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썬더릴리
와우산레코드
나 또한 내 작업에 빠져있을 때면 이 노래가 좋은지 안 좋은지 가늠이 안 될 때가 있다. 그래서 쉽게 지치기도 했다. 더 이상의 좋은 가사와 멜로디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자괴감 때문에. 하지만 우연히 듣게 된 누군가의 "좋은데?" 라는 말 한마디에 휴지통에 처박혀 있던 mp3 파일을 다시 꺼내 들여다본다. 그렇게 멋진 곡이 완성되기도 한다. 누구나 혼자 오래 작업하다 보면 생각과 시선이 고립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언제인가부터 사람들에게 내 어설픈 작업물을 내미는 것에 마음을 열기로 했다.
한 달 전, '와우산레코드'의 막내들(장들레, 썬더릴리, 루카마이너)에게 대표로서 일주일에 한 곡씩 곡을 써오라고 숙제를 냈다. 자주 곡을 만들고 점검하는 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는 걸 알기에 어려운 미션이지만 강제성을 가지고 이들의 작업을 끌어내야겠다고 판단해서다. 완벽하게 완성이 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는 습관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만나서 한 주 동안의 작업 이야기를 듣고 계획 중인 하반기의 목표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다.
지금 막내들은 매주 모여 서로의 곡을 듣고 느낀 점을 이야기한다. 누군가의 창작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을 품고 용기 내 피드백한 거라는 걸 알기에 서로 잘해 나가는 듯 보인다.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월요일마다 보내주는 이들의 음악을 듣는 게 참 행복하다. 새삼 '이것이 대표가 느끼는 행복감이로구나'하고 느낀다.
그렇게 최근 썬더릴리가 들려준 새로운 곡을 듣다 무릎을 쳤다. 그가 가야 할 방향과 본인의 색을 이제 찾았구나 싶었다. 술, 담배, 약물에 취약한 동시에 대담하고 자유로운 뮤지션으로 유명했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순한 버전이랄까. 그가 가져온 음악은 묘한 매력이 있었다. 이 음악이라면, 대중의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도 들었다. 나는 그가 한국에서 유일무이한 아티스트가 될 거라 믿는다.
물론 썬더릴리는 아직 자기만의 음악을 찾아가는 가수다. 하지만 이제 색을 찾았으니 차근차근 올라가는 것도 그가 해나가야 하는 일 중 하나다. 이 과정에서 어느 아티스트나 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 조급함 때문이다. 서둘러 가다 작은 돌부리에도 크게 넘어질 수 있다. 그 역시 넘어지고 다치며 달려야 하는 순간이 분명 찾아오겠지만 그보다 가장 먼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목표하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썬더릴리 뿐 아니라 오래도록 좋아하는 음악을 하려면 우선 아티스트 본인이 지치지 않아야 한다. 그렇기에 건강이 무기다.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은 그에게 또 잔소리가 될 거 같지만, 그를 포함해 자기 색을 찾으며 열심히 음악하려는 이들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솔직한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오랜 세월 본 썬더릴리에 "지치지 않게 뒤에서 밀어줄 테니 잘 걸어 나가길 응원한다! 잘하고 있다 혜리야"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고딩 때 만난 까불이 단발머리, 소속사로 데려왔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