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진하는 시민 송전탑이 그려진 우산을 쓰고 행진하는 시민
환경운동연합
"지역 희생을 담보하는 첨단산업은 폭력적"
광주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노진철 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지역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첨단산업은 폭력적이며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지역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는 이 문장이 단지 구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원칙에 대한 이야기다.
며칠 전 나는 광주 반도체 사업을 두고 이런 문장을 쓴 적이 있다.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는 짙어진다. 800조 원의 투자와 일자리는 화려한 도시가 가져가는데, 그 대가로 감당해야 할 위험과 불편은 영암과 나주, 함평과 장성, 담양 같은 이웃 지역이 짊어져야 한다면,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 또 다른 불평등일 뿐이다. 내 마당에는 결코 두고 싶지 않은 송전탑을 이웃의 마당에는 아무렇지 않게 세울 수 있느냐는 질문. 나는 오늘 광주의 뙤약볕 아래를 걸으며, 이 질문이야말로 이 대행진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라고 느꼈다.
우리에게 없는 것은 기술도 재원도 아니다. 없는 것은 합의의 절차이고, 없는 것은 염치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이웃에게 떠넘기지 않는 것, 그것이 공동체가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태도다.
서울까지, 남은 걸음들
해남에서 시작된 이 걸음은 영암을 지나 나주 한전 본사를 거쳐 오늘 광주에 닿았고, 내일은 전북으로, 그다음은 대전과 충남·충북을 지나 용인과 서울로 향한다. 역대급 무더위 속에서도 행진은 멈추지 않는다. 지치고 힘든 순간들이 분명 더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 앞에, 청와대 앞에 다다를 때까지 이 걸음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걷는 것은 우리의 몫이지만, 응답하는 것은 이제 국가의 몫이다. 나는 오늘 그 첫 대답을 요구하는 자리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함께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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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산단 전면 재검토 요구 전국 대행진, 광주를 지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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