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강행 처리 방침을 규탄하고 있다.
유성호
- 민주당에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에는 전건 송치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요.
"7대 범죄 전건 송치라는 게 굉장히 허울 좋은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장애인 학대 범죄는 검찰에 반드시 송치하도록 돼 있는데, 만약 장애인에게 임금을 체불했고, 이 장애인이 진술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경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가정해 보세요. 그렇게 되면 이건 전건 송치 대상이 아니에요. 장애인 학대에 해당하지 않고, 단순히 근로기준법 위반이기 때문이죠.
또 하나, 고소·고발 사건이 아니라 경찰이 자체 인지한 사건이라고 해봅시다. 본질은 성범죄인데 경찰이 축소 수사를 해 성범죄 혐의를 빼고 폭행으로 처리한 뒤,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처벌 불가 결론을 내린다면 이 역시 7대 범죄 전건 송치 대상이 아니에요.
애초에 죄명을 성범죄로 적용하지 않았고, 고소인·고발인도 없으니까 전건 송치할 방법 자체가 없는 거죠. 이렇게 본인들이 엉성하게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이를 통해 약자를 보호한다고 주장하는 데 법조인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 모든 사건을 전건 송치하면 괜찮나요?
"그래서 검찰 개혁을 제대로 하려는 분들은 이런 대안을 제시해요. 독일처럼 경찰이 모든 사건을 종류와 관계없이 검찰에 의무적으로 전건 송치하도록 하고, 대신 검사에게 수사지휘권을 부활시켜 검사는 직접 수사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수사지휘권은 보완수사 요구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보완수사 요구는 강제력이 없지만, 수사지휘권이 있으면 경찰은 검사의 지휘를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원래 우리나라 검사는 수사지휘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 때 검경 수사권 조정을 거치면서 공식적으로 폐지됐어요.
전건 송치와 수사지휘권 부활, 이 두 가지가 전제된다면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하지 않아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 저는 이런 주장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 중수청에 보완수사권을 주겠다고 하는 것 같은데요.
"중수청의 인력이 몇 명인지 아세요? 저도 모르고 기자님도 모르고, 서영교 법사위원장도 모르고 이재명 대통령도 모를 겁니다. 왜냐하면 아직 시행령이 나오지 않았거든요. 제가 중수청법을 만들 때 국회 행안위 입법 공청회에 증인으로 참석했었습니다.
그때도 이런 문제를 지적했는데, 오늘이 8월 5일이니까 중수청이 출범하려면 6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중수청이 그 많은 보완수사를 모두 감당하겠습니까?
그리고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지금도 1년에 10만 건이 넘는 보완수사 요구가 내려가고 있어요. 그다음에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비율이 44%나 돼요. 그걸 다 합치면 1년에 수십만 건인데, 그걸 중수청에 다 모아서 처리한다고요? 아니면 중수청이 보완수사 감독만 하겠다는 건가요? 어느 쪽이든 현재 중수청의 인력 규모로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수사는 못 하는데 사실관계 확인은 가능?"
- 검찰에게 수사권이 없을 때 구속 기간 문제도 있다던데요.
"구속 기간에 문제가 있어요. 개정 형사소송법도 구속 기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어요. 경찰이 처음 구속하면 10일, 검사가 10일을 추가하고 필요하면 다시 10일을 연장해 최대 20일입니다.
그런데 원래 구속된 피의자를 검사가 불러 면담·조사하는 것도 다 수사 행위입니다. 이번에 보완수사권을 없애면서 검사는 아예 수사를 못 하게 해놓고, 대신 '사실관계 확인권'이라는 기묘한 제도를 새로 만들어 놨어요."
- 사실관계 확인권이라는 게 무엇인가요?
"민주당 의원들도 검사가 아무것도 못 하면 사건 처리가 정상적으로 안 될 걸 아니까 만든 거예요. 검사가 사건을 송치받으면 사람을 불러 면담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는 있다고 합니다."
- 그게 수사 아닌가요?
"제가 그 얘기를 하려는 거예요. 그게 바로 수사입니다. 이런 제도를 만들어 놓은 것 자체가, 자기들도 검사가 수사를 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그런데 같은 조 3항에는 이렇게 확인한 내용은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아 놓았습니다."
- 왜 그런 걸 만들었을까요?
"검사가 구속된 피의자를 불러 자백을 받아냈다 해도 증거로 못 써요. 다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서 내려보내야 하는 거예요. 검찰의 구속 기간은 한 번에 10일인데,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새로운 내용이 나오면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고, 기록이 경찰로 갔다 오는 데만 며칠씩 걸립니다.
열흘 안에 사건이 정상적으로 처리될 수 있겠어요? 게다가 그 10일이 끝나는 시점에 사건이 아직 경찰에 가 있다면 구속 기간 연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도 복잡한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현재 개정 형사소송법은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도 유명무실해질 것"

▲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와 전종덕, 정혜경, 손솔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를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성호
- 지금 합수본은 검찰과 경찰이 같이 하는 거잖아요. 이건 어떻게 되나요?
"이른바 '검경합동수사본부'도 유명무실해지겠죠. 검사가 수사권이 없으니까요. 수사권 없는 검사들이 몇 명 참여한다고 해서 그게 어떻게 '합동' 수사본부가 될 수 있겠습니까. 지금 합수본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찰 단독 수사와 다를 바 없게 되는 겁니다."
- 특검은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잖아요. 특검 제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재명 정권 들어 다섯 차례의 특검이 가동됐고, 여섯 번째 특검이 눈앞에 와 있습니다. 특검이야말로 수사와 기소가 가장 긴밀하게 결합된 형태잖아요. 범죄의 소추와 처벌에 가장 효과적이니까 그렇게 하는 거고요. 그러니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대전제 자체가 애초에 허구라는 점을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셈입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비유하자면 '취재와 보도의 분리'와 같아요. 본질적으로 그 둘은 분리될 수 없거든요. 그럼 이제 국민들이 물어야 할 때예요. 왜 정권 입맛에 맞는 사건은 수사와 기소를 결합해 놓고, 일반 국민의 사건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허울 좋은 구실로 제대로 수사되기 어려운 시스템으로 뜯어고치느냐고요.
정권 입맛에 맞춘 '선택적 검찰 폐지'로 인한 피해를 온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입니다. 이대로 가면 정권과 여당이 언젠가 대가를 치를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이미 삶이 망가진 국민들의 인생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이 법을 원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맞습니다. 민주당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헌법재판소가 신속히 판단해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건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문제입니다.
10월 2일부터는 당장 검사가 어떤 수사도 못 하게 돼요. 그러면 지금 들고 있는 사건들을 다 보완수사 요구해서 경찰로 내려보내야 하는데, 원래 경찰이 자체적으로 흡수하던 보완수사 비율이 있었거든요. 이제는 그게 안 되니까 전부 요구서로 만들어 한꺼번에 나가게 됩니다.
경찰이 그걸 다 처리할 수가 없어요. 당장 올가을부터 형사사법 시스템이 현장에서 마비되는 모습을 보게 될 거예요. 전국에 사건이 걸려 있는 피해자, 피의자, 변호인들 모두 사건이 안 돌아가서 난리가 날 거고, 이른 시일 내에 당장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벌어질 겁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공유하기
"올가을 형사사법 시스템 마비되는 모습 보게 될 것"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