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듣기
  • 증인 김건희 "영부인은 클러치백이 필수품, 짝퉁도 있다"

    [공판 현장] 로저비비에 가방은 "누가 줬는지 기억 안 나"... "과태료 깎아달라" 요구도

    등록 2026.08.10 19:56수정 2026.08.10 20:19
    3
    원고료로 응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순방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5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3-09-05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순방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5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3-09-05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건희씨가 문제의 가방이 자신에게 전달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언제, 누구를 통해, 어떤 경로로 받았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가방과 함께 발견된 김기현 의원의 배우자 이아무개씨 자필편지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라고 적힌 포스트잇에 대해서도 김씨는 당시에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비로소 알게 된 것 같다고 증언했다.

    재판부가 편지를 언제 알았느냐고 거듭 묻자 김씨는 "제가 알았으면 편지 치우지 않았을까요"라면서 "편지를 알았으면 버리든지 하죠"라고도 했다.

    자신이 이씨가 보낸 가방과 편지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이를 그대로 놔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다.

    김 의원 부부는 김 의원이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김씨에게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은 김 의원 부부가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통일교 신도 동원 등 도움을 받은 데 대한 대가로 가방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김 의원 측은 가방을 선물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청탁이나 대가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김 의원과 배우자 이씨 사건 공판을 열고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누군지 기억 안 난다고 10번 이상 말했다"... "영부인은 클러치백이 필수품"

    김씨는 이날 로저비비에 가방이 자신의 물품 사이에 들어온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이씨에게 직접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특검이 가방을 언제, 어디에서 확인했는지를 묻자 김씨는 대통령 관저에서 확인한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

    특검이 2023년 3월 17일께 가방을 받은 것 아니냐고 묻자 김씨는 "아니라고 말씀드렸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당시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김 의원을 만난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 자리에서 가방을 전달받았다는 의혹 역시 부인했다.

    누가 실제 가방을 전달했는지를 두고 특검 질문이 이어지자 김씨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특검이 대통령실 직원이나 수행원 등을 통해 전달받은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묻자 김씨는 "누군지 기억 안 난다고 제가 10번 이상 말했다"고 했다.

    재판부가 결국 대통령실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보면 되느냐는 취지로 정리하자 김씨는 "그렇겠죠"라고 답했다. 이어 "제2부속실도 없잖아요. 누가 전달한지 모를 것"이라며 "제가 누군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의 매관매직 의혹 사건 1심 선고공판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의 매관매직 의혹 사건 1심 선고공판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유성호

    김씨는 문제의 로저비비에 가방을 특별히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로 자신에게 클러치백이 많았다는 점을 들었다.

    김씨는 "영부인은 클러치백이 필수품"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대통령 배우자로 순방 등을 다닐 당시 의상에 맞춰 여러 종류의 클러치백을 사용했다고 했다. 로저비비에 제품을 두고도 "너무 비싸서 안 사고 짝퉁이 있다"며 "옷 색하고 맞춰서 해야 해서" 비슷한 형태의 가방을 여러 개 가지고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씨는 중고로 로저비비에 제품을 구매한 적도 있다고도 했다.

    결국 자신에게 수많은 가방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에 문제의 가방을 처음 본 시점까지 기억하는 것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이를 자신의 "진실한 답변"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 "이OO 성품은 기억하는데 편지는?"

    특검은 이어 가방과 함께 발견된 이씨의 자필편지를 제시했다.

    편지에는 "영부인님 감사드립니다. 긴 여정이 있지만 대통령님과 영부인께서 곁에 계셔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맡겨진 날 동안 총선 압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내조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작성일은 2023년 3월 17일이다. 말미에는 '김기현 당대표 아내 이OO 드림'이라고 적혀 있다. 편지 봉투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라고 적힌 노란색 포스트잇도 붙어 있었다.

    특검은 김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이 같은 가방과 편지가 김씨 측에 전달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김씨는 편지 역시 당시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전 저런 거 보면 잘 안 읽는다"고 했다. 대통령 배우자 시절 편지와 민원, 선물 등이 많이 들어왔고 이를 자신이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재판부도 직접 신문에 나섰다. 재판부가 주목한 건 김씨 기억의 엇갈림이었다. 김씨는 이씨의 성품과 과거 만남은 비교적 구체적으로 떠올리면서도, 정작 이씨가 보냈다는 가방과 편지의 전달 경위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고 반복했다.

    이날 김씨는 김 의원 부인 이씨를 두고 "굉장히 겸손"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을 걱정했고 신앙심도 깊었다고 했다. 여러 국회의원 배우자들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도 이씨를 보고 "이분은 다른 분과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처럼 이씨의 인품은 구체적으로 기억하면서 정작 이씨가 보냈다는 편지와 가방은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를 물었다. 이에 김씨는 "제가 못 봤으니까 그렇죠"라고 답했다.

    김씨가 이날 내놓은 주장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가방이 자신에게 전달됐다는 사실과 별개로, 당시 그것이 이씨가 보낸 것이고 김 의원의 당대표 선거와 관련된 선물이라는 사실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검 "명품·편지 이례적"... 김건희 "영부인들 다 수사해봤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특검은 김씨가 명품 가방과 자필편지를 받은 사실을 정말 기억하지 못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이 "명품 선물과 자필편지를 선물받는 게 이례적으로 보인다"며 기억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묻자 김씨는 즉각 반발했다.

    "검사님, 그간 영부인들 수사는 다 해봤나."

    이어 김씨는 "저만 했죠? 그런데 어떻게 이례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느냐"며 "이례적이라고 단정하는 검사님의 말은 틀렸다"고 했다.

    특검이 "국민이 바라보기에는 이례적"이라고 맞서자 김씨는 "국민들이 정말로 알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검사님도 지금 대통령 관저가 어떤 스타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지 않나. 검사 일만 하지 않았나"라며 "저희도 검찰총장이었음에도 청와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검이 문제의 가방을 김 의원의 당대표 선거와 연결하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김씨는 김 의원 배우자와 2023년 7~9월 여러 차례 통화할 당시 가방을 이씨가 보낸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김 의원 측 질문에 "전혀 몰랐죠"라고 답했다. 이어 "당대표는 제가 신경 쓸 때도 없고 전혀 몰라"라며 "그건 김기현 대표를 모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와 재판부 사이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 의원 측이 특검의 질문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자 재판장은 "클러치백을 받는 분한테 어떻게 받았는지 추궁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씨가 재판부를 향해 직접 문제를 제기했다.

    김씨는 "추궁하는 건 당연하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건 좋지만 추측을 넘어서 또 하나의 범죄를 성립시키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판사님께선 한쪽 편만 들지 마시고 조금 정확하게 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가방 전달 자체를 특별하지 않은 일로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묻자 김씨는 특검 질문이 "강압적"이라며 "저를 무조건 죄인으로 모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김씨의 증언거부권 행사 여부를 두고도 문답이 오갔다.

    김씨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증언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재판부는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의 배우자가 직무 관련 금품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되는 것은 아니라며 전면적인 증언거부권 행사는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씨가 "내가 모르는 것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말해야 하느냐"고 묻자 재판장은 "기억대로 말하면 된다"고 답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13일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불출석해 과태료 300만원과 구인장이 발부됐다. 이날 신문을 마친 뒤 "자발적으로 나왔다"며 "과태료 좀 깎아주세요"라고 했고, 재판부는 과태료를 전액 취소했다.
    #김건희 #로저비비에 #김기현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8년 다닌 회사에서 잘렸다, 구직급여 신청하고 깨달은 것 8년 다닌 회사에서 잘렸다, 구직급여 신청하고 깨달은 것
    2. 2 김승원 지키려다 정권 무너져... 아닌 건 아니다 김승원 지키려다 정권 무너져... 아닌 건 아니다
    3. 3 김어준이 맞았나, 민티07 뜨자 유튜브 적극 시청자 늘어 김어준이 맞았나, 민티07 뜨자 유튜브 적극 시청자 늘어
    4. 4 한국 기술로 소나무 살린 중국... 실패의 길로 가는 산림청 한국 기술로 소나무 살린 중국... 실패의 길로 가는 산림청
    5. 5 악취 풍기던 성남 탄천, 이젠 이런 동물까지 산다고? 악취 풍기던 성남 탄천, 이젠 이런 동물까지 산다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