 좋은 사진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예외 없는 규칙은 없다. 사진 찍기도 곱게 늙어가기도 쉽지 않다.

▲ 독도를 찾은 사람들
박영호

▲ 독도를 나는 갈매기
박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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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사람에겐 편안함을, 친구에게는 믿음을, 젊은이에겐 그리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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