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8.12 15:13수정 2026.08.12 15:13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동쪽으로 통 창이 난 내 방은 동이 트면 가장 먼저 햇살을 맞이한다. 여름인 요즘은 창문을 살짝 열어 두고 잠을 잔다. 잠들기 전 잠시 들리는 소음, 매미 소리도 약하게 들리고, 거리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소리도 간간이 들린다. 아직 잠이 들기 전 몸을 뒤척이며 저 매미는 왜 밤도 잊고 울고 있을까,
그러나 밤에 우는 매미는 소리가 약하다. 아마 잠 못 드는 이 밤, 임 그리워 우는 소리일까, 그 소리에 자장가 삼아 나는 잠이 든다.

▲ AI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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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면 그 열어 놓은 창문 틈으로 새벽 공기가 손님처럼 조용히 내 방으로 들어와 내 볼을 스친다. 미세한 그 느낌을 나는 알 수 있다. 밤새 어디를 헤메다 이제야 내 방으로 찾아왔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 알았다. 이제 일어날게."
온 방안을 꽉 채운 눈 부신 햇살과 상쾌한 아침 공기에 이끌려 나는 새 날을 맞는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의식처럼 두 팔을 크게 뻗어 기지개를 켠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되 뇐다.
'아, 오늘도 무사히 눈을 떴구나.'
그 짧은 순간, 감사함이 가슴속을 가득 채운다. 팔십을 넘기고 보니 아침은 더 이상 당연한 시간이 아니다. 하루를 선물처럼 받는 시간이다. 나는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오늘 하루를 그려 본다.
'오늘이라는 선물을 어떻게 사용할까?'
무엇을 먹을지, 어떤 일을 할지 차분히 떠올린 뒤 침대에서 일어난다. 어느새 햇살은 방안을 가득 채우고, 마치 밖으로 나가라고 등을 떠미는 듯하다. 더는 민망해서 누워 있지 못한다.
방을 나서면 어떤 날은 내가 먼저, 어떤 날은 남편이 먼저 일어나 있다. 먼저 일어난 사람이 "굿 모닝" 하고 인사를 건넨다. 그 한 마디에 하루가 환해진다. 오래전 손자를 키우고 자연스럽게 각 방을 쓰기 시작하면서 우리 부부는 아침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약속이나 한 듯 각자의 몫을 찾아 움직인다. 남편은 바나나를 썰어 접시에 담고, 물을 컵에 따라 식탁에 올려놓는다. 삶은 달걀 껍데기도 미리 벗겨둔다. 나는 식빵을 구워 잼을 바르고 치즈와 얇게 썬 토마토를 올려 샌드위치를 만든다. 상추나 오이 채소가 있으면 발사믹 식초를 살짝 뿌려 샐러드를 곁들이고, 요구르트에는 청국장 가루를 한 티스푼 넣고 말린 블루베리도 한 줌 첨가해 섞는다.
이 정도만 먹어도 충분하다. 더 먹으려 하면 배가 먼저 사양을 한다. 사람은 먹는 음식으로 몸을 만들고, 품는 생각으로 마음과 영혼을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무엇을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지는 더욱 중요하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거창한 행복이 아니다. 오늘도 아프지 않고 무탈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다. 우리 부부와 자녀들, 그리고 가까운 이웃은 물론 세상 모든 사람이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를 바란다. 노부부의 삶은 단순하다.
아침마다 찾아오는 햇살과 공기처럼 , 특별하지 않아도 따뜻한 하루.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삶이 아닐까. 오늘도 아침은 말없이 내게 가장 귀한 선물을 건네주었다.
"평범한 아침을 선물처럼 받아들이는 마음. 어쩌면 그것이 나이 들어 비로소 얻게 된 가장 큰 축복과 평안함이 아닌지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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