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렁다리의 모습. 탁 트인 호수 전경과 푸른 하늘이 아찔함과 아늑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김지영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출렁다리를 건너 돌아오는 길. 들어설 때 느꼈던 생소함과 아찔함은 어느새 편안함으로 변해 있었다. 무더운 8월의 햇살은 여전히 강렬했지만,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칠갑산이 내어주는 그늘 덕분에 마음은 한결 느긋해졌다.
우리는 흔히 삶의 안정을 바란다. 하지만 정지해 있는 물은 이내 썩기 마련이고, 흔들리지 않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천장호 출렁다리가 수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스릴 때문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단단히 중심을 잡고 반대편으로 무사히 건너갈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옛 아낙네의 눈물과 땀방울이 녹아 있던 칠갑산 자락은 이제 고단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휴식을 건네는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었다. 호숫가에 남겨둔 아련한 향수를 뒤로하고, 다시 내가 지켜내야 할 일상이라는 이름의 현장으로 담담히 발걸음을 돌린다.

▲ 다각도에서 바라본 천장호와 출렁다리의 풍경 모음.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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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 산마루에 '콩밭 매는 아낙네'가 울려 퍼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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