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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유럽 보냈는데 압수수색 당한 여행사 "100만원 더 보내라"

[제보 취재] A여행사, 서울청 '안보 관련 사건' 압색 후 일방적 영업중단 공지... 부모들, 현지 대사관 통해 학생 안전 확인

등록 2026.08.06 10:52수정 2026.08.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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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자녀를 A여행사 청소년 유럽 단체여행에 보낸 B씨가 5일 낮 12시 10분에 여행사로부터 받은 메시지. 경찰의 압수수색 이후 경영 상황이 어려워져 유럽에 있는 자녀들의 귀국 비행기 취소 가능성 등을 언급해놨다(빨간 사각형).
중학생 자녀를 A여행사 청소년 유럽 단체여행에 보낸 B씨가 5일 낮 12시 10분에 여행사로부터 받은 메시지. 경찰의 압수수색 이후 경영 상황이 어려워져 유럽에 있는 자녀들의 귀국 비행기 취소 가능성 등을 언급해놨다(빨간 사각형). 제보자 제공

- 중학생 자녀A여행사 유럽 단체 여행(영국-파리-스위스)에 보낸 B씨. 그는 8월 5일 낮 12시 10분 여행사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 "8월 4일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에서 여행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몇 줄 뒤에는 "검찰·경찰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업무 마비, 경영활동 불능 상태에 놓였다"고 적혔다.

- 더 심각한 문제는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전화조차 할 수 없었다는 점. 왜냐면 이 여행은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가져가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 결국 부모들은 여행사가 아니라 현지 대한민국 대사관을 통해 학생들의 안전을 확인해야 했다. 대사관은 인력을 나눠 아이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 여행사는 "현재 귀국 비행기 티켓 취소 가능성이 있고 마지막 호텔, 코우치(대형버스) 등 경비가 부족한 상황"이라고도 알렸다.
- 이어 "보호자 여러분의 변수대응 디파짓(보증금) 개념으로 한번 더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환급을 약속한다"고도 덧붙였다.
- 부모들은 여행사에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협박하는 거냐"고 항의했다.

사건의 시작

 서울경찰청 전경
서울경찰청 전경 연합뉴스

- A여행사가 B씨 등에게 문자를 보낸 지 9분 뒤인 5일 낮 12시 19분. 여행사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엔 긴 입장문이 올라왔다.

- 제목 : [입장문] 검찰과 경찰은 OOOO 여행사에 대한 부당한 기업탄압을 중단하라.
- 핵심 내용은 이렇다. ▲ 검경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직원들의 업무용 핸드폰·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압수 ▲ 정상적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 모든 업무가 중단 ▲ 8월 4일 이후 출발하는 모든 여행 진행을 중단 ▲ 유럽·미국·호주 여행 중인 참가자들은 안전 귀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 이 여행사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세무조사를 받았고 계좌추적을 당했"고 "윤석열 정권 때 압수수색 벌어져 직원 출국금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10년 이상의 수사·탄압은 일부 직원·인솔자들이 진보적 정치활동을 하고 있어 표적수사·기획수사를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도 부연했다.


경찰은 왜 여행사를 압수수색했나

- <오마이뉴스>는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부 관계자와 통화했다.


- 압수수색은 혐의가 있으니까 한 거죠?
"네. 그렇습니다."

- 무슨 혐의인가요?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되므로 설명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바랍니다."

- 안보수사부라면 국가안보위해사범에 대한 수사 업무를 담당하지 않나요?
"관련 사건입니다."

- 향후 경찰은 "압수물에 대한 분석 후 추가 수사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눈앞이 깜깜해진 부모들

- B씨는 "문자를 받은 뒤 현지 실무자(인솔자)가 텔레그램 단체채팅방에서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텔레그램방에는 여행사 관계자와 부모들만 들어가 있었다.
- 이때 영국 시각은 새벽이었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연락이 닿지 않는 건 부모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기 충분했다.

- 자녀에게 직접 연락하면 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B씨는 "'휴대전화를 안 들고 가는 여행' 콘셉트라 아이들이 폰을 안 가져갔다"라고 답했다.
- "오늘 영국 런던에서 프랑스 파리로 넘어가는데, 여행사는 경비가 모자라니 돈을 더 달라고 하고 아이 위치는 파악이 안 되니 너무 불안하다."
- 부모들은 별도의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대응을 논의했는데,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주영국 한국 대사관에 안전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영국 대한민국 대사관이 확인한 것

 AI생성 이미지
AI생성 이미지 오마이뉴스

- 주영국 대사관에 확인한 내용은 이렇다.
- 부모들이 갖고 있던 일정과 숙소 정보만으로는 학생들의 현재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웠다.
- 한 참가자가 GPS를 소지하고 있어 숙소 파악이 가능했다.
- 주영국 대사관은 현지 시각 5일 오전 7시(한국 5일 오후 3시)에 2개조로 나눠 한 조는 숙소로, 다른 한 조는 아침 첫 일정지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 대사관 관계자는 "토트넘 스타디움에서 학생 37명, 인솔자 4명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숙소에는 32명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 아이들은 한국에서 벌어진 일을 모르고 있었다.
- 대사관 측은 인솔자와 부모들간 연락이 재개된 것을 확인했다.
- 이 아이들은 파리로 페리를 타고 이동했다. 주영국 대사관 측은 "외교부를 통해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에 상황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 역시 "상황을 공유 받았다"고 말했다.

가진 현금으로 일정 진행한다더니... 또 "[긴급 호소] 100만원 요청"

- 부모들이 주영국 대사관 측에 들은 바에 따르면 '현지 인솔자는 경비 부족 문제는 없다고 했고, 가진 현금으로 남은 일정(파리-스위스)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 대사관 측은 "현지 인솔자가 정말 현금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강제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 그런데 한국 시각 5일 밤 9시 23분(영국시각 낮 1시 23분) 여행사 측은 지금까지 상황과 정반대의 메시지를 텔레그램방에 올렸다.

[긴급하게 호소드립니다] (중략) 현재 경비 부족으로 숙박과 코우치가 멈출 위기입니다. 경비 처리의 어려움이 있어 오늘 말씀드린 디파짓을 진심으로 요청드립니다.

- 계좌주는 여행사였다. 입금요청액은 1인 100만 원. 입금자명 기재 형식도 올렸다.
- 부모들은 돈을 보내도 아이들 비용으로 쓰이는 건지 혹은 어디로 흘러가는 건지 몰라 또다시 당황하고 있다.

- 부모들은 분노했다. "이미 항공권·숙박비를 지급했는데 경비 부족으로 멈출 위기라니... 아이들 데리고 협박하는 것처럼 들리네요", "계속 돈만 입금하라는 문자만 보내고 뭐하자는 겁니까!!!!!"

여행사는 '연락 두절'

 6일 오전 9시 30분께 찾은 A여행사(서울 서대문구 소재) 사무실 앞.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지방법원의 등기와 개인들이 보낸 내용증명 7건을 전하려 했으나 폐문부재해 돌아갔다는 우체국 스티커가 붙어 있다(빨간 동그라미).
6일 오전 9시 30분께 찾은 A여행사(서울 서대문구 소재) 사무실 앞.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지방법원의 등기와 개인들이 보낸 내용증명 7건을 전하려 했으나 폐문부재해 돌아갔다는 우체국 스티커가 붙어 있다(빨간 동그라미). 김지현

-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단체여행은 6일과 7일은 프랑스 파리에서, 8일부터 10일까지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일정이 잡혀 있다.
- 8월 10일 제네바를 출발해 다음날(11일) 인천에 도착한다.
- 부모들은 자녀들이 안전하게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 그런데 불안하다. 부모-자녀간 바로 연락이 안 되니... 부모들은 인솔자와 연락이 또다시 끊길 경우도 대비해야 하는 모양새다.

- <오마이뉴스>는 A여행사에 ▲ 압수수색을 받게 된 경위, 받고 있는 범죄 혐의가 무엇인지 ▲ 현재 진행 중인 여행의 경비 부족 이유가 뭔지 ▲ 귀국 비행기표 취소 가능성 등을 묻기 위해 전화, 문자, 텔레그램 등 다양한 채널로 질의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 직접 회사를 찾았지만 문은 닫혀 있었고 관계자도 만나지 못했다.

- 여행 중인 사람들만 문제가 아니었다.
- 여행사의 급작스러운 영업 중단 통보로 국내 예약자 수백 명도 큰 혼란에 빠졌다.
- (다음 기사에 계속)
#유럽여행 #여행사 #압수수색 #안보수사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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