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은 고인이 들어간 사고 설비의 입구, 오른쪽은 입구에서 바라본 내부 사진
김용균재단
"이튿날 요한이 예수께서 자기에게 나아오심을 보고 이르되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요한복음 1:29)
지난 7월 22일, 98년생 고 김승모님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HL만도 평택공장의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한 하청업체 '피아로딕스' 소속 노동자였다. 당시 김승모님은 부품을 가공하는 기계인 MCT 12호기 내부에서 정비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사정을 몰랐던 동료 작업자가 12호기의 시운전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끼임 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청년노동자 김승모님은 왜 우리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었을까? 금속노조는 재해조사서를 통해 '김승모님이 소속된 피아로딕스는 만도 소속 퇴직자가 설립한 업체로 전체 직원이 4명에 불과하고, 원청인 만도와의 사이에서 업무범위를 정하는 정식 도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며, 원청인 만도 관리자의 작업지시에 따라 상시적인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제조업에서는 법률적으로 금지된 명백한 불법파견이자, 위험의 외주화이다.
우리 법제도는 제조업에서의 파견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제조업은 다양한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그런데 작업지시자와 수행자의 소속이 다름에서 발생하는 위계관계는 위험에 관한 의사소통을 어렵게 한다. 또, 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서의 작업 노하우와 관행은 파견노동자에게는 전달되지 않을 개연성도 매우 높다.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HL만도자본의 위험의 외주화, 불법파견으로 짚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HL만도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9조 제1항 및 제2항이 정한 기계 운전 전 확인·신호 의무와 제92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기계 운전정지, 잠금·표지 및 작업지휘자 배치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심지어 2016년도에 유사한 사고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개선대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이 현실을 보아야 한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법규가 철저하게 무시된 이 현실을 보아야 한다. 이익은 내 품안으로 챙기고, 비용은 떨궈내고, 위험한 업무는 모르쇠 하는 무관심과 무자비함을 응시해야 한다. 그러한 잘못이 겹치고 겹쳐서 결국 김승모님이 이 세상을 떠나게 된, 이 가슴 아픈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처벌이 있어야 하고,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되고 지속적으로 이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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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6일 출범한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입니다. 비정규직없는 세상,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을 일구기 위하여 고 김용균노동자의 투쟁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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