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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의원 끌어내기' 인정했는데... 이진우 "그런 지시 없었다"

[내란우두머리 항소심] "총·문 부수고" 발언도 "명령 아닌 질책"... "잘못된 증언 많았다"

등록 2026.08.13 16:02수정 2026.08.1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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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지난 4월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중요업무종사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지난 4월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중요업무종사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재판장 지귀연)는 지난 2월 윤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기 위한 군 병력 투입과 '국회의원 끌어내기' 지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수도방위사령관이었던 이진우 전 사령관이 부하에게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 국회의원들을 외부로 끌어내라"라고 지시한 사실도 판결문에 명시했다.

그러나 이 전 사령관은 13일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 심리로 열린 윤씨의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다른 말을 했다.

윤씨에게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고, 자신도 그런 지시를 부하에게 내린 적이 없다는 것이다. 윤씨가 '총'이나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취지의 말을 한 기억은 있지만, 그것 역시 작전 지시가 아닌 자신을 향한 질책성 발언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1심 법정에서 수사기관과 군사법원에서 했던 자신의 진술을 "기억 왜곡"이라며 번복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법정 번복에도 다른 증거들을 종합해 '국회의원 끌어내기'를 사실로 인정했다. 이 전 사령관은 항소심에서 법원이 이미 인정한 이 핵심 사실관계를 다시 부인한 것이다.

오후 들어 특검이 직접 신문에 나섰지만 이 전 사령관의 말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과거 자신의 진술을 두고 "잘못된 증언이 많았다", "분노가 섞여 다 왜곡됐다"라고 말하며 종전 진술의 신빙성을 다시 문제 삼았다.

판결문엔 '국회의원 끌어내라'... 이진우 "전혀 아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 윤씨 측이 가장 집중적으로 파고든 것은 비상계엄 당일 윤씨와 이 전 사령관 사이의 통화였다.

1심은 2024년 12월 4일 0시 32분부터 36분 사이 이뤄진 통화 등을 토대로 윤씨가 이 전 사령관에게 국회 상황과 관련한 지시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 전 사령관은 윤씨에게서 "국회의원"이나 "본회의장"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윤씨 측 변호인이 "0시 32분부터 통화에서 피고인이 증인에게 들쳐업고 나오라고 했다고 설시했는데 들은 적 없느냐"라고 묻자 이 전 사령관은 "전혀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국회의원'이라는 말도 듣지 못했고, 함께 있었던 부관 역시 듣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오히려 담을 넘어 국회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2021년 미국 의회 난입 사태와 같은 소요 상황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군인이면 현장에서 그렇게 떠오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기 위해 병력이 투입됐다는 1심 판단과는 국회 출동 목적부터 다른 설명이다.

"끌어내라"는 말은 했지만... "국회의원이 아니라 군중"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1월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삼정검 수치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2-12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1월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삼정검 수치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2-12 연합뉴스

이 전 사령관은 부하인 조성현 당시 수방사 제1경비단장에게 내린 지시에 대해서도 1심 판결과 다른 말을 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사령관이 12월 4일 0시 42분쯤 조 전 단장에게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 국회의원들을 외부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인정했다.

이 전 사령관의 설명은 달랐다.

그는 자신이 "인원들을 끌어내야 한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인원'이 국회의원을 뜻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당시 자신이 염두에 둔 대상은 담을 넘어 국회 경내에 들어간 시민들 가운데 통제에 따르지 않는 이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윤씨에게 정말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면 이후 자신의 행동 자체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만약에 상관이나 대통령이 국회의원 끌어내라고 하면 제가 병력을 어떻게 뒤로 가라고 하나."

같은 '끌어내라'는 표현을 두고 법원은 그 대상을 국회의원으로 판단했지만, 이 전 사령관은 통제되지 않는 국회 경내의 인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윤씨와 통화하면서 '총', '발로 차고', '부수고 들어가라'는 취지의 말을 들은 기억은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에게 내려진 구체적인 임무나 작전 지시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윤씨의 발언 성격을 '명령'이 아닌 '질책'으로 규정했다.

"지시가 아니라 화를 내셨던 거다. 임무를 주신 게 아니다."

당시 국회 안에서는 특전사 병력과 시민들이 뒤엉켜 있었는데 수방사 병력이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자 윤씨가 자신을 질책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전 사령관은 '총', '발로 차고', '부수고 들어가라'는 취지의 발언 자체는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1심 판결이 윤씨의 지시로 인정한 이 발언들을 자신을 향한 '질책'으로 달리 설명한 것이다.

특검 신문에서도... 이진우 "잘못된 증언 많았다"

 2024년 11월 9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국방부장관 공관 2층 식당에서 김용현은 곽종근, 여인형, 이진우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 그림은 증언을 토대로 AI로 생성한 이미지.
2024년 11월 9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국방부장관 공관 2층 식당에서 김용현은 곽종근, 여인형, 이진우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 그림은 증언을 토대로 AI로 생성한 이미지. 오마이뉴스

오후에는 특검이 이 전 사령관을 상대로 직접 신문에 나섰다.

특검은 2023년 말 대통령 관저 만찬과 2024년 국군의날 만찬, 11월 9일 국방장관 공관 모임 등을 제시하며 사전에 비상계엄을 논의했는지 물었다. 이 전 사령관은 해당 모임에서 계엄을 논의했다는 취지의 질문을 대부분 부인했다. 참석자들이 비상계엄 당시 핵심 지휘관들로 구성된 이유가 계엄 논의 때문 아니냐는 질문에도 "당연히 아니다"라고 답했다.

특검이 과거 자신의 1심 증언을 제시하자 이 전 사령관은 다시 '기억 왜곡'을 들고 나왔다.

특히 2024년 10월 1일 관저 모임 이후 티타임에서 김용현이 '반국가세력' 등을 거론했다는 과거 증언을 놓고 특검이 사실 여부를 확인하자, 이 전 사령관은 당시 기억 자체가 여러 사건과 뒤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 당시에 모든 게 섞여 있었다"라며 과거 진술조서에도 전혀 다른 시기의 일을 잘못 말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증언했지만 잘못된 증언 많았어"라고 말했다. 또 헌법재판소 증언을 앞두고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에서 증언해야 하는 문제 때문에 고민했다면서 "내가 분노 섞여서 다 왜곡되었더라고요"라고 했다.

윤석열에게 유리한 증언... 이진우 자신의 형사책임과도 직결

이 전 사령관의 이날 증언은 결과적으로 윤씨 측 주장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고, '총' 등의 표현도 작전명령이 아니었으며, 국회 병력 투입이 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비상계엄 선포 전 윤씨·김용현 등과 여러 차례 만난 자리에서도 계엄 실행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이 전 사령관 자신도 비상계엄 당시 수방사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혐의로 내란 중요임무 종사 사건 재판을 받고 있다.

윤씨가 이 전 사령관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명령했고 이 전 사령관이 이를 부하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이 전 사령관이 어떤 인식과 목적 아래 병력을 움직였는지를 판단하는 데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윤씨에게서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자신 역시 국회의원이 아닌 통제되지 않는 '인원'을 끌어내려 했을 뿐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자신의 형사책임을 다투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윤씨의 '국회의원 끌어내기' 지시는 이 전 사령관 자신의 형사책임을 다투는 논리와도 맞물리는 구조다.
#이진우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항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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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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