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6월 모의평가 실시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지난 6월 4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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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가르치고 열심히 배웠다면 도달한 학생이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절대평가에서는 그것이 정상적인 결과다.
그런데 지금 논의는 바로 그 결과를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성적 부풀리기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높은 수준'에 도달한 학생이 많아지는 일은 성과가 아니라 실패로 분류된다.
'부풀리기' 방지 장치가 들어가는 순간, 서·논술형은 자기 강점을 잃는다. 잘 쓴 글을 알아보는 기준이 아니라 점수를 벌릴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해진다. 왜 이 학생이 저 학생보다 낮은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므로, 설명 가능한 항목들이 채점표를 채운다.
채점자마다 결과가 달라진다는 인식이 퍼지면 시험 자체가 무너지니 기준은 더 잘게 규정된다. 촘촘하게 줄을 세우라는 요구와 흔들림 없이 채점하라는 요구가 같은 방향으로 밀어붙인다.
그렇게 만들어진 시험이 하는 일을 보자. 학생은 글을 쓰고, 그 글은 잘게 나뉜 기준으로 점수가 매겨지며, 그 점수는 다시 등급으로 묶여 대학 배분에 쓰인다. 형식은 바뀌었지만 시험이 맡은 일은 그대로다.
절대평가를 하되 성적은 오르지 말라는 요구가 붙는 한 절대평가는 이름만 절대평가가 되고 서·논술형은 형식만 서·논술형이 된다. 원인은 하나인데 망가지는 자리만 다르다.
모순 없는 주장은 따로 있다
그렇다면 서·논술형 도입을 주장할 방법이 없는가. 있다. 다만 다르게 말해야 한다.
지금 사회구조에서 서·논술형을 도입하면 사교육이 늘고 집안 형편에 따른 격차가 벌어진다. 첨삭은 강사 한 사람이 수백 명을 감당할 수 없는 일대일 노동이라 가격은 구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그것도 아주 급격하게. 이것은 예상 밖의 부작용이 아니라 이 설계가 이미 예정하고 있는 대가다.
그럼에도 학생의 사고력을 제대로 재는 편익이 그 대가보다 크다고 판단한다면, 그렇다고 말하면 된다. 무엇을 더 중요하게 보았는지 밝히는 것이고, 거기에는 적어도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석이 없다.
논쟁은 그 지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얻을 것은 얻되 치를 값은 치르지 않겠다는 주장, 변별은 그대로 두되 경쟁은 줄이겠다는 주장은 논쟁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반박할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국가가 답해야 할 것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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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논술형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섯 개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훈련만으로 종합적 사고력을 기를 수 없다는 진단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성적이 위로 몰리는 것도 막고, 절대평가의 취지도 살리고, 사교육도 줄이고, 사고력도 제대로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가능하다는 거짓말은 그만두어야 한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내줘야 한다. 그것이 이 개편의 실제 모습이다.
무엇을 먼저 둘 것인지 밝히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사고력을 제대로 재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 그 대신 사교육이 얼마나 늘어날 것으로 보는지, 형편에 따른 격차가 어디까지 벌어지는 것을 감수하기로 했는지, 채점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가 소송으로 향할 때 그 책임은 누가 지는지를 함께 말해야 한다.
그리고 그럼에도 이 길이 낫다고 설득해야 한다. 설득해서 동의를 얻으면 그때부터는 정당한 정책이다. 아무도 그 과정을 건너뛰라고 하지 않았다. 지금은 치를 값은 말하지 않고 얻을 것만 말한다. 그렇게 만든 정책은 정책이 아니라 기우제다. 비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진심이겠지만, 비를 오게 하는 방법은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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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와 혐오의 논리를 넘어서 개인의 입장이 모두 존중받는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현직교사로서 교사노조연맹, 부산교사노조, 중등교사노조의 일원으로서 공교육정상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대의원
-중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부산교사노동조합 대변인 겸 부위원장
-부산 기장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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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논술형 수능? 예정된 부작용이 훤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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