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의 귀환, 누구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등록 2026.08.10 16:58수정 2026.08.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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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힝야 난민 송환을 둘러싸고 중대한 논쟁이 발생했다. 지난 7월 29일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미얀마와의 협상을 통해 말레이시아 체류 난민 5,000명과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의 30만 명을 미얀마로 송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후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가 아닌 '신원이 확인된 국민'의 송환일 뿐이라 선을 그었고, 방글라데시 당국 역시 30만 명 송환 계획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말레이시아 정부도 8월 5일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으면 송환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외교적 성과로 포장된 발표가 불과 일주일 만에 실체 없는 모호한 검토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로힝야 난민들이 고향을 외면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최근 사단법인 아디가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에서 700여 명의 로힝야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들의 궁극적 바람은 고향으로의 복귀임이 명백히 확인됐다. 하지만 '강제적 송환'과 '존엄한 귀환'은 전혀 다른 문제다. 콕스바자르에서 활동하는 한 로힝야 인권활동가는 현지의 복잡한 심경을 이렇게 전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최소한의 안전과 우리의 시민권이 보장되는 귀환입니다. … 저희는 저희의 존재가 부정당하지 않았으면 해요."

로힝야 여성활동가와의 심층 인터뷰 2026년 5월 방글라데시 난민캠프 인근에서 로힝야 여성활동가와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는 아디 활동가
▲로힝야 여성활동가와의 심층 인터뷰 2026년 5월 방글라데시 난민캠프 인근에서 로힝야 여성활동가와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는 아디 활동가 사단법인 아디

이 목소리가 이번 논쟁의 본질이다. 진정한 귀환이란 단순히 미얀마 국경을 넘는 것이 아니라, 시민권과 법적 지위, 토지·주거권, 이동과 기본권이 보장되는 인간다운 삶으로의 복귀다. 나아가 2017년 로힝야에 대한 집단 살해와 박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미얀마 라카인주의 현실은 절망적이다. 미얀마 군부와 아라칸군(AA) 간의 격렬한 교전 속에서 로힝야 민간인들은 강제징집과 학살, 차별이라는 이중 삼중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2017년 로힝야를 대규모로 추방하고 살해한 미얀마 군부는 지금도 로힝야라는 민족적 정체성과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제사법재판소(ICJ)가 2020년 로힝야를 집단살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잠정조치를 명령했는데도, 미얀마 군부정권은 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책임 요구를 부정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난민 송환 협상이라는 명목하에, 집단살해의 가해자이자 쿠데타로 정통성을 잃은 미얀마 군부정권을 정상적인 외교 대화 상대로 세우며 정치적으로 용인하려는 아세안과 국제사회의 흐름이다. 불법적인 군부정권에 외교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거래 방식으로는 로힝야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질문은 '미얀마가 몇 명을 언제 돌려받을 것인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미얀마는 누구를 국민으로 인정하고, 돌아온 로힝야에게 어떤 권리를 보장할 것인가'여야 한다.

난민의 장기화로 인한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의 부담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 박해의 위험이 도사리는 사지로 난민을 밀어내는 핑계가 될 수 없다. 박해받을 위험이 있는 곳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강제송환금지(non-refoulement)' 원칙은 어떠한 정치적 거래나 쿠데타 정권과의 외교적 타협보다 우선하는 국제법 규범이다.


로힝야의 귀환은 체류국의 부담을 덜어주거나 불법 정권을 정치적으로 양성화하기 위한 행정적 수단이 아니라, 난민 당사자가 자신의 권리와 존엄을 회복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귀환은 각국의 정치적 시선이 아닌, 돌아가야 할 난민 당사자의 시선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에도 실립니다. 글쓴이 이동화 인권연대 칼럼니스트는 현재 사단법인 아디의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미얀마군부정권 #이동화 #인권연대 #사단법인아디 #로힝야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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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는 1999년 7월 2일 창립이후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에 따라 국내외 인권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인권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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