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하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이하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
공급 속도를 뒷받침하기 위한 금융 지원도 대폭 강화된다.
금융위 건설사들의 사업자금 대출(PF) 보증·지원 규모를 지금의 26조3000억 원에서 47조 8000억 원+α까지 늘리는 내용의 금융 종합대책을 함께 내놨다. PF 보증이란 건설사가 은행에서 사업비를 빌릴 때, 공공기관(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이 보증을 서주는 제도다. 은행 입장에서는 떼일 위험이 줄어드니 대출을 더 쉽게 내주게 된다.
이 보증 목표를 최근 3년 평균이었던 13조1000억 원에서 28조 7000조 원(2026년 23조원, 2027년 33조원, 2028년 30조원)으로 연평균 2.2배로 올린다. 특히 착공 예정 물량이 가장 적은 2027년에 33조원을 집중 투입한다.
공사가 중단된 부실 사업장을 되살리기 위한 지원도 늘린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부실 사업장에 투자하는 정상화 펀드를 3조 원+α 규모로 새로 만들고, 은행·보험사들이 함께 돈을 모아 빌려주는 신디케이트론은 1조 원에서 5조 원으로, 금융업권별 자체 펀드는 7조3000억 원에서 10조 원으로 각각 규모를 늘린다.
수요 측면에서는 가계부채 총량 목표를 넓히면서도, 투기로 보이는 대출은 더 조인다. 금융위는 집을 살 때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LTV, 주택담보인정비율)나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DSR) 같은 핵심 규제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전체 가계부채가 늘어나도 되는 한도, 즉 총량 증가율 목표는 당초 1.5%에서 3% 수준으로 두 배 늘렸다. 이주비·중도금·잔금 등 주택공급 관련 대출도 이번에 넓힌 3% 총량 안에 포함된다.
다만 개별 은행이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계산하고 관리할지는 대책 발표 후 금융감독원·은행권과 별도 협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동시에 투기로 보이는 수요에 대한 관리는 강화한다. 전세대출보증 제한 대상을 기존 다주택자·투기지역 3억 원 초과 아파트 취득자에서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한다. 이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다만 집주인(본인 또는 배우자)이 해당 주택에 단 한 번이라도 실거주한 적이 있으면 이 요건에서 제외된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수도권 기준 80%에서 70%로 낮추기로 했다.
또 성과급처럼 일시적으로 소득이 늘어난 경우를 대출 한도 계산에 그대로 반영하면 실제 상환능력보다 많은 대출이 나갈 수 있는 만큼, 소득이 20% 넘게 늘면 최근 2년 평균으로, 30% 넘게 늘면 3년 평균으로 계산하도록 기준을 손본다.
청년·신혼부부엔 '결혼 페널티' 없앤다
이번 대책에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대책도 담겼다. 공공분양 물량의 약 15%는 집값을 한 번에 다 내지 않고 초반에는 일부 지분만 사되 나머지는 20~30년에 걸쳐 나눠 사들이는 '지분적립형'이나, 정부가 구입자금을 일부 지원해주고 나중에 수익을 나누는 '수익공유형'으로 공급한다. 초기 부담이 줄어드는 방식으로, 올해 4분기 분양분부터 적용된다.
입지 좋고 품질 좋은 집을 다양한 소득계층이 오래 거주할 수 있게 하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이라는 새 유형도 신설한다.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 소득을 합산해 심사해 정책대출 대상에서 탈락하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도 손본다. 가령 보금자리론의 경우 지금은 신혼부부라면 부부 합산 소득이 8500만 원을 넘으면 대출을 받지 못하지만 앞으로는 '부부 중 한 명'의 소득만 7000만 원 이하면 대출받을 수 있게 바뀐다.
아울러 내년 1월, 청년 실수요자를 위한 '청년 주거 지원 3종 세트'도 내놓기로 했다. 청년의 주거 형태를 자가·반전세·전세 세 갈래로 나눠 맞춤형으로 지원한다는 취지다.
먼저 자가 마련을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연 3조원 규모로 2년간 한시 공급된다. 생애최초로 집을 사는 만 39세 이하 청년 대상으로, 4억 원 이하의 전용 85㎡ 이하 비아파트(오피스텔 등)에 한해 우선 적용된다. 소득은 7000만 원 이하, 신혼부부는 부부 중 한 명이 이 기준에 충족하면 신청할 수 있다. LTV는 최대 80%까지 인정된다.
이 정책은 월세를 내는 정도의 부담으로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 만약 2억 원을 30년 만기·금리 3.0%로 빌리면 월 원리금 상환액이 약 85만 원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생애최초 혜택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비아파트를 '징검다리' 삼아 나중에 실제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도록 기존 혜택(수도권·규제지역 LTV 70%, 그 외 80%)을 유지할 방침이다.
보증 지원도 확대된다. 반전세·월세 거주자를 위해 전·월세 대출을 하나로 묶어 보증하는 '청년 전월세결합보증'(연 4조5000억 원, 최대 2억~3억 원)이 신설되고 기존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의 지원 연령도 만 34세에서 39세로 확대돼 다른 정책들과 기준을 맞췄다.
김윤덕 "중요한 건 시장 신뢰... 이번 대책 시장 안정화에 도움될 것"
이억원 "공급 적은 비상한 시기, 타깃을 정해 부동산 정상화... 시장 안정에 효과낼 것"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발표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될 걸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대책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것이라는 부작용 우려가 나오자 "중요한 건 시장의 신뢰"라며 "이 많은 정책을 과연 제대로 다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다는 걸 저도 걱정하고 있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으니 진행될 게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것도 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실제로 많은 준비가 되고 있고, 지난 1.29대책 때 발표했던 태릉 문제도 이미 국가유산청 심의를 통과하는 등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발표에 신뢰를 가져주시면 좋겠다. 상당 부분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명하게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수도권 아파트 착공과 입주 물량이 최근 몇 년간 10년 평균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런 비상한 시기에 타깃을 정해 빠르게 정상화하는 게 공급 촉진과 시장 안정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PF 자기자본비율 규제 유예에 대해서는 "모든 사업장의 규제를 유예하는 게 아니라 주거 사업장에 한정했고, 그마저도 전 기간이 아니라 2028년까지 정해진 기간만 잠시 유예하는 것"이라며 "타깃을 좁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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