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의회.
조정훈
대구시의회가 개원 한 달도 안 된 상황에서 해외연수를 준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취소하고 국내 연수로 대체하기로 했다.
14일 대구시의회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12일 하중환 운영위원장과 각 상임위원장들이 모여 올해 예정된 공무국외출장을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시의회는 오는 9~10월 상임위원회별로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를 방문하는 3박 4일 안팎의 해외연수를 추진했다.
오는 9월 중순부터 건설교통위는 베트남 호치민시, 교육위는 중국 청두, 문화복지위는 일본 등 대구시와 자매결연이나 우호협력도시를 맺은 아시아 국가들을 찾아 선진 기술을 익히고 견물을 넓힌다는 목적으로 해외연수를 떠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시의회가 출범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해외연수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고 특히 고유가·고환율 등으로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 기초의회 상당수가 해외연수를 취소하고 관련 예산을 반납하기로 한 것과 비교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시민단체도 대구시의회의 해외연수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대구시의회가 개원하자마자 '외유성 연수'를 추진한다"며 "2010년 이후 100회가 넘는 해외연수를 다녀오고도 정책에 반영된 사례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구경실련도 "의원 임기 개시일부터 1년 동안과 임기 종료 전 1년 동안 해외연수를 제한하고 필요한 경우에도 경북도의회 등 다른 지방의회와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대구시의회가 다른 지역 의회들의 해외연수 취소 움직임에도 시민들의 비판을 외면하고 있다고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결국 대구시의회는 시민들과 시민단체의 비판 여론이 계속되자 해외연수 계획을 취소하는 대신 국내에서 1박 2일 일정의 연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해외연수를 위해 책정한 예산도 집행하지 않고 반납하기로 했다. 올해 대구시의회 공무국외출장 예산은 1인당 357만 5000원씩 모두 1억 2870만 원으로 전액 불용 처리하거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삭감할 예정이다.
하중환 운영위원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시민의 삶을 먼저 돌보고 아픔을 함께 나눠야 할 엄중한 시기"라며 "시민의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해 해외연수를 취소하고 행정사무감사 등 남은 회기 일정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늦었지만 다행, 논란 해소하는 계기 되길"
대구시의회가 해외연수를 취소하기로 하자 시민단체들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환영하고 지방의회 관련 경비 예산을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구경실련은 "대구시의회 공무국외출장 전면 취소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 결정이 공무국외출장 관련 논란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구경실련은 "추경을 통해 관련 예산을 삭감하거나 불용한다는 결정은 예산절감이라는 측면에서는 칭찬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의정활동의 발전,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는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무국외출장에 쓰여야 할 예산을 의원 개개인의 역량 및 여러 현안과 과제에 대한 조사 및 연구, 정책개발을 위해 활용한다면 이는 시의회는 물론 지역사회 전반에 획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방의회 관련 경비 예산 조정을 제안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도 "이번 취소 결정은 여론의 거센 뭇매와 시민사회의 끊임없는 비판에 직면해 내린 '대단히 늦은 결정"이라면서도 "외유성 해외연수를 포기하며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해 국내 연수로 선회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의회가 진정으로 시민의 삶을 돌보는 '민생의회'로 거듭나는지 끝까지 감시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실효성도 없고 혈세만 낭비하는 해외연수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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