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사 연꽃과 지리산 바람, 동의보감촌 돌 세 개의 비밀

산청에서 만난 여름날의 쉼표

등록 2026.08.17 11:17수정 2026.08.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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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세를 부리던 지난 8월 11일, 오랜 시간 배움과 우정을 나눠온 독서토론 모임 동료들과 함께 경남 산청 수선사와 동의보감촌을 1박 2일로 다녀왔다. 그동안 교정에서 함께 흘린 땀방울을 뒤로하고 모임의 마지막 퇴직자를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특별한 여정이었다.

대구에서 승용차로 1시간 반 남짓 달려 도착한 산청은 지리산 자락이 품은 청정함과 정갈한 아름다움으로 지친 일상에 시원한 쉼표를 찍어주었다.


연꽃 가득한 수선사에서 지리산 한방 족욕까지

첫 목적지는 아름다운 연못 정원으로 유명한 '수선사'였다. 예전에는 수선사로 들어가는 도로가 좁아 마주 오는 차를 만나면 난감했었는데, 새롭게 다리가 놓여 한결 편안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피고 지기를 멈추지 않는 연꽃과 눈부신 백일홍, 그리고 목수국의 마지막 수줍은 고백이 수놓은 아담한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피고 지는 연꽃과 정갈한 데크길이 어우러진 산청 수선사의 연못 정원. 고즈넉한 산사 정취를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피고 지는 연꽃과 정갈한 데크길이 어우러진 산청 수선사의 연못 정원. 고즈넉한 산사 정취를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홍영미

수선사 내 카페 주방 뒤쪽 테라스에 자리를 잡으니 에어컨 바람과는 차원이 다른 시원한 지리산 산바람이 불어왔다. 이곳의 별미인 시원한 팥빙수와 커피로 목을 축인 뒤, 연못 위로 나 있는 고즈넉한 데크길을 따라 거닐었다. 보통 연지는 둘레를 걸으며 먼발치에서 연꽃을 볼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연지 가운데로 난 데크를 통해 연꽃을 좀 더 가까이 세밀하게 만날 수 있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나오는 길에 수선사 갤러리에 들러 도자기와 나무 공예가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전시도 관람할 수 있었다. 조용한 힐링을 원하는 여행객에게 수선사가 제격이다.

이어 숙소인 '산청한방 가족호텔'로 이동해 체크인을 마쳤다. 숙박객에게 제공되는 별관 족욕장은 통창 너머로 푸른 지리산 숲이 한눈에 펼쳐져 감탄을 자아낸다. 뜨끈한 물에 발을 담그고 창밖 초록의 향연을 바라보고 있으면 쌓였던 피로가 순식간에 달아난다.

 산청한방 가족호텔 별관 족욕장의 모습. 통창 너머로 펼쳐진 지리산 자락의 푸른 녹음을 바라보며 한방 족욕을 즐길 수 있다.
▲ 산청한방 가족호텔 별관 족욕장의 모습. 통창 너머로 펼쳐진 지리산 자락의 푸른 녹음을 바라보며 한방 족욕을 즐길 수 있다. 홍영미

저녁이 되자 숙소에서 소박하지만 정성 어린 퇴임 축하 자리가 열렸다. 모임 상장을 수여하고, 모두가 마음을 다해 쓴 편지도 전달하며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는 따뜻한 시간을 보내며 지리산 자락의 첫날밤을 정겹게 채웠다.


동의보감촌 3대 기석(氣石)과 무릉교 출렁다리

둘째 날은 산청의 대표 명소인 '동의보감촌'을 본격적으로 탐방했다. 아침 7시 무렵, 여름 더위가 시작되기 전 둘레길 산책에 나섰다. 평일 아침이라 조용하고 한적해 동의보감촌의 정취를 한껏 느끼기 좋았다.


동의보감촌 방문 시 놓치지 말아야 할 하이라이트는 단연 '기체험장'이다. 이곳에는 석경, 귀감석, 복석정이라 불리는 3개의 커다란 기석(氣石)이 있다. 이 돌들에 이마나 손을 대고 기운을 받아가는 것은 동의보감촌의 필수 코스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이라면 보물찾기하듯 3개의 돌을 모두 찾아 온몸으로 지리산의 정기를 느껴보길 추천한다.

 산청 동의보감촌 기체험장의 귀감석. 거북이 등껍질 형상에 정교한 문양이 새겨진 대형 기석으로, 방문객들이 손과 이마를 대고 건강과 좋은 기운을 기원하는 대표 명소다.
▲ 산청 동의보감촌 기체험장의 귀감석. 거북이 등껍질 형상에 정교한 문양이 새겨진 대형 기석으로, 방문객들이 손과 이마를 대고 건강과 좋은 기운을 기원하는 대표 명소다. 홍영미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은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하기도 하고, 허준의 업적을 되새겨보게 한다. 특히 기체험장 아래 펼쳐진 약초공원 꽃밭에는 백일홍, 천일화, 메리골드 등 다양한 꽃들이 무더위 속에서도 흐드러지게 피어 제 소임을 다하고 있어 어디서 찍어도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포토존마다 나무 의자를 설치해둔 세심한 배려도 돋보였다.

체크아웃 후 오전 9시에 개방하는 무릉교 출렁다리도 건넜다. 귀감석의 형상을 모티브로 한 70개의 붉은색 육각형 프레임이 터널처럼 이어져 인상적인 포토존이었다. 발아래 펼쳐진 아찔한 풍경과 함께 가슴 속까지 뻥 뚫리는 지리산 바람까지 함께하니 아무도 없는 고요한 계곡을 향해 나도 모르게 '야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산청 동의보감촌의 명물 무릉교 출렁다리. 귀감석의 형상을 모티브로 한 70개의 붉은색 육각형 프레임이 터널처럼 이어져 시원한 지리산 풍경과 함께 인상적인 포토존을 선사한다.
▲ 산청 동의보감촌의 명물 무릉교 출렁다리. 귀감석의 형상을 모티브로 한 70개의 붉은색 육각형 프레임이 터널처럼 이어져 시원한 지리산 풍경과 함께 인상적인 포토존을 선사한다. 홍영미

새로운 여정의 시작

대구로 돌아오는 길, 진주 방향으로 잠시 길을 돌려 맛본 맑고 시원한 육수의 '섞음냉면'은 여행의 풍성함을 더해주었다. 점심 후 근처 카페에 둘러앉은 동료들은 "독서모임을 넘어 한 달에 한 번씩 시(詩)를 써보자"며 유쾌한 '숟가락 결의'로 다음 모임의 방향을 정했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찾은 카페에서 일행들이 숟가락을 한데 모으며 "매달 시(詩)를 쓰자"는 유쾌한 새로운 도전을 결의하고 있다.
▲ 여행을 마무리하며 찾은 카페에서 일행들이 숟가락을 한데 모으며 "매달 시(詩)를 쓰자"는 유쾌한 새로운 도전을 결의하고 있다. 홍영미

지리산의 맑은 공기와 한방 힐링, 그리고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가득했던 산청.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따뜻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산청 1박 2일 여행을 추천한다.

[산청 여행 꿀팁]

* 수선사: 평일에도 방문객이 많으므로 고즈넉한 정원을 만끽하려면 오전 시간대 방문을 추천한다.

* 동의보감촌 기체험장: 넓은 부지이므로 더위가 오기 전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둘러보는 것이 좋으며, 석경, 귀감석, 복석정 3개의 기석을 꼭 찾아보자.

* 무릉교 출렁다리: 오전 9시부터 개방하므로 산책 동선을 짤 때 참고하면 좋다.

* 동의보감촌 내 식당 운영 시간: 동의보감촌 내 대부분의 식당은 평일 오후 4시 전후로 영업을 마감하므로, 저녁 식사는 단지 밖 산청읍내 식당을 이용하거나 미리 식사 시간을 체크해 방문하는 것이 좋다.

 산청 동의보감촌 조형물에서 푸른 하늘과 지리산을 배경으로 손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일행들의 모습.
▲ 산청 동의보감촌 조형물에서 푸른 하늘과 지리산을 배경으로 손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일행들의 모습. 홍영미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브런치,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동의보감촌 #산청가볼만한곳 #수선사 #귀감석 #무릉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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