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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해 보여도 위험했다, 제주 포구 물놀이 법으로 막는다

2027년 방파제 안 에메랄드빛 바다, 그 안에서 헤엄치던 사람들의 모습이 사라진다

등록 2026.07.31 17:26수정 2026.07.3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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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포구 31일 제주 판포포구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
▲제주도 포구 31일 제주 판포포구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 김태진

2026 731 제주 판포포구 31일 제주 판포포구에서 물놀이 즐기는 사람들 ⓒ Discover 지구 Earth

제주도 포구 31일 제주 판포포구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
▲제주도 포구 31일 제주 판포포구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 김태진

한여름 제주를 걷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치는 풍경이 있다. 방파제가 파도를 막아선 자리, 그 안쪽으로 고요히 담긴 에메랄드빛 물빛. 튜브를 탄 아이들과 스노클링을 즐기는 관광객들, 그 뒤로 풍력발전기가 천천히 돌아가는 이국적인 장면이다. 사진만 보면 누구나 "저기서 수영해도 되나요?"라고 묻고 싶어지는, 제주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이다.

31일 방문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판포 포구에서도 뜨거운 햇살을 피해 바다에 몸을 담근 피서객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 장면을 올여름을 끝으로 더는 볼 수 없게 된다. 개정된 '어촌·어항법'에 따라 2027년 4월 22일부터 제주를 포함한 전국의 어항구역 내 물놀이가 전면 금지되기 때문이다.

왜 금지되나?... '그림 같은 풍경' 뒤에 숨은 위험

포구는 원래 헤엄치라고 만든 공간이 아니다. 방파제로 둘러싸여 파도가 잔잔하고 물이 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깃배가 수시로 드나드는 작업 공간이다. 사진으로 보면 안전해 보이는 이 잔잔한 물속에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위험 요소들이 여럿 숨어 있다.

선박 출입로는 배가 예고 없이 드나들며, 수영객과 동선이 겹칠 경우 충돌 위험이 크다. 급격한 수심 변화도 위험요소다. 방파제 안쪽이라 잔잔해 보이지만, 갑자기 깊어지는 구간이 많아 다이빙 사고가 잦다. 또한 정식 해수욕장과 달리 안전요원이나 구조 장비가 배치돼 있지 않아, 사고가 나도 즉각 대응이 어렵다. 양식장·계류 시설물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물 속에 로프나 어구, 계류 장치 등이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아 부상 위험이 있다.

실제로 여름철마다 SNS를 통해 포구 다이빙 영상이 퍼지면서 이를 따라 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이에 비례해 안전사고도 급증했다. 특히 물의 깊이를 가늠하지 못한 채 방파제 위에서 뛰어드는 다이빙 사고가 반복되면서, 법 개정 논의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개정된 '어촌·어항법, 무엇이 달라지나
이번 조치는 국회를 통과한 '어촌·어항법'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개정안은 어항구역 내 취사와 야영, 물놀이(수영·다이빙 등)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개정 법률은 공포 후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7년 4월 22일부터 시행된다. 적용 대상은 어촌정주어항과 소규모어항 등 어항구역으로 지정된 전국의 항·포구다.

기존에는 포구 내 물놀이를 제한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지방자치단체가 계도와 현수막 설치 등에 의존해 왔다. 이번 개정으로 어항구역 내 물놀이 금지와 과태료 부과 근거가 처음으로 법률에 명시됐다. 제주에서는 이미 김녕항과 하효항 등 선박 출입이 잦은 일부 항·포구를 중심으로 단속이 이뤄지고 있으며,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물놀이와 다이빙을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예외는 없을까?... "어항 기능 상실 포구"는 남을 수도


다만 모든 포구가 일괄적으로 막히는 것은 아니다. 법이 정한 금지 대상은 어디까지나 '어항구역'으로 공식 지정된 곳이다. 제주도는 선박이 실질적으로 드나들지 않아 어항으로서 기능을 사실상 상실한 일부 포구는 어촌어항시설 구역에서 제외하고, 일정한 안전 기준을 갖춘 뒤 관리형 물놀이 공간으로 재정비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 판포포구처럼 어선이 드나들지 않고 오래전부터 피서지로 자리 잡은 곳들이 이 논의의 중심에 있다.

위험도가 높은 항·포구는 강하게 규제하되, 상대적으로 안전한 일부 지역은 별도 기준을 거쳐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포구가 제외 대상이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올여름 이후 방문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제주도청 또는 해당 지자체 공지를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지역경제 영향 우려의 목소리도

법 시행을 앞두고 반발도 만만치 않다. 판포포구처럼 여름철 물놀이객 덕분에 소규모 상권이 형성된 지역에서는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제주도청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배가 들어오지 않는 포구까지 일괄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민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안전이라는 공익과 지역 관광·생계라는 사익 사이에서, 시행 전까지 세부 기준을 둘러싼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안전하게 즐기는 법

법 시행 전까지는 여전히 합법적으로 포구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다만 다음 사항은 꼭 지키는 것이 좋다.

구명조끼 착용은 필수다. 잔잔해 보여도 갑자기 깊어지는 구간이 있다. 또한 방파제 위에서의 다이빙은 절대 피한다. 수심을 육안으로 가늠하기 어렵다. 선박 출입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어선이 다니는 시간대는 피한다. 안전요원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므로 아이는 반드시 보호자가 동반한다. 정식 안전관리가 이뤄지는 지정 해수욕장을 우선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다.

방파제 안쪽 잔잔한 물빛과 그 너머로 돌아가는 풍력발전기, 고깃배들이 오가는 소박한 포구 풍경. 이국적이면서도 정겨운 이 장면은 오랫동안 제주 여행의 '숨은 인생샷 스팟'으로 사랑받아 왔다. 그러나 그 평온한 수면 아래 실질적인 위험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안전과 추억, 두 가치 사이에서 제주는 이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올여름, 제주 포구에서의 물놀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 풍경을 마지막으로 눈에, 그리고 안전하게 담아보길 바란다.

제주도포구 31일 제주 김녕포구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
▲제주도포구 31일 제주 김녕포구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 김태진
덧붙이는 글 본 기사에서 언급한 법령 및 시행일은 31일 기준이며, 세부 시행 지역과 예외 규정은 제주특별자치도 및 해양수산부 공지를 통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는 제주특별자치도청(064-710-2114) 또는 해당 지역 어촌계·해양경찰서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주도 #물놀이 #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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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이어가며 세계를 둘러보며 눈 앞의 지역을 살리려 대안을 찾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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