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특검 조은석 특별검사(왼쪽)와 이진관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가운데) 그리고 종합특검 권창영 특별검사(오른쪽)의 모습이다.
권우성/서울중앙지방법원/이정민
내란 종료 시점을 두고 새로운 법리를 내세운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찬영)은 내란특검의 다른 판단과 종전 대법원 판례를 넘어설 수 있을까.
종합특검은 12.3 내란 종료 시점에 대해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해제한 2024년 12월 4일 새벽이 아니라 같은 달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1일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 판단을 뒤집고 이은우 전 KTV 원장을 내란선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밝힌 것이다. 앞서 내란특검은 이 전 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기면서도 내란선전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여기서 내란 종료 시점을 둘러싼 종합특검과 내란특검의 배치되는 판단이 불거졌다. 내란특검은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과 관련한 전두환 반란수괴·내란수괴 사건 대법원 판례에 따라 12.3 내란 종료 시점을 2024년 12월 4일로 특정했기 때문이다.
두 특검이 다른 결론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12.3 내란'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또 내란죄의 핵심 구성요건인 폭동을 어떻게 볼 것인지를 두고 판단이 갈렸다.
[쟁점 ①] '전두환 내란수괴 대법원 판례 ' 뒤집을 수 있을까
먼저 종합특검은 한덕수(전 국무총리)·박성재(전 법무부 장관)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 1심 재판부가 12.3 내란을 '위로부터의 내란'이라고 규정한 점에 주목했다. 12.3 내란이 현직 대통령 윤석열에 의한 친위쿠데타라는 점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하므로 대법원 판례가 있는 (전두환의) '아래로부터의 내란'과는 위험성을 비교할 수 없다"며 한덕수와 박성재에게 내란특검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한 바 있다.
종합특검은 지난 11일
내란 종료 시점을 2024년 12월 14일이라고 설명하면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위로부터의 내란'이기 때문에 비상계엄이 해제된 시점만으로 내란 범행이 끝난 것이 아니라 범행 주체가 스스로 목적 달성을 포기하거나 객관적 장애로 인해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됐을 때 (내란이) 종료됐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내란특검은 종합특검의 이 같은 판단이 대법원 판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1997년 대법원은 전두환 반란수괴·내란수괴 사건 무기징역을 확정하면서 ① 전씨가 12.12 군사반란 이후 국권을 장악하려는 국헌문란을 달성할 목적으로 ②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한 것이 폭동에 해당하며 ③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유지된 비상계엄이 해제된 때(1981년 1월 24일) 전두환의 내란이 종료됐다고 판단했다.
즉, 내란수괴(내란우두머리)죄의 유일한 대법원 판결인 전두환 판례를 12.3 내란에 적용하면,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이튿날 새벽 비상계엄 해제까지 약 6시간 동안 내란이 진행된 것이다.

▲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두환(오른쪽)·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6년 8월 26일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쟁점 ②] 비상계엄 해제 뒤에도 내란 계속?... 2차 계엄 위험성, 폭동 될 수 있나
종합특검이 넘어야 할 벽은 또 있다. 바로 비상계엄 해제 뒤에도 폭동이 있었는지 입증하는 문제다. 형법상 내란죄는 ① 대한민국 영토 전부 또는 일부에서 ②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③ 폭동을 일으킨 경우여야만 성립한다.
이때 국헌문란은 ▲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거나 ▲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형법 91조). 폭동은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행사가 시작되면 성립하는 것으로 본다. 12.3 내란 당시 헌법 기관인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이 투입돼 침탈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대법원은 전두환 판례에서 비상계엄의 선포 이후 해제 때까지 폭동이 유지됐다고 봤다. 종합특검으로서는 비상계엄 해제 이후에도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을 가진 폭동이 계속됐다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종합특검은 비상계엄 해제 후에도 남아 있던 윤석열의 2차 비상계엄 선포 위험성에 주목했다.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되기 전까지 국군통수권자인
윤석열이 2차 비상계엄을 선포할 위험성이 계속돼 내란이 종결되지 않았다는 논리다.
반면 내란특검은 지난 12일 언론에 밝힌 입장문을 통해 대법원은 이미 내란죄를 계속범이 아닌 상태범으로 규정했다고 강조했다. 내란의 목적은 권력찬탈이며 그것을 이룬 순간 죄가 즉시 성립되는 것이지, 내란의 상태가 계속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내란특검은 "비상계엄 선포에 따라 동원된 군·경을 철수시키고
비상계엄의 해제를 공표한 때에는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국헌문란의 목적을 실현하려는 행위를 중단한 것이어서 더 이상 국헌문란의 목적이 계속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제 이후에는) 비상계엄 자체가 갖는 협박·폭동적 효력도 소멸되므로, 이 사건 비상계엄이 해제된 때를 내란행위가 종료된 시점으로 보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란 사례의 희소성이라는 특성상 내란 관련 법리는 전두환 내란 사건이 기준과 원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내란 정당화 메시지 '반복 송출'만으로 내란선전죄 성립될까?

▲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방송 자막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지난 6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유성호
종합특검 논리대로 내란 종료 시점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이 전 원장의 내란선전 혐의 유죄를 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형법 제90조 제2항은 "제87조(내란) 또는 제88조(내란목적의 살인)의 죄를
범할 것을 선동 또는 선전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내란특검에 참여했던 전 관계자는 1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이 전 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할 당시 내란선전 혐의 적용도 검토했다"면서도 "윤석열의 주장을 단순히 소개한 수준에 그칠 것이 아니라, 12.3 내란을 정당화하는 KTV 차원의 논평 등을 직접 생산·유통하는 등 적극적인 행위가 있어야 혐의가 성립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종합특검이 구성한 이 전 원장 공소사실은 ① 2024년 12월 3일부터 같은 달 13일까지 ② KTV의 뉴스특보와 스크롤 뉴스 편성·송출 권한을 이용해 비상계엄과 포고령 등 내란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정보가 반복·집중적으로 방송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결국 12.3 내란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을 반복 송출한 것이 어떻게 내란선전에 해당하는지 종합특검은 재판부에 설득력이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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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법조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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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관의 "위로부터의 내란" 끌어온 종합특검... 그 앞에 놓인 벽, 벽,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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