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눈높이로 담은 '반도체' 이야기

[책이 나왔습니다] <반도체가 사라진다면?>

등록 2026.08.04 16:02수정 2026.08.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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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반도체를 이야기합니다.

뉴스에서는 반도체 수출과 기업 실적을 다루고, 인공지능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HBM과 첨단 패키징이라는 말이 따라붙습니다. 주식에 관심 있는 부모는 아이에게 반도체 기업의 주식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진로 목록에도 반도체 연구원과 엔지니어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대개 청소년들에게 반도체가 무엇인지 물으면 대답은 의외로 막연합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것."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에서 만드는 것."

"우리나라가 잘하는 것."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반도체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인공지능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까지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반도체를 설명하는 일


 책표지
책표지 글라이더

저는 삼성전자에서 16년간 반도체 식각과 첨단 패키징 분야를 연구해 왔습니다. 회사에서는 매일 반도체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중학생 딸에게 제가 하는 일을 설명하려 하니 첫 문장부터 막혔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습니다.

전문 용어를 하나 쓰면 설명해야 할 단어가 세 개씩 늘어났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단순하게 줄이면 정확하지 않은 설명이 됐습니다. 몇 마디 지나지 않아 딸의 표정은 예의 바른 무표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말이 빨라지고 있었습니다.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반도체가 중요하다는 말의 반복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과 연결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였습니다. 습식 식각과 플라즈마 식각의 차이는 '욕조와 샤워기'로 풀었습니다. RAM과 저장장치는 '책상과 책장'에 비유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출발해 웨이퍼와 제조 공정, 메모리, AI 반도체와 HBM까지 하나씩 연결했습니다.

설명을 마쳤을 때 딸이 반도체 전문가가 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더는 예의 바른 무표정은 아니었습니다. 어렵기만 하던 아빠의 일이 조금은 자기 이야기처럼 들린 듯했습니다.

모두가 엔지니어가 될 필요는 없지만

모든 청소년이 반도체를 전공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공부하고 인공지능을 사용하며 살아갈 아이들이라면, 그 기술을 움직이는 반도체가 무엇인지는 기본 교양으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가를 보기 전에 기업이 어떤 기술로 가치를 만드는지, 진로를 고르기 전에 반도체 산업 안에 어떤 일과 사람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반도체가 뉴스 속 숫자나 어려운 전문 용어가 아니라, 자신의 생활과 미래에 연결된 기술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쓴 책이 <반도체가 사라진다면?>(2026년 8월 출간)입니다. 반도체의 기본 원리부터 제조 공정, 메모리, 인공지능 반도체, HBM과 첨단 패키징까지 10대의 눈높이로 담았습니다. 각 장에는 기술을 일상과 진로에 연결해 생각할 수 있는 질문과 토론 거리도 넣었습니다.

온 나라가 반도체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에게 "반도체가 중요하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왜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날 저녁 식탁에서 딸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 책이 더 많은 아이와 어른 사이에서 반도체 이야기를 꺼내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반도체가 사라진다면?

홍정표 (지은이),
글라이더, 2026


#반도체 #청소년과학책 #진로교육 #AI반도체 #H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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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16년간 반도체 식각과 첨단 패키징을 연구해 온 현직 엔지니어이자 작가입니다. 어려운 기술을 사람과 삶의 언어로 풀어 씁니다. 『반도체가 사라진다면?』, 『그래서, 유럽에 가면 저녁이 있습니까?』, 『The Semiconductor Kitchen』을 썼습니다.


톡톡 6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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