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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재료로 뚝딱, 열무국수 질릴 무렵 만든 것

[지혜로운 여름나기] 토마토와 채소를 갈아 만드는 차가운 수프 '가스파초 파스타'

등록 2026.08.05 09:53수정 2026.08.0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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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덥다는 말이 자연스러운 요즘입니다. 더위와 함께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기자말]
날씨가 그간 너무 더웠다. 늦은 장마는 오는 듯 마는 듯했다. 밤에는 비가 내리다가도 낮에는 소나기처럼 잠깐 쏟아질 뿐, 예전처럼 종일 비가 이어지는 장마는 어느새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혼자는 에어컨을 최대한 틀지 않고 버텨보려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종일 돌아가는 에어컨을 보며 전기 요금 걱정은 했지만, 더위를 참는 건 더 이상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게다가 이사까지 겹쳤다. 비용을 아껴보겠다고 포장이사를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짐을 하나하나 직접 포장하다 보니 이사가 끝나기도 전에 기운이 모두 빠졌다. 여기에 전자제품 이전 설치 비용까지 따로 들면서 예상치 못한 지출도 생겼다.


몸도 마음도 방전됐다. 결국 심한 몸살까지 앓았고, 회복할 틈도 없이 기온은 32도를 넘어 연일 폭염경보였다. 뉴스에서는 "오늘이 가장 시원한 날"이라는 말을 반복하는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내년 여름이 벌써 두려워진다.

시원한 국물 자작한 여름 파스타

이 더위에 에어컨을 틀어도 불 앞에서 요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불 덜 쓰는 음식으로 친정엄마의 열무김치로 시원한 국수를 자주 해 먹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열무국수만큼 여름에 잘 어울리는 음식도 없다. 계속 먹다 질릴 무렵, 떠오른 것이 냉파스타였다. 열무국수처럼 국물이 자작한 음식을 먹고 싶어 선택한 것은 바로 가스파초 파스타다.

 가스파초 파스타
가스파초 파스타 김선아

가스파초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차가운 토마토 수프다. 토마토를 주재료로 오이, 마늘, 파프리카 등의 채소를 곱게 갈고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넣어 차갑게 먹는다. 만들기도 간단하다. 오이를 제외하면 우리가 익숙하게 먹는 토마토 파스타와 재료가 같다.

그대로 먹으면 시원한 수프가 된다. 바게트를 찍어 먹어도 좋고, 여기에 삶아서 차게 식힌 카펠리니(엔젤헤어라고도 불리는 아주 가는 파스타)​를 넣으면 근사한 여름 파스타가 완성된다.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청양고추나 페페론치노를 조금 갈아 넣어도 잘 어울린다. 뜨겁게 즐기던 토마토 파스타가 차갑고 산뜻한 한 그릇으로 변하는 순간, 무더위도 잠시 잊게 된다.


올여름, 가스파초 파스타를 한 번 만들어 보길 권한다. 차갑고 상큼한 한 그릇이 지친 몸을 조금은 가볍게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 여기에 차갑게 식힌 샹그리아 한 잔까지 곁들인다면, 집에서도 잠시나마 스페인의 여름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스파초 파스타]
▶ 재료
카펠리니 면, 토마토 2개, 파프리카 1/4개, 오이 1/4 , 양파 1/8개 마늘 2쪽, 청양고추 약간, 올리브유 1작은술, 레몬즙 1큰술,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치즈가루


▶ 만드는 법
① 카펠리니 면은 삶은 뒤 차갑게 식혀 둔다.
② 치즈가루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믹서에 넣고 곱게 간다. 취향에 따라 물을 조금씩 넣어 원하는 농도로 맞춘다.
③ 완성된 가스파초를 냉장고에서 충분히 차게 식힌 뒤 그릇에 담고, 카펠리니 면을 올린다.
④ 잘게 썬 토마토와 오이를 고명으로 올리고, 취향에 따라 민트, 바질을 곁들이면 더욱 풍성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⑤ 마지막으로 치즈가루와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스타그램,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요리 #폭염 #레시피 #냉파스타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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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마주치는 장면, 문화와 예술, 요리, 사는 이야기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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