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포라 매장 내 한국 화장품 진열대
황진영
K-뷰티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속도다. 새로운 성분과 제형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소비자의 반응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문제는 그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질 때다.
한국의 다른 소비문화에서도 종종 보이는 것처럼 하나의 제품이나 성분이 인기를 끌면 비슷한 제품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SNS에는 같은 제품에 대한 콘텐츠가 반복되고, 어느 순간 또 다른 '핫 아이템'이 나타나면 이전 제품은 빠르게 밀려난다.
사실 SNS 속 핫템들을 따라가는 게 쉬운 건 아니다. 유행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미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한국에서 SNS를 통해 화제가 된 제품이 미국 소비자에게 알려지고 실제 매장에 진열될 즈음이면, 한국에서는 이미 새로운 성분과 제품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의 뷰티 정보를 꾸준히 접하는 나조차 새로운 제품과 성분의 이름을 모두 따라가기 벅찰 때가 있다.
빠른 변화는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K-뷰티의 힘이지만, 동시에 해외 소비자가 특정 제품에 정착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한 번의 호기심은 구매를 만들 수 있지만, 붐은 언젠가 지나가게 마련이다. 유행이 지나도 다시 찾을 수 있는 제품, 한 번 써본 사람이 두 번째, 세 번째 구매로 이어갈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
미국에서 K-뷰티가 일상적인 선택지가 된 지금, 이제 필요한 것은 유행을 만들어내는 속도만큼이나 한 번 구매한 소비자가 다시 찾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
지금, 여기, 우리의 힘을 믿으며 진짜 나를 찾기 위해 읽고 쓰는 사람. 미국 동부에 머무르며 한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한국서 인기'... 미국살이 10년, 이걸 보게 될 줄이야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