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방문 불가 고급 북한 음식점
배정현
마지막 날 아침, 호텔 로비에서 또 다른 장면을 만났다. 전날 현지 사업가들은 단둥 관광호텔 로비 카페에 북한에서 온 외화벌이 일꾼들이 많다고 했다. 짐을 빼고 로비에 내려가 차를 마시는데, 바로 옆자리에서 중국어와 북한말이 오갔다. 중국어로 말하면 누군가가 일행에게 북한말로 통역했다. 단둥에서 접경은 항구나 다리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호텔 로비의 찻잔 옆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로비의 사람들은 앞서 본 봉사원들과 달랐다. 봉사원들이 우리를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대했다면, 로비의 사람들은 우리를 의식하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누가 보아도 남한에서 온 사람들인 우리가 바로 옆에 앉아 있었지만, 그들은 태연하게 중국어와 북한말을 오가며 대화를 이어갔다.
출발 직전에는 더 가까운 장면도 있었다. 우리 일행이 로비 소파 한쪽에 앉아 있는데, 북한 쪽으로 보이는 남성 일행이 자연스럽게 맞은편에 앉았다. 그들 사이에는 젊은 여성들도 있었다. 많아야 20대 초반쯤으로 보였고, 잘 차려입었고, 건강해 보였다. 그들은 우리를 빤히 쳐다봤다. 우리가 마주 보아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비싸 보이는 북한산 치약 하나를 두고 우리가 한참 값을 따지고 있을 때였다. 옆자리에서 말이 툭 떨어졌다.
"우리 거네."
같이 간 협회 부장님이 곧바로 물었다. "이거 조선 거예요? 원래 비싸요?" 그러나 대화는 거기서 멈췄다. 그들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한마디는 건너왔지만, 질문은 건너가지 못했다.
돌아오는 배에서 일행들과 북한 술을 나눠 마셨다. 잔이 돌수록 이야기는 각자 몸담은 단체의 사정으로 흘렀다. 교류가 끊긴 지난 몇 년을, 직접 대북사업을 해온 단체들은 훨씬 더 어렵게 버텨왔을 것이다. 술은 강을 건너왔는데, 일은 여전히 강 앞에 멈춰 있었다.
단둥에서 북한은 멀리 있지 않았다. 강 건너에 있었고, 길 위에 있었고, 호텔 로비 바로 옆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가까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말이 통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리는 언젠가 열릴 수 있고, 트럭은 더 많이 오갈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의 입은 그렇게 쉽게 열릴까. 돌아오는 배 안에서, 그 생각이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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