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줄어드는 대기자. 10여 분을 기다린 끝에 대기 인원이 800명 대까지 줄어들었다.
최호림
충전 성공의 기쁨 뒤에 남은 씁쓸함
결국 아내와 나는 충전에 성공했다. 잠은 설쳤지만, 다음 날 출근길 서로 바라보며 "고생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서로 노고를 치하하며 작은 성취감을 느꼈다. 10% 환급이라는 혜택이 주는 소소한 기쁨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함도 남았다. 좋은 취지의 지역화폐가 마치 '한정판 인기 상품'처럼 시민들끼리 경쟁하고, 새벽이나 자정에 앱 앞에서 피말리며 기다려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과연 최선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예산이라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많은 시민이 이 혜택을 기다린다는 것은 그만큼 정책이 호응을 얻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녹록지 않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얼마나 절실했으면 다음 날 출근을 앞두고도 새벽까지 휴대폰을 붙잡고 있어야 했을까. 나와 아내의 모습이 결코 특별한 사례만은 아닐 것이다. 과연 이런 불편과 경쟁을 정책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담당자들은 알고 있을까.
혹시 이 문제를 제기하면 "접속자가 몰려 발생한 일시적인 서버 문제" 또는 "시스템상의 한계"라는 답변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설명이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매달 같은 불편을 반복해서 겪고 있다면, 이제는 원인을 설명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개선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좋은 정책은 혜택의 크기뿐 아니라, 시민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고민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성공한 정책일수록 더 많은 시민이 편리하고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책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며 시행착오를 거쳐 시민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완성된다.
누군가는 "겨우 10% 환급을 받으려고 그렇게까지 했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혜택을 받기까지 우리는 잠을 설쳤고, 하루 종일 피곤한 몸으로 일상을 보내야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렇게까지 지역화폐의 혜택을 기다리는 현실은, 그만큼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또 하나의 단면이란 생각을 했다. 부디 시민을 위한 정책이라면 이제는 그 혜택을 누리는 과정까지 시민의 눈높이에서 세심하게 설계되어야 할 때다. 좋은 정책은 시민을 피곤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편안하게 누릴 수 있게 만드는 정책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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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Life is News | 전) TBN 교통방송 & KTV 한국정책방송원 | 사상계(思想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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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환급받으려 새벽까지 클릭... 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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