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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닫고 사라진 식당, 20년 만에 다시 만났어요

    [제주 노포를 찾아서] 순도 100%의 현지인 맛집... 사장님 손맛 그대로

    등록 2026.08.03 10:03수정 2026.08.0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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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을 제주에서 살다가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잠시 육지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2026년 다시 제주로 돌아와 20년 가까운 세월을 버티고 있는 노포들을 다시 찾아다니고 있습니다.[기자말]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20년 전, 제주시 무근성의 우리 집 앞 작은 가게가 그 시작이었다. 몇 평 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손 크고 솜씨 좋은 사장님이 뚝딱뚝딱 반찬을 만들어내던 그 가게.

    매일같이 드나들다 보니 자연스레 사장님과도 정이 들었다. 그 후 가게는 북초등학교 앞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때도 종종 발걸음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소식이 끊겼다. 이사를 갔는지, 장사를 접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


    관광지 없는 동네의 진짜 로컬 맛집

    제주노포를 찾아서 월평식당
    ▲제주노포를 찾아서 월평식당 김태진
    그렇게 잊고 지내던 지난 7월 25일, 맛집이라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곳이 다름 아닌 월평동의 '월평식당'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 손 크고 솜씨 좋던 사장님, 바로 그분이었다. 이렇게 우연히, 그것도 맛집으로 소문난 곳에서 재회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식당 주변에는 이렇다 할 관광지가 없다. 일부러 이 식당에 밥을 먹으러 오는 게 아니라면 관광객이 발걸음할 이유가 없는 동네다. 그만큼 이곳은 순도 100%의 현지인 맛집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입소문을 타면서 외지인들의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제주노포를 찾아서 월평식당
    ▲제주노포를 찾아서 월평식당 김태진

    식당에 도착하면 주변은 대체로 신식 건물인데 이 집만은 예전 모습 그대로다. 딱 '노포'의 냄새가 풍기는 외관이다. 밖에서 보면 허름하고 작아 보이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나무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천장, 오래된 벽시계,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실내는 이 집이 얼마나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왔는지를 말해준다.

    텃밭에서 바로 온 반찬들


    제주노포를 찾아서 월평식당 정식
    ▲제주노포를 찾아서 월평식당 정식 김태진

    이 집 반찬의 비결은 다름 아닌 바로 옆 텃밭이다. 갖은 채소들을 직접 재배해 밑반찬을 만든다고 하니, 신선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상 위에 오르는 반찬 가짓수도 상당하다. 갈치속젓, 참나물무침, 톳나물, 콩잎장아찌, 마늘종무침, 도라지무침, 양념게장, 배추김치, 그리고 뚝배기에 담긴 된장국과 몸국까지,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푸짐하게 차려진다.

    메인으로 오르는 뼈찜은 이 집의 자부심이라 할 만하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지만, 실제로 한 젓가락 뜨면 그 진심이 그대로 전해진다. 큼직한 갈비가 큼지막하게 썬 무, 대파와 함께 윤기 나게 조려져 나오는데,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살이 부드럽게 떨어져 나간다. 20년 전 무근성 골목에서 맛봤던 그 손맛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이 집의 맛과 양은 한결같다. 정식 1인분에 1만3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상이 푸짐하다. 20년이 지나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게 당연해 보인다. 벽 한쪽에는 이곳을 다녀간 이들의 사인이 빼곡하다.

    제주노포를 찾아서 호박잎국
    ▲제주노포를 찾아서 호박잎국 김태진

    날짜를 살펴보면 대부분 오래전의 것들로, 최근에는 사인을 받는 것도 예전만큼 챙기지 않는 눈치다. 그 틈에서 눈에 띈 것은 방송인 김대호씨의 사인. 받은 사인 중 가장 최근의 것이라고 하니, 이 집이 유명인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회자되는 곳임을 짐작하게 한다.

    식당 이름도, 자리도 몇 번이나 바뀌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사장님의 손맛과 정성이다. 무근성 골목 작은 가게에서 시작된 인연이 북초 앞을 거쳐 월평동까지 이어진 것처럼, 이 맛도 20년의 세월을 관통해 지금까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 이 조용한 동네 식당에서, 오랜만에 마주한 익숙한 손맛에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하루였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아봉로 372-1 월평식당 (월평기사식당)
    휴무일: 매월 둘째 주 일요일
    가격: 정식 1인 13,000원
    주차: 식당 입구
    #제주노포 #제주도맛집 #제주도 #제주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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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이어가며 세계를 둘러보며 눈 앞의 지역을 살리려 대안을 찾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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