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시상식 계룡시에서 열려

시·소설·수필 대상 3명·특별상 3명... 분단의 상처부터 생명과 위로까지 담아

등록 2026.08.01 17:46수정 2026.08.0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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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일호 계룡시 부시장과 이재수 한국예총 계룡지회장, 김미경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장, 수상자 및 가족, 계룡문협 회원들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신일호 계룡시 부시장과 이재수 한국예총 계룡지회장, 김미경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장, 수상자 및 가족, 계룡문협 회원들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준석

"문학은 사람을 이해하려는 가장 깊은 인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필 '사이시옷에 얽힌 흙 한 줌'으로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대상을 받은 김학원씨가 무대에서 남긴 소감이다. 가족사에 오래 묻혀 있던 분단의 상처를 조심스럽게 꺼내 쓴 그는 이 상을 하늘에 계신 두 할아버지에게 바쳤다.


(사)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가 주최·주관하고 계룡시가 후원한 시상식이 1일 오후 2시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조선 예학의 종장 사계 김장생(1548~1631)의 이름을 딴 이 상은 올해로 22회를 맞았다. 이날 시상식은 축사와 심사평, 시상, 수상소감에 이어 수상작 낭송까지 이어지며 문학축제 형식으로 꾸며졌다.

시 부문 대상은 김만호의 <뱀장어 스튜>, 소설 부문 대상은 조선옥의 <멀리서 온 밤>, 수필 부문 대상은 김학원의 <사이시옷에 얽힌 흙 한 줌>이 각각 차지했다.

계룡시민 대상 특별상에는 시 부문 김재현의 <나의 발바닥에게>와 연정훈의 <밥상머리>, 수필 부문 안용근의 <고향단상>이 선정됐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상금 150만 원,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상금 50만 원이 주어졌다.

 김미경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장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미경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장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준석

김미경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장은 인사말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깎고 단련하는 일이며, 완성된 작품을 통해 마침내 행복해지는 일이기도 하다"며 "남보다 돋보이려 하기보다 스스로 더 깊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수 한국예총 계룡지회장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이재수 한국예총 계룡지회장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서준석

이재수 한국예총 계룡지회장은 수필 대상작을 직접 읽은 소감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작품은 식당 메뉴판에 적힌 '만둣국'의 사이시옷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친 한 가족의 역사로 이어진다. 서로 다른 이념으로 갈라진 형제, 분단 이후 한국 사회에 남은 상처가 그 안에 담겼다. 이 회장은 "자유롭게 쓰는 글인 수필이지만 탄탄한 배경과 깊은 내공이 여러 생각을 이끌어낸 작품"이라며 수상을 축하했다.


작은 맞춤법에서 읽어낸 분단의 상처

 손미 시인(왼쪽)과 김용순 한국문인협회 충남지회장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각각 시·수필과 소설 부문 심사평을 하고 있다. 두 심사위원은 작품성과 창작성, 문학적 완성도를 중심으로 올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 손미 시인(왼쪽)과 김용순 한국문인협회 충남지회장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각각 시·수필과 소설 부문 심사평을 하고 있다. 두 심사위원은 작품성과 창작성, 문학적 완성도를 중심으로 올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서준석

심사를 맡은 손미 시인은 올해 시 부문에 348편, 수필 부문에 91편이 응모해 예년보다 수준이 높았다고 밝혔다. 시 대상작 <뱀장어 스튜>에 대해서는 "자기 언어로 시를 시작하고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식탁 위 뱀장어를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바다와 민물을 오가며 알을 낳고 죽는 생명의 순환으로 확장해 그린 점을 높이 샀다.


수필 대상작에 대해서는 "작고 일상적인 언어적 의문에서 출발해 가족의 비극과 분단의 역사, 기억과 화해의 문제로 서사를 넓혔다"고 말했다. 맞춤법의 작은 흔적을 끊어진 관계를 잇는 상징으로 바꾸고, 명절의 기억과 만나지 못한 형제, 남과 북의 흙 한 줌 같은 구체적 사물로 분단의 상처를 드러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손 시인은 "비극을 되새기는 데 머물지 않고 남과 북의 흙을 나란히 놓고 싶다는 소망을 통해 끊어진 혈연과 역사를 화해시키려는 마음이 돋보였다"며 "혐오와 갈등이 커진 시대에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김용순 한국문인협회 충남지회장은 소설 부문 심사를 맡아 본선에 오른 6편의 개연성과 서사의 완결성, 문장의 일관성을 살폈다고 밝혔다. 대상작 <멀리서 온 밤>은 거대한 사건보다 한 사람의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가닿는 과정을 절제된 문체로 그렸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인연이 현실의 장례식장과 애도, 치유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김 지회장은 "감정 과잉에 기대지 않고 곁에 있어 주는 일의 의미를 끝까지 보여줬다"며 "단절과 피로가 일상이 된 시대에 슬픔을 함께 견디는 일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예순셋 신인, 끊어진 시간을 잇다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대상 수상자인 조선옥(왼쪽·소설 <멀리서 온 밤>), 김만호(가운데·시 <뱀장어 스튜>), 김학원(오른쪽·수필 <사이시옷에 얽힌 흙 한 줌>)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대상 수상자인 조선옥(왼쪽·소설 <멀리서 온 밤>), 김만호(가운데·시 <뱀장어 스튜>), 김학원(오른쪽·수필 <사이시옷에 얽힌 흙 한 줌>)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서준석

작가 조선옥씨는 지난해 아버지를 잃은 친구를 보며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완성한 작품을 친구에게 보여준 뒤에야 이 이야기로 친구를 위로하고 싶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친구에게 보낸 위로가 큰 영광이 되어 돌아와 다시 나를 위로했다"고 말했다. 계룡에서 나고 자랐다는 그는 "지금은 다른 지역에 살고 있지만 고향에서 받은 상이어서 어떤 상보다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시 부문 대상 김만호씨는 수상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올해 말 시집을 정식 출간할 계획"이라며 선배 문인들의 조언을 당부했다.

수필 대상 김학원씨의 소감은 이날 시상식의 무게를 가장 잘 담아냈다. 그는 가족의 아픈 역사를 작품으로 꺼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잘못 건드리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아플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환갑을 넘긴 뒤에야 조심스럽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은 때로 침묵으로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기록되지 않은 역사가 한 사람을 오랫동안 붙잡아둘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글을 쓰며 잊힌 이름을 다시 부르고 끊어진 시간을 이어보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순셋의 신인이라는 말도 참 매력적"이라고 말해 객석의 박수를 받았다.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특별상 수상자인 안용근(왼쪽·수필 <고향단상>), 연정훈(가운데·시 <밥상머리>), 김재현(오른쪽·시 <나의 발바닥에게>)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특별상 수상자인 안용근(왼쪽·수필 <고향단상>), 연정훈(가운데·시 <밥상머리>), 김재현(오른쪽·시 <나의 발바닥에게>)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서준석

수필 특별상을 받은 안용근씨는 계룡문화예술의전당이 들어선 자리가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농사를 짓던 논이었다고 소개했다. 스무 살에 고향을 떠난 그는 50년 만인 지난해 계룡으로 돌아왔다.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 방황하던 그에게 시 낭송과 글쓰기는 다시 삶을 붙잡게 한 힘이었다. 안씨는 "부모님의 땀과 눈물이 밴 논자락에 세워진 무대에서 상을 받게 돼 큰 인연처럼 느껴진다"며 "사랑하는 고향 계룡에서 시와 수필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살겠다"고 말했다.

 계룡문인협회 회원인 이수경, 도지희, 정연수, 이장미, 가재선, 강요셉 씨(왼쪽부터)가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수상작을 낭독하고 있다.
▲ 계룡문인협회 회원인 이수경, 도지희, 정연수, 이장미, 가재선, 강요셉 씨(왼쪽부터)가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수상작을 낭독하고 있다. 서준석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 회원들이 수상작을 낭송했다. 활자로 읽던 작품이 목소리를 만나 다시 살아났다. 한 사람의 경험에서 시작된 시와 소설, 수필은 객석의 기억과 만나며 조금씩 공동체의 이야기로 넓어졌다.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대상 수상자들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신일호 계룡시 부시장, 이재수 한국예총 계룡지회장, 김미경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대상 수상자들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신일호 계룡시 부시장, 이재수 한국예총 계룡지회장, 김미경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준석

사계 김장생의 정신은 흔히 어려움 앞에서도 지혜롭게 길을 찾는 지부해함(持斧解函), 널리 배운 것을 예의 실천으로 모으는 박문약례(博文約禮), 서로 다른 삶을 조화롭게 아우르는 서일화풍(敍一和風)으로 요약된다. 올해 수상작들은 그 정신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다. 생명과 죽음의 경계를 다시 물은 <뱀장어 스튜>, 타인의 슬픔 곁에 머무는 위로를 그린 <멀리서 온 밤>, 분단으로 끊어진 가족의 시간을 언어로 이어 붙인 <사이시옷에 얽힌 흙 한 줌>이 그렇다.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특별상 수상자들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신일호 계룡시 부시장, 이재수 한국예총 계룡지회장, 김미경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특별상 수상자들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신일호 계룡시 부시장, 이재수 한국예총 계룡지회장, 김미경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서준석

400여 년 전 사계가 예학으로 사람과 공동체를 바로 세우려 했다면, 이날 무대에 오른 여섯 명의 신인은 문학으로 사람을 이해하고 갈라진 마음을 잇는 일을 이제 막 시작했다.

 계룡시문인협회 회원과 수상자 및 가족, 내빈들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국민의례를 하며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 계룡시문인협회 회원과 수상자 및 가족, 내빈들이 1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2회 사계 김장생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국민의례를 하며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서준석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논산포커스에도 실립니다.
#사계김장생신인문학상 #계룡시 #계룡시문인협회 #계룡예총' #계룡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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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와 계룡시의 풀뿌리 지역신문인 논산포커스 기자입니다. 국가유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시민과 함께 지역신문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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