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강릉 경포해변 청소에 나선, 김중남 강릉시장(오른쪽)과 허병관 강릉시의회 의장이 나란히 걷고 있다.
김남권
김중남 강릉시장의 1호 결재 안건이자 핵심 공약이었던 '전 시민 10만 원 민생안정지원금'이 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 표면적으로는 '전 시민 지급'과 '선별 지급'이라는 정책적 이견이지만, 지역 정가 안팎에서는 사상 초유의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빚어낸 '시장 길들이기'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릉시의회는 지난 7월 31일 강릉시가 제출한 '강릉시 민생안정지원금 지급 조례안'을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현재 강릉시의회는 전체 의석 중 국민의힘이 10석, 더불어민주당이 9석을 차지하고 있다.
강릉은 민선 지방자치 출범 이래 단 한 번도 민주당 계열 시장을 허락하지 않았던 곳이지만, 지난 6.3 지방선거를 통해 첫 민주당 소속 김중남 시장이 당선되면서 강릉시정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당 시장'과 '국민의힘 다수 의회'가 맞서는 정치 지형이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다수당인 국민의힘의 견제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병관 의장 "사전 설명 없었다" vs. 김중남 시장 "조례 제정이 먼저"
이번 부결 사태를 두고 시의회와 집행부는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허병관 강릉시의회 의장(국민의힘)은 강릉시가 사전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해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허 의장은 <오마이뉴스>에 "김중남 시장이나 국장 등 그 누구도 조례안 상정에 앞서 시의회에 예산 조달 방안이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한 적이 없다"며 "사전에 자원조달 방안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시장은 '조례 제정을 먼저 해줘야 설명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고 책임을 돌렸다. 이어 "민생안정지원금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의힘 자체 조례안 만들어 9월 초에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중남 시장은 민의를 반영해 공약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시장은 <오마이뉴스>에 '사전 설명 부족'에 대해 "여러 차례 찾아가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먼저 지급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하고 나서, 지급하는 방식과 금액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야기할 시간이 있다"며 "이후 예산에 대해서도 시의회가 다시 심사하기 때문에 결국 시의회의 협조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먼저 설명해달라고 하는 것은 결국 다른 의도라고 볼 수 밖에 없다"라고 반박했다.
싸늘한 민심... "210억 풀리면 골목상권 마중물 될 텐데"
집행부와 시의회의 줄다리기를 지켜보는 시민들과 소상공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치적 기싸움보다는 조속한 재협상을 통해 조례를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역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민생안정지원금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기 부양책'이라는 점에서 '선별 지급'보다는 '전 시민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1인당 10만 원씩, 총 210억 원이라는 거액의 자금이 지역 내에서 일시적인 소비로 직결될 때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력이 상당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자영업자는 "정당을 떠나서 특정 계층만 지원하는 선별지급을 하게되면 소상공인들에게 과연 도움이 되겠나를 생각해야한다 민생안정지원금은 시민들을 통해 사실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정책이다"면서 " 1인당 10만 원이라는 돈이 개인에게는 작아 보여도, 시민 전체에게 풀려 강릉사랑상품권으로 소비되면 골목상권에 엄청난 활기를 불어넣을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여야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조례안 부결 이후에도 강릉시는 시의회 국민의힘 측과 사전 조율을 거쳐 안건을 재상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부결을 주도한 국민의힘 측 역시 한 달간 비용 추계와 지급 기준을 꼼꼼히 보완해, 오는 9월 행정사무감사 때 선별 지원을 골자로 한 자체 조례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전 시민 대상 지급'이라는 원안 통과를 고수하는 강릉시와 소외계층 등 '선별 지원'을 내세운 국민의힘의 입장이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양측이 좁혀지지 않는 이견을 향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가 사상 첫 '여소야대' 강릉시정의 협치 여부를 가늠할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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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여소야대'에 밀린 민생지원금 부결... 민심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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