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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수사부서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데... 수사 잘할 수 있겠나"

    [인터뷰]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일선 경찰 업무량 과다... 인력 재배치는 눈 가리고 아웅"

    등록 2026.08.11 17:59수정 2026.08.1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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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 및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따라 전국 지휘부 회의를 열고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로 한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의 모습.
    경찰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 및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따라 전국 지휘부 회의를 열고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로 한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수사(부서) 탈출은 지능 순.'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전화기 너머로 꺼낸 말이다. 한 경찰관이 지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업무 폭증에 따른 경찰 수사부서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언급한 표현인데, 당시 사람들의 입길에 올랐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는 오는 10월 이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는 게 오윤성 교수의 예측이다. 수사부서 베테랑들이 빠진 상황에서 업무량이 더욱 늘고 보완수사권 폐지로 법률 전문가인 검찰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경찰의 부실수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경찰 수뇌부는 수사인력 보강을 강조했는데, 오 교수는 이를 두고 "인력 재배치는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떠밀려서 오는 전문성 없는 수사 인력이 단기간에 경제 범죄, 지능 범죄 수사를 잘할 수 있겠나"면서 "현재 상황은 오히려 부실수사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경찰에 수사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우려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수사 권한이 집중되는 것은 맞다. 틀린 말은 아니다"면서도 "보완수사권을 되돌릴 수 없다면, 일선 수사부서 경찰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7일 오전 오윤성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수사해야할 사건, 해도 해도 끝이 없다"


     2026년 7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경찰차가 주차돼 있는 모습.
    2026년 7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경찰차가 주차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 현재 수사부서 일선 경찰 분위기는 어떤가?

    "기대보다는 부담감이 큰 분위기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부서)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자조적인 얘기가 있었다. 2023년 경찰 고소·고발 반려 제도가 폐지되면서도 업무량이 폭증했다. 수사해야 할 사건이 끊임없이 밀려오고 있고,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의 경우 1명의 수사관에게 100건 이상의 수사가 밀려 있다고 한다. 여기에 보완수사도 직접 해야 할 텐데, 수사에 집중을 못 한다는 거다. 일선 경찰 입장에서는 현재도 업무가 지금 과중한 상황이다."

    -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업무량이 늘어났지만 그만큼 수사력이 향상되고 수사 노하우가 생겼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수사 베테랑들은 지구대에 가겠다면서 수사부서를 나갔다. 반대급부로 대우가 좋았으면 남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경정까지는 시험 승진 제도가 운영되는데, 수사부서에 있는 것은 승진에도 도움이 안 된다."

    -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되면, 업무량이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나?

    "지금까지 고소인만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었는데,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일부 범죄에서 고발인도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경우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크게 늘어나고, 실제적으로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 자체가 큰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가 올 텐데, 현재 경찰의 보완수사 평균 처리 기간이 대략 두 달이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되면 한 달 내에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선 경찰 입장에서는 책임만 이관이 되고 업무에 대한 피로감이 늘어나는 것이다."

    - 경찰은 지난 1년간 수사 인력 1900명을 보강했고, 올 하반기에도 880명을 추가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무 과중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나?

    "2023년 서울 신림역·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칼부림 사건 이후, 형사를 뽑아 형사기동대를 출범시켰다. 이러한 사례처럼 여기에 있는 돌 빼서 저기 갖다 놓는 것과 같다. 인력 재배치는 눈 가리고 아웅이다. 다른 경찰 업무 공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새로 수사 업무를 맡는 경찰은 수사 베테랑이 아니고 조서 작성부터 처음 배워야 한다. 무엇보다 수사부서로 오고 싶어서 오는 게 아니지 않나. 떠밀려서 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성 없는 수사 인력이 단기간에 경제 범죄, 지능 범죄 수사를 잘할 수 있겠나."

    -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에는 부실수사 등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보나?

    "문제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경찰이 일반 범죄 수사는 잘하겠지만 경제·지능 범죄 수사가 걱정된다. 계좌 추적은 경찰도 하지만 검찰 수준이 한 단계 더 높다. 경찰은 이러한 수사 노하우를 검찰로부터 전수받아야 하는데, 두 기관 사이가 안 좋기도 하고 현재 검찰 상황에서 수사 노하우를 알려준 줄 상황도 아니다."

    - 경찰이 그동안 준비하지 않은 것인가.

    "처음부터 수사만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을 새로 뽑아야 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경찰에 권한만 주고 안일하게 대처했던 것 같다. 현재 상황은 오히려 부실수사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 한 달 내에 이행해야 한다. 이런 제도로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건 아닌가.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받고 한 달 내에 완료하는 경우는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경찰의 보완수사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보완수사 요구가 계속 되고, 검찰과 경찰 사이에 핑퐁, 다시 말해 수사지연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예측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휘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휘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완수사권 되돌릴 수 없다면, 수사 잘 할 수 있는 여건 만들어야"

    - 근데 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원했던 게 아닌가.

    "경찰 수뇌부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일선 경찰은 다르다. 일선 경찰들 입장에서 검찰 송치 사건의 경우 법률 전문가인 검찰이 가닥을 잡아준다고 말한다. 수사 경찰과 보완수사권을 가진 검사는 상호 보완이 되고, 경찰 수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검사가 수사에 참여하는 게 경찰 수사를 방해하는 게 아니다."

    - 개정 형사소송법을 밀어붙인 정부 여당은 검사의 수사권 남용을 우려했다.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는 (검찰 수사권 남용 대상이었던) 정치인들에게만 도움 되는 것 아닌가. 범죄자들, 특히 지능 범죄·경제 범죄 변호사들은 되게 좋아할 것이다. 범죄자들은 변호사를 잘 수임을 해서 수사 과정에서 구멍이 뻥뻥 뚫려서 엉성한 데를 막 파고 들어갈 것이고, 나중에 검사가 공소 유지를 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개정 형사소송법을 심의·의결하면서 비대해진 경찰 수사 통제 필요성을 강조했고, 경찰은 내부 통제 장치로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상피제, 경감 순환근무 등도 도입하겠다고 한다.

    "자신의 친구, 지인 봐주기 수사는 어떻게 할 건가. 그 범위의 현실성이 떨어진다. 경감 순환 근무의 경우도 문제다. 경찰은 군인과 다르게 가족과 함께 근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데, 경감 순환 근무가 시행하면 경찰 지원 자체가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이다. 대책이 정교하지 않다."

    - 그렇다면 대책은 무엇인가?

    "경찰에 수사 권한이 집중되는 것은 맞고, 경찰 수사를 통제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 발언이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경찰이 수사를 잘할 여건을 먼저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에 범죄 피해자들의 아우성이 터질 수밖에 없다. 범죄 피해자와 가족들의 피눈물이 나올 거다. 대단히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준비도 여건도 안 되어 있고 시스템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장윤기 사건을 생각해보면, 초동 수사 부실 등은 경찰 내부 감찰로만은 걸러내기 힘들다.

    보완수사권을 되돌릴 수 없다면, 일선 수사부서 경찰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수사부서 경찰 인사 보상 시스템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국가가 나서야 한다."
    #오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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