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모집부터 룸살롱 접대까지… 제주 정치권 로비 의혹 파문

아파트 시행사 대표, 수년간 민주당 소속 정치인과 밀착 정황... 문대림 의원·오영훈 전 비서관 연루 의혹

등록 2026.08.07 10:33수정 2026.08.0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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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억원대 분양사기와 제주 정치권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시행사 대표가 추친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수십억원대 분양사기와 제주 정치권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시행사 대표가 추친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임병도

제주도 정가가 아파트 시행사 대표 이아무개씨의 전방위 정치권 로비 의혹으로 거세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빚은 제주시 H아파트의 실질적 책임자인 이씨는 현재 수십억 원대 투자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로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순한 경제 범죄를 넘어섰습니다. 이씨가 지난 수년간 민주당 소속 유력 정치인들의 선거에 깊숙이 개입하고, 도정 핵심 관계자들에게 룸살롱 향응을 제공했다는 정황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파장은 제주 정치권 전체의 도덕성 논란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대선부터 지방선거까지… 선거판 흔든 '보이지 않는 손'

경찰 수사와 피해자 대책위원회의 폭로를 종합하면, 이씨는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낙연 후보의 선거인단을 모집한 데 이어, 2022년 6·1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도 노골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씨는 자신의 시행사 직원들을 압박해 무작위로 수집한 수백 명의 민주당 입당원서를 문대림 당시 JDC 이사장(현 제주시갑 국회의원)과 오영훈 당시 후보(전 도지사) 측은 물론 양영식 도의원에게까지 전달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실제 직원들은 "회사가 마치 선거 캠프 같았다"며 강압에 의해 억지로 당원에 가입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오영훈 전 지사 측을 향한 유착 의혹은 더욱 구체적입니다. 2022년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 오 전 지사 캠프가 대규모 총력 유세를 펼친 장소는 다름 아닌 이씨가 임대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부지였습니다. 해당 부지는 임대차 계약상 목적 외 사용이 엄격히 금지된 곳이었으나, 이씨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문대림 의원과의 관계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씨는 과거 직원들 앞에서 문 의원과 골프를 치며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친분을 과시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문 의원 측은 "이씨가 자발적으로 입당원서를 전달했을 뿐 부탁한 적은 없으며, 사적으로 골프를 친 적도 없다"라고 해명하며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야인 시절 이씨에게 광고 협찬을 요구하고 모델하우스 개관식과 고사에 참석하는 등 부적절한 교류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정치적·도의적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취임 후에도 이어진 룸살롱 접대 의혹… 도마 위에 오른 공직 기강


 H 아파트 피해자 대책위가 오영훈 전 제주지사 비서관 접대 의혹을 주장하며 공개한 유흥 주점 계산서
H 아파트 피해자 대책위가 오영훈 전 제주지사 비서관 접대 의혹을 주장하며 공개한 유흥 주점 계산서 H 아파트 피해자 대책위

이씨의 로비 의혹은 선거 지원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대책위가 경찰에 제출한 2022년 5월 도내 유흥주점 영수증에는 '보좌관님'이라는 직책과 함께 300만 원이 넘는 술값과 여종업원 봉사료 결제 내역이 적혀 있었습니다. 대책위는 이 영수증의 당사자로 오영훈 전 지사의 비서진을 지목하며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해당 전직 비서진 측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오 전 지사가 도지사로 취임한 이후인 2023년 1월과 2월에도 비서진 직책이 적힌 수백만 원대 유흥주점 영수증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진실 공방은 격화되고 있습니다. 아파트 사업 인허가권을 쥔 도정 핵심 관계자들이 이른바 '떴다방' 출신 개발업자로부터 지속적인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은 심각한 공직 기강 해이로 직결됩니다. 게다가 오 전 지사의 비서관이 이씨에게 과거 특혜 논란이 일었던 중국계 리조트 대표를 직접 연결해 주며 통역사 연락처까지 전달한 정황마저 드러나면서, 비서진이 단순 접대 대상을 넘어 적극적인 브로커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사고 있습니다.


이씨의 과거 전력과 정치권의 안일한 검증 시스템 또한 쟁점입니다. 사기와 뇌물공여, 공문서 위조 등 20여 건의 전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이씨가 양영식 도의원의 추천으로 제주도의회 의정자문위원으로 위촉되어 무려 4년간이나 활동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보건복지안전분과 등에서 활동한 것을 두고, 정당과 도의회의 최소한의 검증 시스템마저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피해자들은 그가 횡령한 막대한 회사 자금이 선거 자금이나 정치권 로비 비용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습니다.

'궨당 정치'의 민낯, 철저한 수사로 로비 의혹 밝혀야

 투자 사기와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시행사 대표 이 모씨의 H아파트 분양 오프식. 노란색 원 안은 문대림 현 민주당 국회의원
투자 사기와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시행사 대표 이 모씨의 H아파트 분양 오프식. 노란색 원 안은 문대림 현 민주당 국회의원 H 아파트 피해자 대책위원회 제공

이씨는 과거 "제주는 궨당(친척을 뜻하는 제주어) 사회라 표랑 연결되어 있어 육지 사람들이 인허가받기 힘들다"라며 지역 사회의 폐쇄성을 노골적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좁은 지역 사회의 연고주의와 맹목적으로 표를 좇는 일부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얽혀 빚어진 사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이유입니다.

개발업자가 정치권과 유착 의혹을 빚으며 활개 치는 동안 서민 투자자들과 하청업체들은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정치권의 자성이나 경찰의 인지 수사가 아니라, 벼랑 끝에 몰린 피해자 대책위의 끈질긴 노력 끝에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위성곤 현 제주도지사는 이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수사기관을 통해 이 문제가 정리돼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청렴감찰단에서 관련 내용을 감찰해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도민 사회의 공분이 커지며 철저한 진상 규명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정작 의혹의 중심에 거론된 문대림 의원은 10년 만에 치러지는 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 경선에 출마하며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문대림 #제주도 #로비의혹 #민주당 #오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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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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